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커뮤니케이션의 쟁점과 과제
송해룡 지음 / 한국학술정보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자는 최근에 우리네 주변에 숨어 있는 위해물질의 위험도에 관한 책을 쓰고 있습니다. <위험커뮤니케이션의 쟁점과 과제>를 읽게 된 것도 책쓰는 일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해마다 크고 작은 위해물질 사건이 터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누구 하나 속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건 사고가 너무 자조 터지다 보니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에 의문이 생기고, 그렇다보니 정부에서 발표하는 바를 믿지 못하겠다는 심리가 굳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위험요소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들 사이의 격차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일단 저자는 우리 사회를 ‘위험사회’라고 규정합니다. 아마 어느 나라나 같은 처지일 것 같습니다. 그만큼 현대는 위험요소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요소의 관리가 체계화된 선진국에서는 우리 국민들보다는 덜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짚어보았습니다.

위해분석의 요소로는 위해요소의 인식, 위해성 평가, 위해성 관리, 그리고 위해성 소통 등으로 구성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건사고를 통하여 위해요소를 인식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어서 위해성 평가를 하고, 관리대책을 내놓지만, 대체적으로 위해요인에 대한 소통과정이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저자는 위험소통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하여 5가지의 과제가 성취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는 위해요소에 대한 객관적인 학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설명해야 하며, 둘째는 관리대책에 관하여 상호합의된 선에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셋째는 위해평가의 방법론에 대한 포괄적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네 번째는 관련 이해집단의 관점을 분명히 한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한다, 등입니다. 또한 소통의 형태로는, 문서형태의 기록, 정보, 대화, 결정과정의 직접 참여 등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성공적인 위해소통을 위하여, ‘합리적인 숙고가 필요하며, 상황에 적합한 그리고 사회의 복수적인 가치를 위험평가에 포함시켜야만 한다’라는 것입니다.

모두 8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저자는 위험요소에 관한 사회, 문화, 생태학적 고찰을 선행한 다음, 위험과 위기소통과 관련한 연구의 쟁점과 방향, 효과적인 위험소통의 전략과 공중참여를 통한 정책결정이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짚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위 전문가집단의 일반적인 행동양식이 위험소통의 장애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물론, 위험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언론 역시 위험요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보다는 쟁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고착되어 있는 점 역시 위험소통의 장애요소가 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앞부분에서 인용하고 있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과 사건을 위해사건으로 풀어 설명하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예를 들면,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와 그로 인한 처벌, 다모클레스의 검이 위험요소를 안고 있지만, 발생 가능성이 그리 커 보이지 않습니다. 그밖에도 키클로페스, 판도라, 카산드라, 메두사 등과 관련된 사건들을 통하여 몇 가지 위험의 유형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위험관리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괄목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학문영역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상당히 위험관리와 소통문제를 학술적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이해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우리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이며, 신화에 등장하는 사건들을 통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소문을 듣고 불안에 떠는 것보다는 도대체 왜,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안다면 불안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위험요소를 관리하는 분들도 위험소통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