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의 이집트 여행 - 인생의 참뜻을 깨닫는 네모의 여행 네모의 여행 시리즈 2
니콜 바샤랑.도미니크 시모네 지음, 이수련 옮김 / 사계절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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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와 그리스 문명이 남긴 유물을 웬만큼 보았다싶어 이제는 조금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을 해보려 합니다. 우선은 이집트를 구경해볼 생각입니다. 아직은 한 곳도 가보지 못한 인류 4대문명의 발상지 가운데 이집트를 먼저 꼽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여행의 안전과 편의성은 물론이고 계절적 요인 등을 모두 고려한 것입니다.

<네모의 이집트 여행>은 이집트 여행을 준비하는 책읽기의 일환입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이집트 문명의 신비함을 바탕에 깔려있는 소설입니다. 이집트 현지에서 왕성하게 진행되는 고고학적 발굴의 뒤에서 벌어지는 도굴 등 이집트의 현실 등을 묘하게 엮어서 흥미롭고도 신비한 분위기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집트 유적의 비밀을 캐들어 가는 과정 뒤쫓으면서 어떤 반전이 준비되어 있을까 기대가 컸습니다. 작가적 상상력에 의지한 비현실적 결말에 이르는 경우에는 허탈해질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결말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사실 소설의 경우는 이야기의 전개과정이나 결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책을 직접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사라질 수도 있어서 리뷰쓰기가 조심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무대가 이집트인만큼 작가가 이집트를 어떻게 소개하는가에도 관심이 컸습니다. 그런데 프롤로그에서부터 이야기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뜨는 장면을 설명하는데 참 이집트스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늘 그렇듯이 사미르는 새벽이 첫 신호들을 미리 감지했다. 먼저 캄캄했던 하늘이 환해졌다 엷어지는 미세한 변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나일강 맞은편 연안이 동쪽에서 밝은 띠가 떠오르면서 수평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태양이 자신의 도착을 알리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모든 일이 빠르게 일어난다. 붉은 빛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산은 점점 선홍빛으로, 월계수보다 은은한 선홍빛으로 물든다. 그림자들도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낸다. 바위는 황톳빛에서 노란빛으로 변해간다. 그러는 동안 하늘은 조금씩 순수한 빛을 찾는다.(11쪽)”

정도의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해돋이나 해넘이는 어디에서 보더라도 장엄한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프롤로그를 풀어내는 사미르의 경우 동트는 광경에 싫증을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적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실망스러운 해돋이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동녘하늘이 구름에 덮여 해가 올라오는 모습을 가리는 경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작가가 해돋이로 프롤로그를 시작한 것은 이집트 신화에 기반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밤이 되면 태양이 땅속에서 운행을 계속하며 마귀들과 긴 싸움을 치른 끝에 승리의 새 아침을 연다고 믿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집트에서 시작되는 하루는 언제나 부활이요, 죽음을 물리친 승리이며, 새로운 역사였다고 합니다.

전개되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집트 학자들에 의해서 이집트 문명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설명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집트 문명의 특징에 대하여 간략하게 요약된 내용을 별도의 지면에 담아두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에 대하여 이집트 사람들의 생각을 설명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야기의 주인공 네모가 마음으로 사모하는 린다에 대한 애정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런 낌새를 챈 교수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기회를 마치 그것이 마지막인 것처럼 잡아야 한다. 기회는 보통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190쪽)”라고 말합니다. 사실 살다보면 마음속으로 끌탕을 하면서도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저처럼 소심한 분들의 경우는 특히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 기회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오히려 붙잡으려 하지 않음만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이 바로 작가가 책읽는 이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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