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루가 불운한 수인들에게는 ‘대체로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작가 자신의 목소리가 주인공이반을 통해 표현된 것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는 수용소에서 겪은 모든 공포를 다음과 같이 요약합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장갑처럼 내팽개쳐질 수 있다. 바람과 추위, 그리고 굶주림에 시달린 하루를 보낸 후에 받아든 양배추 수프 한 그릇이 지난 생과 미래에 주어질 자유보다 더 중요하며, 하루의 끝자락에서 다만 살아남았다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수용소다."

강제 노동에 내몰리고 짐승처럼 다뤄지며 정의가 아니라 폭군의 손에 휘둘린다는 생각은, 인간의 영을 파멸로내몰고 윤리적 감각을 짓밟아 그를 악랄하고 잔인하며무자비하고 이기적인 존재로 변하게 하여, 마침내 "죄수를 가장 나쁘게 다루는 간수는 죄수 자신"이 되게 만듭니다.

예를 들면, 그 모든 절망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햇살을 맞으며 기뻐하고‘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는 젊은알로쉬카의 신앙입니다

알로쉬카는 그 지옥 속에서 감시를 피해 신약성경을 몸에지닐 수 있었기에 행복해했습니다. 매일 저녁 차가운 움막에 켜진 희미한 불빛에 기대어 성경을 읽고 기도했습니다.
이반은 그의 음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다음과 같은 말이 들려왔습니다. "이반 데니소비치, 당신의 영혼이 하느님께 기도하기를 갈망하잖아! 당신은 왜 그렇게 하지 않아?

이반은 알로쉬카를 곁눈질로 쳐다보았습니다. 그녀의 눈이 두 개의 촛불처럼 반짝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알로쉬카,
내가 왜 기도하지 않는지 알고 싶어? 왜냐하면 기도는 마치 도움을 구하는 편지처럼 도착하지 않거나 거절당할 수있기 때문이야."

"이반, 우리는 기도할 때 흔들림 없는 확신이 있어야 해.
만약 그런 신앙이 있어서 이 산더러 옮겨지라고 말하면, 그대로 될 거야."
이반은 미소를 지으며 담배 하나를 말고는 어느 에스토니아 사람에게 담배에 불을 붙여 달라고 말했습니다. "알로쉬카, 거짓말이야. 너희들은 코카서스에서 다 함께 기도했지만, 단 하나의 산도 옮긴 적이 없었잖아!"
그들 역시 수용소에 갇힌 가엾은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어떻게 악한 일을 할수 있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각각 25년 형을 선고받아 그곳에 수감되었습니다. 그때는 정치적으로그런 시기였기 때문에 누구나 25년을 형기로 살아야 했습니다.
알로쉬카가 그를 이해시키려고 말했습니다. "데니소비치! 하지만 우리는 이를 위해 기도하지 않았어. 주님께서이 세상의 모든 사라질 것 가운데 오직 매일의 양식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어. 사실 우리는 "오늘 저희에

알로쉬카가 그를 이해시키려고 말했습니다. "데니소비치! 하지만 우리는 이를 위해 기도하지 않았어. 주님께서이 세상의 모든 사라질 것 가운데 오직 매일의 양식을 위해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어. 사실 우리는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하고 기도해.

이반이 물었습니다. "배급 말이지?"
알로쉬카는 포기하지 않고 그의 손을 쓸어 주면서 다정한 눈길로 달래듯이 말했습니다. "이반 데니소비치! 우편물을 받기 위해서나, 수프 한 그릇을 더 얻기 위해 기도해서는 안 돼.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하느님이 보시기에는 부끄러운 것이야. 주님께서 마음의 악한 거품을 거두어 주시길 성령님께 청해야만 해."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가아르키메데스는 "나에게 지렛대와 받침점을 주면 세상을들어 올리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그의 청원이 단지 물질적인 관점에서 표현되었을뿐 하느님께로 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인들은 영적으로 세상을 고양할 수 있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발판(받침점)으로 내어 주셨고, 사랑의 불을 지피는 기도를 지렛대로 주셨기 때문에 그들은 세상을 품어 고양하였습니다. 미래의 성인들도 세상 끝날까지 세상을 품에 안고 일으켜 세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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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일을 해야 세상 사람들이 밥심으로 일할수 있고, 주얼리 노동자가 반지를 깎아야 사랑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혼자서 이룬 것처럼착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상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타인의 노동 없이 살 수 없는 약한 존재입니다. 타인의흔적이 다양한 방식으로 스미고 있어 분별하기 어려울뿐입니다. 서로가 스미며 사는 관계를 꼭 노동이라는이름으로만 불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예술과, 지식, 여행과 쉼 속에서도 서로에게 기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외국인이거나 이주민은 물론 우리 사는 곳이 이방인 이들, 우리사는 곳이 망명지인 이들에게도 깊게 의존되어 있습니다. 그 숨어 있는 관계의 이야기에도 우리는 주목합니다.

그리고 보니 너 눈썹 타투 했네? 아! 받는 건 불법이 아니고, 타투를 하는 것만 불법이라고? 물론 알지.
작업을 청탁한 손님이 갑자기 돌변해서 신고하겠다며되레 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많거든. 제니야, 같이 웃으면 어떻게 해? 내가 웃으면서 말한 건 진짜 웃겨서가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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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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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

열네 번째 절기 처서는 24절기 중 가장 귀여운 소개말을 가지고 있다. 짧은 문장을 가만히 읊어보는 동안 눈앞에 그림책 한 권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귀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

열네 번째 절기 처서는 24절기 중 가장 귀여운 소개말을 가지고 있다. 짧은 문장을 가만히 읊어보는 동안 눈앞에 그림책 한 권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귀

-알라딘 eBook <제철 행복> (김신지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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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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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에는 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
늦여름의 뜨거운 햇볕을 받은 벼가 어찌나 잘 자라는지 귀 밝은 개가 그 기척을 느끼고 짖을 정도라는 뜻이다. 실제로 입추 무렵은 벼의 성장이 대나무처럼 빨라지는 시기이자, 여태 길쭉이 자란 풀로만 보이던 벼에 볼록볼록 이삭이 패는 때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무슨 소리가 날까 싶지만, 벼가 무럭무럭 자라는 들녘을 내다보며 흐뭇해했을 농부의 마음이 짐작되는 속담이다. 이 무렵부터 처서까지 비가 오지 않아야 풍작을 기대할 수 있기에 과거에는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이상 계속되면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 비를 멎게 해달라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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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1년 중 햇볕이 가장 좋은 시기에 정기적인 포쇄를 했다. 민가에서는 옷, 책, 곡식 따위를 마당이나 담벼락에 널어 습기를 말렸고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에서는 ‘포쇄별감’(얼마나 중요했으면 따로 관리를 둘 정도였다)의 지휘 아래 실록을 말리는 것이 큰 행사였다. 햇볕 외에도 바람을 쐬어 말리는 것을 거풍擧風, 그늘에 말리는 것을 음건陰乾이라 불렀다. 여름내 눅눅해진 책과 옷을 꺼내 가을볕과 바람에 말리는 풍경이라니. 필요에 의해 생긴 풍습이고 옛사람들에게는 그것도 하나의 일이었을 테지만,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어쩐지 바람 아래 눕는 낭만으로도, 여름에서 가을로 옮겨가는 의식으로도 읽힌다.

주로 1년 중 햇볕이 가장 좋은 시기에 정기적인 포쇄를 했다. 민가에서는 옷, 책, 곡식 따위를 마당이나 담벼락에 널어 습기를 말렸고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에서는 ‘포쇄별감’(얼마나 중요했으면 따로 관리를 둘 정도였다)의 지휘 아래 실록을 말리는 것이 큰 행사였다. 햇볕 외에도 바람을 쐬어 말리는 것을 거풍擧風, 그늘에 말리는 것을 음건陰乾이라 불렀다. 여름내 눅눅해진 책과 옷을 꺼내 가을볕과 바람에 말리는 풍경이라니. 필요에 의해 생긴 풍습이고 옛사람들에게는 그것도 하나의 일이었을 테지만, 현대인의 눈으로 보면 어쩐지 바람 아래 눕는 낭만으로도, 여름에서 가을로 옮겨가는 의식으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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