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인간은 〈Whalien 52〉의 고래처럼 외로워져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 고독을 버텨낸 뒤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자신과 주파수를 맞춰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 존재가 없다면, 우리는 모두 에이해브처럼 망가져버리고 말 거예요.
자신의 주파수를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확신하는 순간, 우리는 저 끝없이 넓고 푸른 바다를 견딜 수 있습니다. <Whalien 52>란 곡이 우리에게 애틋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외로움은, 나의 믿음이기도 합니다. 저 멀리서나를 기다려 주고, 나를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에 대한.

"오멜라스의 사람들은 모두 아이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다. 직접 와서 본 사람도 있고, 단지 그런 아이가 있다는 것만아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아이가 그곳에 있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이유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못한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들의 행복, 이 도시의 아름다움, 사람들 사이의 따뜻한 정, 아이들의 건강, 학자들의 지혜로움, 장인의기술, 그리고 심지어는 풍성한 수확과 온화한 날씨조차도 전적으로 그 아이의 지독하리만치 비참한 처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모두 잘 알고 있다."
-『바람의 열두 방향』,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시공사)누군가 아주 연약한 존재가 죄도 없이 비참한 삶에 시달림으로써 유지되는 마을의 행복! 그 존재를 적당히 외면하면서,

함께 아파할 줄 알고, 때로는 실수하면서도, 누군가의 슬픔을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는 존재야말로 가장 강한 영웅입니다. 방탄소년단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전히 바뀌지 않은 남성중심 사회에서 우리가 어머니에게, 아내에게, 직장의 여성 동료에게, 길거리에서 만나는 여성에게, 심지어는 만나지도 못할 여자들에게 특별히 기대하는 ‘여자다움‘이 사실상 모두 ‘여성혐오‘에 해당한다. (한겨레, ‘황현산 칼럼‘, ‘여성혐오‘ 라는 말의번역론』, 2016.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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