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 - 의식주와 일상을 뒤덮은 독성물질의 모든 것
로랑 슈발리에 지음, 이주영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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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서 황사 등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아져 주의보가 발령되는 빈도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금속 오염된 화장품 등 일상을 위협하는 각종 유해물질들에 관한 정보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와 같은 위해물질을 잘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정보가 많아지고 있는 면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때로는 이런 정보로 인하여 공연한 걱정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은 유해물질에 관한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는 우리의 삶을 편하게 해주는 물질 가운데 어떤 것들이 유해물질인지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삶을 편하게 해주는 신물질이 안전한가 하는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런 물질들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제는 안전하다는 것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이 책에 담아낸 시각이 ‘집과 직장에서 각종 화학물질에 노출되지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에 관한 연구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 같습니다. 특히 기업들이 유독물질의 유해성을 은닉하고 부정하면서 이익만을 추구하고, 이를 감시해야 할 정부도 기업의 편을 들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는 안심하고 먹고 마시고 숨 쉴 수 있도록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오늘날 병을 예방하는 데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밝히려 했다(17쪽)’고 서론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역시 유해하다는 결정적인 근거 없이 위험할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자는 먼저 유독화학물질을 정의하고, 관련 연구와 법적 규제 등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식품첨가물과 포장재, 농약과 환경호르몬, 물, 공기, 매연, 담배연기, 화장품 등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분야에서의 유해화학물질들을 두루 짚어서 설명합니다. 그리고는 우리의 신체가 유해화학물질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유독물질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정리하였습니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물질은 궁극적으로 유해하지 않은 것은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이 옳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우리의 건강에 위해를 일으킬 정도로 많이 접촉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는 것이겠지요.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그와 같은 개념을 제대로 짚지 않고 어떤 물질들이 건강에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 책을 읽는 이가 막연하게 두려움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6세기 연금술사였던 파라켈수스는 ‘섭취량이 독을 만든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즉 어떤 물질이든 전한 범위를 초과하여 섭취하였을 때 독작용을 나타낸다는 개념을 세웠던 것입니다. 결국은 지피지기하면 백전백승이라고 하는 손자병법이 이 분야에서도 통하는 셈입니다.

생각해보니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독성학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고, 유해물질 관리와 관련이 있는 곳에서 일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을 정리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당시에 했더라면 좋았을 일을 해보자는 제안을 최근에 받고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대상을 정리한다거나 어떤 시각으로 접근할 것인가 하는 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 주변에서 만나거나 들었던 유해물질에 관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답변을 준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정부에서도 유해물질의 피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유해물질의 목록을 자주 보완하고 이들을 감시하며, 필요한 행정조치를 제때 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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