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왕과 왕비, 왕의 총비들의 불꽃 같은 생애
김복래 지음 / 북코리아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유럽 왕실의 계보는 왕실 간의 정략적 결혼과 근친 결혼 때문에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프랑스 왕실도 마찬가지였는데 마침 <프랑스 왕과 왕비>가 해답이 될 듯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을 미리 말씀드리면 더 헷갈리게 되었는데, 프랑스의 왕들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혼외 여성관계가 너무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왕들은 정략결혼으로 맞은 왕비를 두고 정부를 두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정부가 유부녀인 경우도 많았고 더 해서 정부를 궁에서 살게 하는 경우도 많았고. 정부의 남편도 국왕과 아내의 관계를 묵인하거나 방조하기까지 했던 모양입니다.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프랑스 사람들의 남녀 관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전작 <재미있는 파리 역사산책>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흥미로운 프랑스 왕조사를 써보기로 했던 것을 이렇게 내놓게 됐다고 했습니다. 이 책의 성격은 프랑스 왕실의 규방 비사 라기 보다는 르네상스,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풍속사이며 또한 왕과 왕비의 인물전기의 성격을 띄게 된 것이라 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룬 프랑스왕은 르네상스 시대의 프랑수아 1세, 앙리 2세, 앙리 3세 등 3왕과 절대주의 시대의 앙리 4세, 루이 13세부터 16세까지 5왕 등 모두 여덟 명의 왕과 그들의 왕비 그리고 정부들을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왕들의 재위기간 등에 대한 사실 등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모호함은 프랑스 국왕의 신성한 지위를 상징한다는 “국왕이 너를 만지면 신이 너를 낳게 하리라라는 프롤로그의 인용문을 읽을 때 이미 예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고에 문제가 있었대도 편집과정에서 충분히 걸러질 수 있는 부분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던 것입니다.

최근에 읽은 프랑스 여성들의 전통적인 관습을 확인하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프랑수아1세의 정부였다는 디안 드 푸아티에는 사냥을 좋아해서 산과 들을 쏘다녔는데, 죽을 때까지 피부를 보호하기 위하여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아침 마다 찬 물로 목욕을 했다고 합니다.

왕비는 왕실의 번성을 위하여 많은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근친 간에 이루어지는 유럽 왕가의 결혼풍습 때문에 일찍 죽는 경향이 심해서 살아남는 왕손은 많지 않았던가 봅니다.

프랑스혁명의 빌미가 되었다는 루이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이 없으면 브리오시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라는 말도 루이13세의 왕비였던 스페인 출신 마리테레즈가 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백성들이 기근으로 고통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들의 불행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너무 잘해 주는 국민들을 보면, 우리는 좀더 그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지 않으면 안될 의무가 있다(235쪽"라고 일기에 썼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제국의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의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감정은 처음부터 좋지 않았던 데다가 루이 16세 역시 사태를 장악하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이익이 걸려 있는 사람들의 모함을 받은 부분도 크다 했습니다. 특히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이 그녀의 평판에 치명적이었다고 합니다. 사건의 배후에는 권력에 욕심을 가진 로앙 추기경과 그를 상대로 거액을 챙기려는 라 모트백작부인이 자신의 사기행각에 왕비를 팔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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