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씨앗은 숲을 그린다 - 더 좋은 미래를 만드는 생각과 생각
김기철 지음 / 두앤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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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책을 읽는 것이 좋아서 책을 읽는 것인지 독후감을 쓰기 위하여 책을 읽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책을 읽고 나서는 꼭 독후감을 적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얻은 느낌을 정리해두는 방식으로 독후감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때로는 주제를 가져온 책을 중심으로 관련된 다른 책의 내용까지도 끌어다 제 생각을 정리한 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쓴 독후감이 280여편이 되었는데, 그 가운데 일부를 뽑아서 책으로 꾸며내게 될 것 같습니다.

매일경제신문 정치부의 김기철기자가 쓴 <모든 씨앗은 숲을 그린다>는 표지가 눈길을 끌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바람에 날려 숲 위로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에 ‘나는 지금 / 무엇을 위해 / 살고 있는가’라고 적은 문구가 결정적으로 책을 골라든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저자의 말’에 보면, 2016년 말 연재를 시작한 ‘김기철의 책으로 세상읽기’를 통하여 발표한 글을 엮어냈다고 합니다. 연재를 시작한 계기는 박근혜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촛불시위였다고 하는데, 당시의 상황을 마주하면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줄 모르는 지도자를 뽑은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를 쓴 얀 마텔이 한국어판 서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문학을 읽으십시오. 그것이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충고했다는 것을 떠올렸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람들과 더불어 ‘더 좋은 미래를 만드는 생각과 생각’을 나누고 싶어 ‘김기철의 책으로 세상읽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연재하는 것하고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묶은 것은 또 다른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제에 따라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게 되었는데, 저자 역시 같은 맥락으로 접근한 듯합니다. 28 꼭지의 글을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1. 무엇이 인생의 가치를 좌우하는가, 2.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3. 씨앗의 기다림이 숲을 만든다, 4. 성숙한 공존은 어떻게 가능한가, 5.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원했던 미래일까? 등입니다.

서문에서 인용했던 얀 마텔의 이야기는 ‘1. 무엇이 인생의 가치를 좌우하는가’의 마지막 글입니다. 얀 마텔이라는 저자는 캐나다의 스피븐 하퍼 총리에게도 소설과 희곡 그리고 시 등 문학 부문의 책을 읽으라는 편지를 보낸 바 있다고 합니다. 캐나다 예술위원회 50돌 기념행사에서 딴 짓에  몰두하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퍼 총리가 얀 마텔의 편지를 읽고 조언을 따랐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그런데 얀 마텔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편지를 보냈고, 그 편지의 내용을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의 한국어판 서문에 소개했다고 합니다. 그 편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해지지 않았고, 대통령은 그 충고에 따르지 않았다고 이 책의 저자는 단정하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책을 읽는 대신 드라마를 보고 피부관리에 집중했다.’라고도 썼습니다. 정말 그랬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제가 책을 고르고, 읽고, 책이 주는 느낌에 대한 글을 쓰는 과정을 돌아보면, 모든 과정에서 저 자신의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취향이라는 고상한 단어를 골랐지만, 때로는 편견이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시빗거리가 될 만한 글을 쓸 때는 시빗거리에 관한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여 가치중립적인 글을 쓰려고 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취향에 따라 제 생각을 풀어놓게 되는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책을 쓰신 김기철 기자님께서는 정치분야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에 가치중립적 기사의 의미를 잘 아실테고, 기사에 담긴 내용이 사실에 기반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하여 잘 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책에 담긴 다양한 주제들에 관한 글을 읽어보면 책을 읽을 때 가져야 할 시선이나 책을 읽고 그 느낌을 글로 옮길 때 고려해야 할 점들을 많이 깨우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3년 전에 시작하셨다는 ‘김기철의 책으로 세상읽기’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면 요즈음 어떤 주제를 다루고 계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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