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수업 - 고난 당한 이에게 바른 위로가 되는 책
캐시 피더슨 지음, 윤득형 옮김 / 샘솟는기쁨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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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늙어서 품위 있게 죽는 일’은 제가 오랫동안 공부해오고 있는 화두입니다. 이 책 역시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쓴 이나 편집자가 제목짓기에 열중하는 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암으로 투병하다 죽음을 맞은 남편을 간병하고 죽음을 지켜 본 캐시 피더슨이 쓴 책입니다. 미국에서 이 책이 상당히 주목을 받았다고 합니다. 원래의 제목이 ‘필요하거나 말하지 못한 다른 것들이 있으면 전화해 Call Me If You Need and Other Things NOT to Say)’입니다. 그저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절실하게 느꼈다면 바로 실천에 옮기라는 주문입니다.

저도 최근에 모시던 분께서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문병을 가서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을 번역하신 윤득영박사님은 미국유학 중 교재로 읽었던 책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목회활동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옮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의 추천사가 많습니다.

사실은 사람마다 세상만사를 받아들이고 반응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사안을 일반화하여 규칙을 정하는 일은 조심스러워야하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남편이 암으로 진단받고 투병하다가 죽음을 맞는 과정을 함께 하면서 주변에서 이렇게 해주었더라면 하는 점들을 기록한 독특한 내용입니다. 같은 과정을 지나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기록한 책들이 많은 것과는 색다른 기록이라 하겠습니다.

저자는 남편의 암진단이 청천벽력과 같았다고만 적었을 뿐, 암의 종류, 병기, 치료과정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하지만 오래 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은 것으로 보아서는 말기암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암이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가 기능합니다. 따라서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암 초기에 보일 수 있는 증상을 잘 알고, 관련 증상이 있을 때 전문가의 확인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그래서 암을 불치의 병이라기보다는 만성병으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 정기검진을 받을 필요는 당연히 있습니다.

질병을 치료하는 일은 힘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일이겠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란 게 어차피 혼자서 해내야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주변에서 도움을 주면 좋을 일이 있을 것이고, 당연히 조심하는 게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런 일들이 사람들마다 다를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읽어 배운 것이 꼭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본적으로 생각해가는 방향 즉, 착안하는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서 상심하여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하여 주변에서도 많은 배려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개입하여 슬픔을 홀로 삭일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다면 오히려 불행한 일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이 책은 일종의 종교지도자의 목회와도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신도들의 불행을 어떻게 위로하고 상실을 어떻게 치유하는 가는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치유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때로 의존도를 높여 치유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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