백신의 덫
후나세 슌스케 지음, 김경원 옮김 / 북뱅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연초 시작된 우한폐렴이 여름 들어 방역체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다시 확산될 위기가 있었고, 가을 들어서 확진자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겨울철이면 유행하는 독감과 우한폐렴이 같이 유행하게 되면 방역이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점을 우려하여 금년에는 독감예방접종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범위를 확대하였습니다.


문제는 예방접종을 시작하자마자 유통에 문제가 있었고, 흰색침전물이 생기는 등 백신의 안전성에 의구심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예방접종을 받은 뒤에 사망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모두 83건의 사망이 신고되었습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 동안 독감예방주사를 맞고서 사망한 사례가 불과 25건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보면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는 2019/2020년에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1주일 이내에 사망한 65세 이상인 사람은 1,531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금년의 상황이 예년과 비교해서 특별히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싱가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접종한 뒤에 사망사례가 발생한 예방주사의 접종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금년 초 독감환자의 발생이 예년에 비하여 6%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인데, 아마도 우한폐렴의 유행으로 인하여 개인위생을 강화한 효과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방주사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6년 전에 나온 <백신의 덫>이라는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일본에서 소비자문제 및 환경문제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후나세 슌스케씨입니다. 이 분은 예방주사 자체를 생물학무기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급증하고 있는 세계인구를 지금의 6분의 1 수준인 10억 명으로 줄이기 위한 음모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주로 자궁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이 후유증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암예방효과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독감, 소아마비, 일본뇌염, 풍진 디프테리아, 설사를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 이하선염, 홍역 등 예방주사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 피해가 심각하므로 예방주사를 맞으면 안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자료들은 주로 예방주사의 폐해를 짚는 것들입니다. 그런 주장에 대한 반론을 같이 비교해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주장만을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2장에서 다루고 있는 인플루엔자 백신에 관한 이야기는 참고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HO를 비롯하여 보건의료선진국들은 1918년 유행한 스페인독감의 공포를 절대로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감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해야 할 지경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유행했고, 최저 2천만명 최대 1억명의 희생자를 냈던 스페인독감이었습니다. 코로나와는 달리 청소년들이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스페인 독감 이후에 예방주사를 만들어 독감을 예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서두르다보니 예방접종을 받고서 피해를 많이 보았습니다. 당시에 확인된 부작용이 요즈음 이야기되고 있는 길랭바레 증후군과 과민성 알러지 반응 등입니다. 그 이후로는 부작용의 발생하는 사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독감의 광범위하게 유행하여 피해를 보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병을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맞는 예방주사가 오히려 피해를 입힌다면 당사자로서는 아주 억울한 노릇입니다. 따라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금년에는 독감예방주사의 유통에서 문제가 있었으며, 예년에 비하여 부작용 신고 건이 많은 점을 고려하여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부작용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조사를 할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금년에는 우한폐렴의 유행으로 국민들께서 마스크의 사용이 일상화되었고, 개인위생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독감의 유행이 크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봅니다.


일본에서 나오는 책들 가운데는 이미 검증된 사실에 대하여도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 책 역시 비판적 시각으로 읽되 참고할 점은 새겨 읽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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