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틸유아마인 언틸유아마인 시리즈
사만다 헤이즈 지음, 박미경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두 개의 이야기 흐름을 가지고 있는 수사소설입니다. ‘나는 늘 아기를 가지고 싶었다.’라고 시작하는 프롤로그처럼 아기를 낳겠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여성-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누구인지는 안개 속에 싸여있지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하나이며, 다른 하나는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아이를 꺼내는 사건을 뒤쫓는 형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앞의 이야기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클라우디아는 상처한 잠수함 승조원 제임스중령과 재혼하여 임신한 상태이며 전처소생의 쌍둥이를 돌봐줄 유모로 조 하퍼를 고용합니다. 클라우디아가 보기에는 조 하퍼는 수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 임산부의 배를 갈라 아이를 꺼내려다 사망하거나,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로레인 피셔 경위와 아담 피셔 경위가 이 사건들의 범인을 추적합니다. 직장 동료이자 부부인 두 사람 사이에는 개인사와 가족 사이의 갈등까지 겹치면서 이야기를 어지럽게 끌어갑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유모 조 하퍼가 간절하게 아기를 원하는 여자인 것처럼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임신진단 키트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간절하게 아기를 원하는 여동생을 만나는 정황으로 보아 조 하퍼를 범인으로 의심되는 이야기 전개를 보입니다. 다만 제임스 중령이 잠근 서재에 들어가 알 수 없는 서류를 복사하는 행동을 보여 미심쩍은 부분이 남습니다.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접근해갑니다. 클라우디아와 조 하퍼는 결국 로레인과 아담 피셔 경위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절정에 달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클라우디아의 친구이자 임신 말기에 들어섰던 핍에게 분만의 순간이 오면서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접근해가고, 범인의 모습이 드러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대반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대반전이라는 상황은 사실 작가가 풀어가는 이야기와는 너무 다른 상황을 연출하면서 뒤집는 것이라서 혼란스러운 바가 없지 않습니다. 즉 깔아놓은 밑밥과 반전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느낌, 즉 어거지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밑밥을 더 정교하게 깔아야 했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와는 별개로 이런 이야기가 가능한 영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사실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젊은이들의 무분별한 듯한 약물남용과 임신, 혼탁한 남녀관계가 임신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을 부모가 기를 수 있는가를 판단하여 위탁가정에 보내는 업무를 하는 사회복지체계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부모들에게 학대받는 아이들에 관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엄한 훈육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던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훈육과 학대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기를 가지겠다는 집착이 강한 사람이 어린아이 혹은 신생아를 납치하는 사건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임신 말기의 임산부의 배를 갈라 아기를 꺼내가는 사건이 과연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일종의 제왕절개술인데, 산모를 마취시키는 일도 어려울 뿐 아니라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꺼낸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아있어서 혼자서 범행을 저지른다는 착안이 놀랍기만 합니다. 첫 번째 사건에서 임산부와 아이가 모두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도, 처음 저지른 사건이라서 제왕절개의 절차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연습인 것처럼 했지만, 과연 산모와 신생아 모두를 죽음으로 몰아간데 대한 죄의식을 덮을 정도로 아기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입양 절차가 복잡하고, 아이를 직접 낳은 것처럼 보여야 하는 무리한 설정으로 인한 사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전개가 무리하다는 느낌이 큰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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