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힐리 고전 시의 이해 - 케냐, 탄자니아 해안 도서국가들의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학술총서 6
권명식 지음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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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전에 다녀온 아프리카 여행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어 읽게 된 책입니다. 스와힐리어가 아프리카 동부지역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것을 아프리카 여행에서 알게 되었기 때문에 여행기를 쓰면서 공부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책읽기입니다. 아프리카에는 2,090 종류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와힐리어는 다는 아프리카 언어와는 다른 독특한 문화와 역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와힐리문명은 아프리카 동쪽 코뿔소의 뿔처럼 튀어나온 소말리아 남부 모가디슈에서 마다가스카르섬이 보이는 모잠비크에 이르는 아프리카대륙의 동부에 자리 잡았다. 스와힐리어가 나이저-콩고어족에 속하는 반투어인데, 이는 기원전 3,000년부터 서기 400년 무렵에 이르기까지 카메룬과 케냐를 잇는 선을 따라 반투인들의 이주에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아프리카 동부지역은 계절풍을 이용한 항해를 통하여 아라비아반도, 인도, 말레이반도에 이르기까지 교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스와힐리어는 반투어와 아랍어가 혼합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 합니다.

스와힐리문명에서의 시작(詩作) 활동은 정신적 고양, 수신과 교육 즉 진리 추구의 일환, 형식미의 즐거움과 의미의 모호성을 보이는 언어유희 등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다양한 형식을 갖는 시의 구조는 음절수와 각운에 묘미가 있다고 합니다. 동일한 수의 음절이 반복되면서 리듬을 만들어내고, 소절의 맨 끝이 같은 음으로 끝나면서 역시 동일한 반복의 운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스와힐리의 고전시는 가장 오래된 시인으로 구전되는 후모 리용고(Liyongo Fumo, 1150-1204)를 비롯하여 포르투갈인의 내습과 지배와 아랍세력의 반격을 거칩니다. 이 시기에는 예언자 무함마드와 이슬람에 대한 찬양이 이루어지는데, 사이드 아이다루시(Siyid Aidarusi b. Athumani)의 하음지야(Hamziya), 무웽고 빈 아투마니(Mwengo bin Athumani)의 탐부카(Tambuka), 아부 바카리(Abu Bakari)의 ‘파티마’와 ‘카티리푸(Utendi wa Katirifu) 등이 있습니다.

17세기 무렵이 파테를 중심으로 스와힐리 고전 문학의 황금기라고 합니다. 사이드 압달라 빈 나시르(Saiyd Abdallah b. Nasir)의 영혼의 각성 등 파테의 부와 영화를 바탕으로 지상의 영화가 무상하고 덧없음을 노래한 철학적 시들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Hurimiza zitu zote / watazikwa watu wote(모든 것에 종말이 있나니, / 모든 사람이 땅 아래 묻히리라.)’라는 표현도 있다고 합니다.

1800년 들어 파테가 몰락하고 몸바사를 중심으로 옮겨갔다고 합니다. 몸바사(Mombasa)는 ‘만남의 장소’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몸바사가 낳은 위대한 시인 세 명이 있는데, 1776년에 태어난 무야카 빈 하지 알 가싸니(Muyaka bin Hajji al-Ghassan)는 향수제조자라는 뜻으로 아압어의 attar(향수)를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무야카는 영웅에 대한 찬양이나, 이슬람 종교형성 시기에 나타났던 이야기들의 신성화 및 신화화, 작가들이 몸담았던 사회의 포괄적인 사건들을 노래했던 이전시기의 시문학과는  달리 개인이 바라본 세계, 특 사적인 세계를 문학의 소재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금기시했던 남녀상렬지사를 노래하기도 했던 것입니다. 여기에는 사랑의 정표를 보냈는데, 그것을 남에게 까발린 여인을 한탄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리고 끝으로 근세들어 서구열강의 침입에 대한 스와힐리 사람들의 정서를 나타내는 시들까지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원색적이고 원초적인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와힐리의 고전시를 처음 접하면서 느낀 점은 바로 이런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 같은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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