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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랄라! 프로방스
박성국 지음 / 파랑새미디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지난해 다녀온 프랑스 여행을 정리하는 중입니다. 특히 프로방스 지방으로 진입하고 있어서 눈에 띄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쓴 분은 까다라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 사업을 주관하는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면서 액상 프로방스에서 살면서 경험한 것들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고 합니다 ‘삶에 지쳤을 때 머물고 싶었던 장소’라는 부제를 달아놓으셨네요. 얼마 전에 읽은 장다혜님의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 https://blog.naver.com/neuro412/222048757055>과 맥락을 같이하는 생각 같습니다. 그만큼 프로방스에서 살아보신 분들이 느끼는 바가 비슷하다는 것이겠지요.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안의 동쪽 절반에 해당하는 지방입니다. 알프스산맥의 끝자락에 있는 셈이니 바다와 산이 만나는 절묘한 장소에 있는 셈입니다. 프로방스라고 줄여서 부릅니다만 공식적으로는 프로방스 알프 꼬뜨 다쥐르(Provence-Alpes Cote d’Azur)입니다. 프랑스 행정구역의 명칭인 데파르트망(Department)이 우리나라의 광역시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저자는 프로방스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프로방스 마을, 꽃, 자연풍광, 문화, 이야기 그리고 지중해변 도시라는 작은 제목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잘 찍은 사진들을 넉넉하게 담았고, 사진설명을 포함하여 프로방스에 관한 이야기는 깔끔하게 압축해서 정리했습니다. 글을 읽는 것보다는 사진을 즐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글을 건너뛰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 가운에 본 듯한 풍경이 얼마 되지 않아서 사진에 더 끌린 것 같습니다.
생 뽈 드 벙스를 비롯하여, 에제, 생 빅투아르 산, 액상 프로방스, 모나코, 칸, 니스 등 프랑스 여행에서 들렀던 장소도 있지만, 정말 처음 들어보는 마을과 도시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라벤더, 유채꽃, 개양귀비, 수로, 빼땅크 등도 익숙하지만, 역시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프로방스 지방에 흩어져 있는 마을 가운데 중세에 생긴 것들은 생 뽈 드 벙스처럼 대부분 언덕 위에 있다고 합니다. 14~16세기에 건설되었다고 하는데요. 좁은 길을 따라 지은 건물들이 단단한 돌로 만들어졌고, 골목길 조차도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마도 불시에 쳐들어오는 외적들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누군가 달았던 댓글들을 정리해서 곳곳에 배치하고 있는데, 아마도 책을 내기 전에 블로그에 연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을 적어주신 분들의 닉네임이라도 소개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댓글 또한 타인의 창작물이 아닐까요? 최근에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일고 있는 표절시비를 읽은 탓에 적어봅니다.
프로방스에서 별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깜박했습니다.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에’도 그렇지만, 저자께서 알퐁스 도데의 <별>에 나오는 ‘프로방스의 어느 양치기 이야기’에 나오는 한 대목을 인용하고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별이 많기도 해라! 너무 아름다워요! 이렇게 많은 별을 본 적이 없어여. 당신은 이 별들의 이름을 알고 있나요?” 여름날 프로방스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별이 엄청났던 모양입니다. 저자께서는 알퐁스 도데의 ‘프로방스의 어느 양치기 이야기’를 이례적으로 길게 적고 있습니다.
생 빅투아르 산의 경우는 세잔이 액상 프로방스에 있는 화실 부근 언덕에서 그린 모습만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다양한 방향에서 바라본 생 빅투아르 산을 소개해주셨네요. 가족들과 함께 생활을 하셨기 때문인지, 가족들 덕분에 겪은 이야기들도 적지 않게 소개되었습니다. 여생사를 따라가는 여행으로는 느낄 수 없는 프로방스에 사는 분들을 만나봐야 느낄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가 더 실감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