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 아트 라이브러리 11
폴 스미스 지음, 이주연 옮김 / 예경 / 200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에서 시작한 인상주의 화풍에 대하여 조금 깊이 공부하는 책읽기였습니다. 예경출판사에서 아트라이브러리 기획으로 내놓은 <인상주의>는 브리스톨대학 미술사학과의 폴 스미스교수기 새로운 미술사적 관점에서 인상주의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흔히 인상주의 화풍은 다음 두 가지 관점에서 해석해왔다고 합니다. 첫째는 형식주의 및 모더니즘적인 관점으로 인상주의는 넓게는 ‘평면성’이나 ‘표면’에 관심을 두거나, 또는 그냥 칠해진 물감이 아니라 그 자체로 표현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물감’의 성질 등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둘째는 전기적 관점에서 반동적인 예술기관이나 보수적인 언론 및 대중에 맞서서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에 대하여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미술사학자들은 새로운 관점에서의 해석을 추구해왔던 것입니다. 새로운 관점의 부류에는 사회사적, 페미니즘적, 정신분석학적, 그리고 저자가 제기한 인류학적 관점 등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해석 역시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려낸 다양한 그림들에 대하여 일관되게 적용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여성과 인상주의를 별도의 장으로 구성하고, 4개의 장으로 나누어 개별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1장은 에두아르 마네와 플라뇌르(flâneur)로서의 화가를 다루었습니다. 플라뇌르란 빈둥거리면서 소일하는 사람을 의미하기 때문에 우리말로 백수라 할 만한 것 같습니다. 3장은 클로드 모네를 다룬 3장에서는 회화와 계급의 관계를 분석했고, 카미유 피사로를 다룬 4장에서는 예술과 급진적 정치와의 관계를 다루었습니다. 폴 세잔을 다룬 5장에서는 다양한 정신분석학 이론이 언급되었습니다. 2-4장에서는 인상과 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상술하고 있습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특정의 순간에 화가가 피사체를 보고 얻는 인상을 빠르고 분명하게 화폭에 담아내려 노력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인상이라는 표현으로 정리되던 것들이 뒤에는 감각, 즉 대상으로부터 얻은 감각, 즉 인상과는 다소 차별되지만 상보적인 부분이 있어 보이는 개념을 사용하였습니다. 인상주의 작품들을 보면 어느 정도는 스케치풍이라는 것 색채 조각으로 표현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상주의 그림은 화가의 마음에 만들어진 처음의 인상적인 장면이거나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지는 대강의 스케치라를 생각이 강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당시의 대부분의 비평가들에게 인상이란 전시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세부적으로 다듬어지고 완성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으며, 따라서 공들이지 않은 그림을 조급하게 사람들 앞에 선보이는 것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인상주의라는 화풍의 이름을 붙이게 된 계기가 된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은 거칠게 움직인 붓자욱이 그래도 남아있어 붓질을 더해서 화면을 제대로 완성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남습니다.

인상파 작품들을 보면 모두 이런 형식을 보이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자 역시 ‘인상주의자들이 보고 느낀대로 순수하게 순간적으로 그렸다고 주장하지만, 이와 모순되게도 그 이전의 미술과 일본 그림들 그리고 과학적이고 미학적인 이론을 학습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효과를 얻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33쪽)’라고 적었습니다. 즉 충분히 고심한 끝에 탄생시킨 새로운 화풍이었던 것입니다.

마네의 작품들이 화가가 사물에서 받은 인상에서 남은 기억의 산물이라는 해석이 눈에 밟힙니다. 보들레르는 <근대생활의 화가>에서 내면적 성찰과 실제 경험 사이의 상실된 느낌을 회복하는 기억의 힘에 관하여 말한 것과는 차이가 분명하다는 것 같습니다. 즉, ‘사물들은 종이 위에 다시 태어난다. 실물과 똑같고 실물보다 더 실물 같이(58쪽)’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