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표로 보는 과학사 400년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고야마 게타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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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건 발전해온 과정을 정리한 자료를 읽어보기를 좋아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정리해서 기억을 하면 관련 분야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인류문명의 오늘이 있게 한 것은 과학 분야의 엄청난 발전이 일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과학분야가 발전해온 과정을 정리한 <연표로 보는 과학사 400년>을 읽어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과학도 세부 분야가 많기 때문에 모든 분야의 내용을 세세하게 정리하려들면 도서관 하나를 채우는 분량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처럼 과학의 변병에 있는 사람은 개략적으로 요약한 내용을 읽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연표로 보는 과학사 400년>가 아주 ‘딱!’입니다. ‘연표’하면 연도별로 사건의 제목만을 나열하는 형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연도별 사건의 제목 아래에 짧은 해설을 붙였습니다. 해설에는 연관된 역사적 사건이나 당시의 사회의 분위기, 에세이를 포함하기도 합니다.

인류의 탄생 자체가 과학의 산물일 터이니 엄청난 세월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나, 제목에서처럼 400년으로 제한한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17세기 이전의 사실을 간략하게 축약하기로 한 것은 ‘16세기 이전에는 자연을 대하는 방식이 현대의 우리가 생각하면 자연과학이라는 학문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1543년에 코페르니쿠스가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에서 지동설를 주장하면서 시작되어, 1687년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로 마무리된 과학혁명을 기준으로 이전 시기는 과학철학의 시기로, 그 이후의 시기를 자연과학의 시기로 본다는 것입니다.

저자도 인정했습니다만, 두 번째의 제한점은 물리학과 천문학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와세다대학교 이공학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와세다 대학원 물리학과에서 물성이론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의 전공 때문일 것입니다. 물리학은 자연 현상에 대한 보편 법칙을 찾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물질을 연구 대상으로 합니다. 크게는 연구대상과 연구이론체계에 따라 분류하고 있습니다. 대상에 따라서는 입자물리학, 핵물리학, 원자분자물리학, 응집 물질 물리학, 플라스마물리학, 광학(비선형광학과 양자광학), 천체물리학과 우주론, 지구물리학(해양물리학, 대기역학), 화학물리학, 생물물리학 등으로 세분됩니다.

책의 얼개를 보면, 17세기 이전에 자연과학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프롤로그에서 요약하고서, 1장은 17세기, 2장은 18세기, 3장은 19세기 전반, 4장은 19세기 후반, 5장은 20세기 전번, 6장은 20세기 후반의 과학사의 흐름을 정리했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21세기의 이룩한 성과를 정리했습니다. 해당 연도에 있었던 괄목할만한 과학적 성과를 선별하기도 했지만, 1696②에서는 뉴턴이 케임브리지에서 런던으로 이사했다는 소식을, 1727년에는 뉴턴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1840②에서는 사이언티스트(scientist, 과학자) 라는 용어가 등장했다는 소식을, 1992②에서는 아인슈타인이 일본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과학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라 할 수 있을 지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일본에 관한 내용이 많아지는 것은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우리네 속담이 생각나게 합니다. 다만 곡학아세(曲學阿世)에 이르지 않은 듯해서 용서를 해줄까 합니다.

덧붙이면 카슨의 <침묵의 봄>, SF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 상영, 오키나와 뜸부기가 발견되었다는 소식 등은 굳이 다루지 않았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리학을 배운지가 오래된 탓인지 고전물리학에 관한 사건이나 이론에 대한 설명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지만, 천체물리학이나 양자물리학, 핵물리학의 경우는 개념조차 정리되지 않아서 따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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