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
조지 오웰 지음, 김병익 옮김 / 문예출판사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벌써 4반세기나 지났습니다만 1984년에 조지 오웰이 화제가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가 쓴 미래소설 <1984>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이 책을 완성했던 시점은 1948년 이었습니다. 36년 후의 세계를 미루어 짐작한 소설이었기 때문에 그의 예언대로 세상이 바뀌었을까 궁금할 수도 있었겠습니다.

1984년의 대한민국은 1980년 서울의 봄이 비상계엄조치로 막을 내리고 광주 민주화운동 등 격동의 시절을 넘어 매우 경직된 사회로 넘어가 있던 시기였던 것을 기억합니다. 따라서 조지 오웰이 내다본 그런 사회와 흡사하다고 볼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미래학자 데이비드 굿맨은 1978년 시점에 조지 오웰이 <1984>에서 예언했던 것들이 얼마나 맞추었나 보았더니 137가지 가운데 무려 100여 가지가 실현되었더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때로부터 무려 40년이 지난 지금은 얼마나 들어맞고 있는지 소름이 돋을 지경입니다.

오웰은 세계가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이스트아시아의 세 개의 초강대국으로 개편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만, 이 부분 만큼은 점차 세계가 분화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어 다른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떻든 3개의 초강대국은 전쟁이 일상화되어 있을 뿐아니라 적과 동지가 수시로 바뀌는 상황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가 사는 사회는 오세아니아의 하급공무원인데 대형이라고 하는 지도자를 신처럼 떠받들면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텔레스크린을 통하여 모든 국민들을 상시 감시하는 폐쇄적인 사회입니다. 유라시아나 이스트아시아의 사회에 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같은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똑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어느 조직도 완벽하게 같은 모습이나 성향의 사람들로 채울 수는 없을 것입니다. 좋게 말해서 개성적이거나 혹은 튀는 사람이 꼭 있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1984>의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상황이 변함에 따라 역사를 변조하는 일을 합니다. 즉 오세아니아의 실권을 틀어쥐고있는 대형은 국민들의 생각과 행동 심지어는 섹스까지도 틀에 맞추도록 하고 있지만 그 틀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제거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스미스 역시 오세아니아사회가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인식과 함께 일탈을 꿈꾸던 중 줄리아라는 젊은 여성으로부터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으면서 반사회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됩니다만 조직이 깔아둔 덫을 피하지 못하고 걸려들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조직의 배신자가 조용히 사라지거나 총살을 당하는 것과는 달리 스미스의 경우는 반사회적 사고의 틀을 바꾸는 실험을 받은 다음에서야 처형되는 과정을 밟게 됩니다. 반사회행동을 시도하기 전까지는 증오하던 대형을 죽어가는 순간 사랑하게 만들 정도로 조직은 철두철미했다는 것입니다.

이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가 하면 개인감시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사고체계 자체를 단순화하기 위하여 언어를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많은 단어를 없애면서 단어를 포괄적이며 간단하게 바꾸기도 합니다. 오웰은 오세아니아를 지배하는 당의 슬로건이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라고 되어있을 정도로 인간의 본성을 아주 치밀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조지 오웰은 이 미래에는 소비에트체계가 힘을 얻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결국 붕괴하고 말아 예측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자본주의가 발전해 온 체제가 대형과 흡사한 방식으로 국민을 감시하는 그런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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