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사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 1
맥세계사편찬위원회 지음, 송은진 옮김, 강치원 추천, 박희영 감수 / 느낌이있는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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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여행을 앞두고 그리스사를 개괄하기 위해서 읽게 된 책입니다.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1, 그리스사>는 중국사회과학원의 세계사연구소의 교수진이 중심이 되어 세계의 역사, 철학, 경제 등의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분들이 참여하여 집필한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 시리즈의 첫 번째로 펴낸 책이라고 합니다. 

강원대학교 사학과의 강치원교수는 추천사를 통하여 ‘그간에 주로 접해왔던 서양이나, 일본 학자들의 시각에서 벗어나 중국 역사가들의 새롭고 참신한 사관을 접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석학들의 학문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동서양의 역사를 총망라하여 드라마틱하게 엮었다’라고 한 출판사의 이야기처럼 아무래도 서양학자들의 연구가 많이 인용되었음인지, 중국 역사가 나름의 새로운 역사관을 느낄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구성과 내용에 관해서도 강치원교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역사적 사건의 현장이 펼쳐지면서 그 시기에 가장 중요했던 인물이 등장하여 종횡무진 맹활약을 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종적 편성 이외에 신화, 축제, 교육, 건축, 예술, 여성 등 다양한 테마를 다룬 횡적편성을 통해 생활사까지 아우르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구성으로는 역사서로 보기보다는 인문지리지에 가까운 것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신화나 설화의 경우 구전되어 내려온 것으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므로 역사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출판사에 따르면 ‘문학과 연극, 조각과 건축, 철학을 화려하게 꽃피우며 유럽 문명의 시작을 알린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압축적인 정보와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생생하게 담았다.’라고 했는데, ‘맥을 잡아주는 세계사’ 시리즈의 첫 번째를 굳이 유럽 문명의 시작을 알리는 그리스편으로 시작해야 했는지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결국 기존의 서양중심의 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닌가 싶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4대문명이 시작되었다는,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도, 중국 등 어딘가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대화라고 하는 추천사의 첫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벨파스트에 있는 어느 펍의 벽에 적혀있다는 “두 눈을 모두 과거를 돌아보는 데 쓰는 나라나 민족은 결국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지혜로운 나라(민족)는 바로 한 눈으로는 과거를 돌아보되, 또 다른 한 눈은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기 위해 남겨 두어야 한다.(A Nation that keeps one eye on the past is wise. A Nation that keeps two eyes on the past is blind.230-231쪽)”라는 구절이 다시 생각나게 합니다. 역사를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인데, 굳이 국사교과서 왜곡 논란과 연결하는 것이 적절했나 싶습니다.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은 최종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최종 결론이 날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는 말씀입니다.

그리스 문명의 태동으로부터 로마제국의 침공으로 그리스가 멸망하기까지의 기간은 그리 오랜 세월이 아님에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다양한 주제를 담아내려다 보니 서술이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축약되어 있다는 느낌이 남습니다. 그리스의 예술과 그리스 사람들의 삶은 별도로 구성하더라도 현대 그리스의 강역에서 전개된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담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는 도시국가였기 때문에 이들을 그리스의 역사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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