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식탁의 배신 - 질병을 키우는 식품첨가물과 죽음의 온도 120도
윌리엄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체중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탓인지 최근에는 혈압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 것을 피하면서 운동량을 늘리고는 있습니다만 쉽게 내려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아주 싱겁게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외식을 직장에 나가고 있기 때문에 점심은 사먹는 편입니다만, 저녁은 가급적이면 집에서 먹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불량식품, 그러니까 패스트푸드를 비롯하여 달고, 기름지고, 짠 음식과 거리를 두는 편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가끔은 먹어주고 있습니다.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같은 음식을 매일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런 습관은 <식탁의 배신>을 쓴 윌리엄 레이몽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봅니다. 그가 쓴 <독소>는 꽤나 충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무렵에 체중과의 두 번째 전투를 성공리에 마무리 할 무렵이라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어서 더욱 식사에 조심하고 있을 때였는데, 벌써 10여년 가까이 된 탓인지 긴장이 풀어지고 체중은 다시 야금야금 늘고 있습니다.
<식탁의 배신>은 저자가 가공식품과의 싸움을 시작하였다는 선언 같은 것으로 이해됩니다. ‘우리 식탁의 80%를 차지하는 가공식품은 대표적인 독서식품 중 하나로 우리 몸의 유전자를 공격하는 적(8쪽)’으로 규정합니다. 읽다보면 확실한 근거가 없는 이야기도 끌어오고, 추측도 난무하지만 일관되게 가공식품의 위험을 경고합니다. 예를 들면, 암의 80%를 피할 수 있는데 바로 독소식품을 그만 먹는 것이 비결이라는 주장입니다. 최근 들어 암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여러 요인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이해합니다. 진단기술의 발전, 환경오염, 평균연령의 증가 등인데, 식품도 한 몫을 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암이 발병하는 형태가 과거와는 달리 서구와 흡사해지는 것은 식사습관의 서구화에 기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비만과 알츠하이머병과의 관련성을 언급했는데 솔직하게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영상검사를 통하여 비만한 사람의 뇌가 정상체중인 사람과 비교하여 더 노화된 것을 발견하였다는 것인데, 노화라는 현상을 영상검사로 결정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저의 전공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치매환자의 경우 뚱뚱한 경향이 있는 것은 기억현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기억장애를 가진 환자는 식사를 했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식사량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이 늘고 있는 현상 역시 평균연령의 상승과도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저자가 패스트푸드에게 면죄부를 주는 듯한 대목도 있습니다. 가공식품을 독소식품이라고 규정한 것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가공식품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음식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합성화학물질 성분인 첨가물을 잔뜩 집어넣었는데, 유통기간을 늘리려다 보니, 방부제 등 몸에 별로 좋을 리가 없으며, 몸에 좋은 성분은 비용을 고려하여 넣을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아크릴아미드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미국 법원이 커피에 발암물질 경고문을 붙이라고 판결했다고 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커피콩을 볶는 과정에서 아크릴아미드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아크릴아미는 발암물질입니다. 그런데 이 아크릴아미드는 고온에서 감자처럼 전분과 당분이 많은 식재료를 튀길 때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아크릴아미드의 문제점을 알게 된 다음부터는 튀김음식을 많이 먹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커피도 줄여야 할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