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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구글 영어의 힘 - 평범한 미대생을 잘나가는 영어 통역사로 만든 기적의 공부법
윤승원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지금은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울렁증에서는 겨우 벗어났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알아듣는데 한계가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합니다. 미국에 공부하러 가기 위하여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할 때와 비교해보면 장족의 발전을 한 셈입니다. 그때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영어 구문을 무작정 외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황이라는 것이 모범답안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상황에 맞는 영어를 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어 동시통역을 하시는 윤승원님의 <하루 10분, 구글 영어의 힘>을 그때 읽었더라면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즈음에는 외국인과 대화를 할 상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영어회화 공부를 따로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구글을 이용하여 관심사항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자께서 하시는 말씀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크게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미대를 졸업한 평범한 직장인이 다니던 회사를 접고 동시통역사의 길을 추구해온 과정을 요약하였습니다. 어린 시절 미국을 다녀오신 할머니께서 가져오신 미국 물건들에 매혹되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만, 저자의 연배를 고려해보면 그 무렵 미국의 일용품 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수출한 물건들로 메워지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그 무렵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일용품은 물론 옷가지들도 우리나라의 것이 훨씬 우리네 정서에 맞았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구글 말고도 스팸메일과 트위터 역시 영어로 이야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데 공감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원어민력’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을뿐더러 저자가 이야기하는 구글에서도 쉽게 그 의미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저자가 창안해낸 조어(造語)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제가 이해한 원어민력이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두 번째 부분은 저자가 구글로 동시통역을 위한 영어공부를 하게 된 이유를 담았습니다. 두 번째 부분은 무려 100쪽에 달합니다. 이유를 너무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고,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부분은 실전편입니다. 구글과 스팸메일 그리고 트위터를 영어 공부에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이야기하는 영어는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식 영어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동시통역사가 되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말하고 듣기는 잘하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서로 다른 언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러니까 이 책에서는 미국사람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서로의 의사를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동시통역사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동시통역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상당한 지식(예를 들면 해당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 등)을 갖추고 있어서 적절하게 의사를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원어민력’과 함께 의문이 들었던 부분입니다. 저자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 ‘어떻게 하면 선생님처럼 예뻐져요?’라고 여쭈었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은 길을 걸을 때 앞뒤 옆에 카메라 세 대가 늘 나를 따라다닌다고 생각해. 그러면 표정도 걸음걸이도 달라지거든. 그리고 그렇게 쌓인 순간의 표정, 순간의 걸음걸이가 결국 나라는 여자가 되는거야.(226쪽)“라고 대답하셨다고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답지 않은 질문에 담임 선생님 답지 않은 답변이 아닐까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