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백신
스튜어트 블룸 지음, 추선영 옮김 / 박하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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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이들을 약을 먹이지 않고 자연주의 방식으로 키우자고 주장하는 한의사가 개설한 카페가 아이 엄마들의 호응을 빠르게 얻고 있다 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끈 바 있습니다.  이 카페에서는 아기들에게 필수예방접종도 시키지 않는다고 합니다.

필수예방접종은 유소아 시기에 감염이 되면 사망할 가능성이 높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급성 전염병을 대상으로 합니다. 필자의 손위 누이도 백일해를 앓아 돌전에 세상을 떴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의학이 발달했으니 급성 전염병이라 해도 병원에 가면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예방접종의 부작용을 피하고 보자는 생각이 맞물려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경향이 생기는 모양입니다. 지만 급성 전염병가운데 증상이 나타나기가 무섭게 병이 심해지면서 손 쓸 사이도 없이 불행한 일을 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예방접종의 부작용이라고 믿어왔던 것들로는, 백신에 안정제로 첨부되던 치메로살 때문에 자폐증이 생긴다는 주장과 백일해백신을 맞고는 뇌손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주장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과거에는 급성 전염병을 관리하기위하여 공공기관에서 백신을 개발하는 경향이었습니다. 그리고 백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하는 일의 공공성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보다 안전한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많은 연구비가 들어가고, 또 백신이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거대제약기업에서도 백신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진국 중심으로 시장이 충분히 커서 이윤을 낼 수 있는 백신개발이 추진되고 시장이 크지 않은 저개발국가의 보건문제가 되는 백신에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암스테르담대학교의 과학 및 기술학부의 스튜어트 블룸 명예교수가 쓴 <두 얼굴의 백신>은 백신에 관한 모든 것을 집약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인류가 처음 백신을 만들던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초기 백신제조과정에서 실패하다가 난관을 극복하고 백신개발에 성공하던 이야기 등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각국에서 백신접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을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첫째는 백신을 공동체의 보건을 보호하는 도구, 즉 공공보건기술의 하나로 보았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천연두를 제외하고는 질병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백신접종의 가치를 수용하는 것이 더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는 수백 년에 걸쳐 개별국가에 내려오는 독특한 정치적,  이념적 전통이 감염성 질환의 통제에 기여해왔다는 것입니다, 결국 백신정책은 나라 별로 추구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예방접종을 반대하는 일이 어제 오늘 갑자기 뚝 떨어지듯 생긴 일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반대하는 쪽에서도 나름대로의 논리가 서있을 터이니 그 논리의 문제를 충분히 설명하는 노력을 각국의 보건당국에서는 유념해야할 것 같습니다.

예방백신의 종류도 필수예방백신 이외에도 다양한 전염병에 대한 백신이 시판되고 있어 과연 꼭 맞춰야 되는지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익과 위험을 비교하고는 백신접종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에는 전염병이 아닌 질환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었거나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병률이 높고 심각한 질병으로 생각하는 암이나 치매를 백신으로 예방해보려는 시도가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백신 심지어는 피임도 백신으로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역시 백신의 안전성이 접종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믿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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