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문학 수업 : 연결 -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기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이종관 외 지음,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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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수업>이 책 읽는 분들의 사랑을 받아 멈춤, 전환, 전진 등 세 가지 주제를 다룬 시즌1에 이어 관계에 이어 연결을 주제로 하여 시즌2를 마무리한다고 합니다. 시즌2에서는 꼭 한 번 다루어야 할 근본적인 질문, “인문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연결편에서는 ‘인문학 코드’, ‘ 리더의 교양’, ‘시장과 문화’라는 카데고리 아래 산업과 문화 속에 스며든 인문정신이 우리 삶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주목했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기’라는 부제가 이 책의 성격을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문학, 세종, 춘추전국시대, 르네상스 미술, 중국비즈니스, 유럽 명품브랜드의 변천사, 한의학 명의 열전 등의 글은 옛것을 짚어보는 듯한, 즉 미래지향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내용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특히 한의학 명의 열전의 경우 중국 전설의 명의 편작과 화타에 이어, 조선조의 전순의, 허준, 이제마 등의 한의학 명의의 삶과 업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한의학이라고 합니다만, 과거에는 한의학(漢醫學)으로 적던 것을 한의학(韓醫學)으로 바꾼 바 있으니 글쓴이가 한의(漢醫)와 한의(韓醫)의 대표인물을 고른 것을 탓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이 과학적이라는 주장에는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병을 고쳐 건강한 삶을 지켜준다는 목적이 같다면 도구가 다른 한의학을  현대의학과 마찬가지로 과학적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입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도구를 사용해야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퇴근길 인문학수업; 연결>편에서 한의학을 주제로 선정한 것이 적절해보이지 않는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대의학이 각고의 노력 끝에 성취해낸 진단기기나 치료기기를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이 사용하는 것으로 한의학의 현대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글들은 주제에 잘 부합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내용이 있는 이야기의 중요성을 짚은 제2강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정보를 전달하거나 물건을 새로 내놓는 경우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더해지면 아무래도 관심도 더 끌 수 있고, 전하고자 하는 바를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타고나는 것보다는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읽기가 가장 좋은 훈련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퇴근길 인문학수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인문학 책읽기가 결국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발견하는 방법이 된다는 것입니다.

책읽기도 많이 하다보면 비판적 책읽기와 읽는 내용을 새롭게 해석하는 방법에 눈을 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셋째 아들이었던 세종이 양녕대군과 효령대군을 제치고 왕위에 오르게 된 배경이 그저 양녕대군의 패륜적 행태만을 지적하기 보다는 충녕대군의 감춰진 왕재를 살핀 두 형님의 배려가 숨어있었다는 뒷이야기도 짚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스웨덴의 명품 브랜드 이케아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에서 회장의 친나치 행각을 비롯하여 조세회피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야기는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민감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제품을 내놓고서는 한국에서는 팔지 않겠다고 대응한 것들도 짚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1~5권까지 필진으로 참여하신 분들을 보면 철학자, 경제학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문학자, 심리학자, 연극연출가, 인류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 자신의 영역에서의 인문학 강좌를 펼쳐냈는데, 하루 30분 책읽기로 인문학적 소양이 조금씩 쌓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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