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기쁨
애비게일 트래포드 지음, 오혜경 옮김 / 마고북스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에서 오는 개인적 편향성이 드러나는 책읽기의 전형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이가 들면 어떤 일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책을 골라들게 했습니다. ’후반생 40년을 꽃피우는 12가지 주제‘라는 부제를 단, <나이 듦의 기쁨>은 워싱턴포스트의 건강분야의 편집인 자리를 내놓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애비게일 트래포드가 쓴 책입니다.

50대 중반에 할머니가 된 것이 계기가 되어 편집 업무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이 계기가 되어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하니 사실을 나이 듦을 논하기에는 이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또한 개인적 편향일 수 있습니다. 저와 비교하여 10살이나 젊은 나이에 나이 듦을 논한다는 게 솔직하게 말씀드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혼이 파경을 맞은 상실이 더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더 하여 수술까지 받아야했다니 설상가상이 따로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 시점에서 저자가 고려했던 것은 65세 이상의 백인들 남성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자살이란 자기파괴적인 사건인데 우울증이나 기타 의학적인 문제 이외에도 나이듦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장수를 누릴 수 있게 되면서 보너스로 얻게 된 시간에 대한 새로운 목적과 기쁨을 찾을 수 없다면 생물학적 연옥에 갇히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늘어난 기대수명을 생물학적 연옥에 비유하면서 ’살기에는 너무 늙었고 죽기에는 너무 젊다는 느낌에 빠질 수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새롭게 얻은 시간을 제2의 사춘기로 정의한 저자는 무언가 활로를 모색하기 위하여 우리나라를 찾았었다고 합니다. 특히 경주 남산의 석굴암에서 본존불 앞에 섰을 때 이런 느낌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재잘거림과 낙엽의 향기 속에 홀로 서 있는 동안 시간이 그대로 멈췄다. 나는 부처의 응시 속에 사로잡혔다. 영원의 고요함 속에서 과거가 인정되고 미래가 더없이 소중해지는 순간이었다. 내 인생의 한 부분은 끝났다. 새로운 부분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 두 부분은 서로에게로 흘러든다. 이 둘은 직선으로 나가지 않고 반원을 그리면서 하나의 원을 완성된다. 미래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통합되면서 하나의 완결체를 이루어 가고 있었다. 경주의 고요함 속에서는 조화가 권력을 이기고, 평온함이 성공을 이기고, 창의성이 신분을 이기며, 무엇보다도 사람이 모든 것을 이기고 있었다.(19쪽)”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제 나이 즈음이 되어 이 책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나이 듦에 따라 여분으로 얻었다는 느낌이 드는 시간들을 기쁨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섰던 것입니다. 언론인답게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도전에 성공한 사람들을 찾아 면담을 하여 얻은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정리해낸 ’나이 듦에서 기쁨을 얻는 방법‘은 모두 12가지였습니다. 이를 3개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정리하였습니다.

“나만의 시간에 도달하다”라는 작은 제목에는 1. 두 번째 사춘기 맞이하기, 2. 틀을 깨고 떠나오기, 3. 상실을 승화하기, 4. 새로운 꿈을 꾸기 등을 배치했고, “무엇을 할 것인가”에는 5. 또 다른 일에 도전하기, 6. 받은 것을 되돌려주기, 7. 정신을 확장하기, 8. 다음 세대에게 유산 남기기 등을 배치했으며, “인생의 굴곡을 넘어 돌보는 사랑으로”에는 9. 우정을 새롭게 하기, 10. 로맨스의 세계 탐험하기, 11. 가족을 다시 재발견하기, 12. 영적인 위기와 대면하기 등을 담았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름만 달리했을 뿐 개념 자체는 중복되는 것 같은 항목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고, 어쩌면 저도 벌써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들일 수도 있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책갈피를 끼워두었던 몇 가지들은 따로 정리해 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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