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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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을 읽는 공학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최재붕교수의 <포노 사피엔스>를 읽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라는 부제가 달려 있지만 뭔가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는 스마트폰을 의미하는 포노(Phono)와 지성을 의미하는 사피엔스(Sapiens)를 결합한 단어로 2015년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처음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지혜가 있는 인간(Homo sapiens)’을 음차한 포노 사피엔스는 ‘지혜가 있는 전화기’라는 의미가 되는 셈입니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거나,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새로운 세대의 인간, 즉 신인류라고 한다면 생물의 분류체계에서 새로운 가지를 내야 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되는 셈입니다. 현생인류가 속하는 호모(Homo)족은 약 250만년 전에 등장한 호모 하빌리스가 사람아족에 속하는 오스트랄로피테신에서 진화해 나온 데서 시작합니다. 호모 에렉투스 등 원인, 호모 하이델베르그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등 구인류, 그리고 크로마뇽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등의 현생인류가 호모속에 포함됩니다. 호모 사피엔스를 제외한 호모 족은 모두 멸종했는데, 호모 플로렌시엔시스가 1만2천년 전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지금까지는 독특한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을 이를 때 ‘호모’라는 족 아래 그 행태를 의미하는 단어를 붙이는 경향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현대에 들어 잊고 있던 걷기에 나선 사람들을 호모 워커스(Homo walkers)라고 부르는 경우가 되겠습니다. 따라서 스마트폰이 체질화된 신인류를 호모 족의 일원으로 분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읽어가다 보면 이들을 호모 족에서 떼어내 포노족이라는 신생인류로 새롭게 정의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조금 언급을 하였습니다만, 인류는 제4차 산업혁명에 진입하고 있다고들 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줄곧 물자를 생산하는 체계의 혁신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었다면 제4차 산업혁명은 시장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달라진 소비자, 즉 포노족이 시장의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새로운 세대가 주도하는 것인데, 기성세대의 머리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IT분야에서 앞서고 있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주도하는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를 뒤따라가지 못하는 한계가 노정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입니다. 해방 직후 우리나라는 최빈국에 속하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하는 나라로 변모한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원조를 주던 나라가 원조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일단 최빈국에서 벗어나 먹고살만한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은 기성세대가 각고의 노력 다해서 이룩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기성세대의 과실을 누리는 세대는 기성세대를 적폐로 몰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든 신세대가 선도해야 할 새로운 변화를 막는 잘못도 저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압축성장의 시기의 우리 사회는 제약이 많은 구조적 한계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기성세대를 이은 지금의 기성세대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풀어내고 앞선 세대가 깔아놓은 기반을 확대발전시킨 공로는 분명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기성세대의 자리에 올라서면서 기왕의 기성세대들이 하던 행태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잠깐 벗어나도 추격이 불가능할 정도로 뒤처지기 마련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는 지금 나아가느냐 뒤처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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