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독일사 - 게르만 민족에서 독일의 통일까지 이야기 역사 10
박래식 지음 / 청아출판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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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꿈꾸어왔던 독일여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행에 앞서 그 나라의 역사는 간략하게라도 읽어보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나라의 역사를 한권으로 묶어내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은 일일 것 같습니다만, 마침 한권으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독일사>를 발견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이 책을 쓴 박래식 저자는 함부르크대학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동대학에서 독일현대사를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귀국하여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지금은 기업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통사(通史)로 읽으면 그 나라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 독일사>의 경우는 독일을 둘러싸고 있는 유럽 여러 나라들 사이의 관계도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대륙에는 여러 민족, 여러 나라들이 흩어져 있고, 이들 사이에 일상이다 싶을 정도로 전쟁이 있었던 데다가, 20세기에는 전체 대륙이 전쟁의 광풍에 휩싸인 것만도 두 차례나 됩니다. 전쟁의 결과에 따라서 나라가 통째로 없어지기도 하고, 생겨나기도 하였고, 당연히 국경도 바뀌곤 했던 것 같습니다.

반만년에 이르는 단일민족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독일의 역사는 그렇게까지는 거슬러 올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로마제국이 독일 지역에 식민지를 건설한 것은 기원전 1세기 무렵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독일 지역에도 누군가가 살고 있었던 것인데,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독일 국민들은 게르만족입니다. 따라서 게르만족이 지금의 독일 땅에 자리 잡은 데서부터 역사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저자는 독일의 역사를 고대, 게르만족의 기원에서 시작하여 1~2차 세계대전을 거쳐 전후 연합군이 통치하면서 분단국가가 되었다가 종국에는 통일을 이루어내기까지의 지난한 역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게르만족은 원래 동유럽의 초원지대와 흑해연안에 살면서 농업과 목축업을 하던 민족이라고 합니다. 유목민이었던 관계로 목초를 따라 이동하였는데, 일부는 아시아로 흘러들고 일부는 유럽으로 흘러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유럽의 북부로 이동하게 된 데는 유럽사에서 ‘게르만족의 대이동’이라고 기록된 사건을 촉발한 훈족의 침입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습니다.

유럽의 북쪽으로 흘러든 게르만족은 크게 3무리로 나눌 수 있는데, 북부 게르만족은 아이슬란드와 노르만족, 덴마크족, 스웨덴족 등으로 나뉘고, 동부 게르만족은 부르군트, 반달족, 고트족으로, 서부 게르만족은 잉글랜드, 프리슬란트, 랑고바르트 그리고 독일 등으로 구분됩니다. 그리고 보면 로마제국의 멸망과정에 깊숙하게 간여한 고트족이나, 반달족 등이 모두 게르만족이었고, 로마제국을 이었다는 신성로마제국 역시 게르만족의 국가였다는 점을 보면 유럽대륙에서 게르만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큰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있었던 시기가 4~6세기였는데, 이들이 유럽대륙에 정착한 뒤로도 통일국가를 이룬 것은 샤를마뉴대제가 프랑크왕국을 세운 768년이 처음이었던 것을 보면 다른 지역보다 늦은 감이 있습니다. 샤를마뉴대제 사후 분할된 동프랑크왕국이 지금 독일의 역사적 모체가 되는 셈인데 919년에 왕으로 즉위한 동프랑크의 하인리히1세를 독일의 첫 번째 왕으로 꼽는다고 합니다. 이어서 952년 하인리히1세 왕의 아들 오토1세가 교황청으로부터 대관식을 받아 신성로마제국을 수립한 것이 독일의 제1제국이 성립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무렵에도 독일은 각지를 다스리는 선제후 중심의 작은 국가들이 난립해있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신성로마제국 역시 한 가계가 대를 이어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선제후들이 모여 황제를 선출하는 방식이었다는 것입니다. 지역적 특성으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다른 유럽국가보다 발전의 속도가 늦었지만, 비스마르크라는 걸출한 재상이 주도했던 프로이센의 제2제국에 이르러 독일은 유럽 역사의 중심에 섰습니다. 유럽 각국의 역학구도에서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주도했다가 패전하면서 분단국가가 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를 현명하게 수습하여 오늘날 유럽공동체를 선도하는 나라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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