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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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읽고 영화만 봤다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전에 읽은 책이 었다.
다시 읽어도 새로운 책이다.

어느날 갑자기 눈이 먼 사람들의 처절한 적응기를 그리고 있다. 눈이 먼 사람들은 의사든 노인이든 아이든 여자든 남자든 모두 동등한 위치가 된다.
그들은 우리의 지각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눈이 먼 순간 원초적 본능에 가장 가까워지며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인간과 짐승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를 그리고 자신을 파괴한다.
그 본능 앞에 누가 누굴 탓할 수 있을까..
눈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기도 했지만 우리의 모든 감각과 신체 중 눈. 단지 하나의 어려움에 빠졌을 뿐인데 우린.. 그대로 자멸하고 만다는 사실에 인간의 나약함도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문장부호가 없는 책의 구성과 책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시점들이.. 작가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철학은 담은 책. 내가 좋아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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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이원재 외 지음 / 어크로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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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픽션.
다양한 사례와 함께 결국 상상하는데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하는 책.
나는 무엇을 상상하며 살고 있을까...



모두가 `참여하는 시민`이 되어 지식과 경제와 도시와 정치를 함께 이끄는 상상, 이것이 이 장에서 소개할 소셜픽션이다.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은 없지만 누구나 무언가를 안다_집단 지성

소유권 신화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맨살을 드러낸 현실은 신화를 바꾸고 있다. 소유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신화`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맨커 올슨은 이 같은 대의민주주의의 폐해를 정확히 지적한 바 있다. 그의 이론을 간단히 요약하면 조직화된 소수가 비조직화된 다수를 손쉽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특정한 이익 또는 가치를 위해 소수의 인원이 모여 조직적으로 만든 정치 조직체가 정당이라면 이런 소수의 집단이 비조직화된 다수를 손쉰게 조종하게 된다는 것이다. 조직하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과 비용,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일단 소수의 사람들이 특정 집단 형태로 완성되면 그 집단의 이익을 위해 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처음 목표로 했던 특정 이익 혹은 가치가 사라진다해도 집단은 와해되지 않고 자체 원심력과 구심력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공고히 하면서 살아 남는다. 대의 민주주의가 목표로 한 민주주의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복지의 크기는 소득이나 재화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측정해야 한다.
머리와 가스 모두를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기 위해 깊이있는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중도에 굴러떨어져도 되돌아 올라가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 시도할 만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걸 뜻한다._재클린 노보그라츠

GDP -> GNP

지구온난화, 테러, 쓰나미, 교육, 빈곤등 개별국가가 풀 수 없는 문제들은 향후 세계정부와 같은 큰 틀안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역시 현실이다. -> 세계정부

칸 아카데미, 쿠그, 코세라, 유다시티, 에덱스 =>새로운 교실, 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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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쓸모 - 그리움의 흔적은 지워지지 않는다
신동호 지음 / 책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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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이 책을 받았다.
책띠에 쓰여진 문장.
'인생은 더디더라도 한곳으로 간다.'
이 문장을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몇번을 반복하여 되뇌이다 책 한권을 찾았다.
고은님의 '순간의 꽃'이란 책이 무척 생각나서 책장을 모두 뒤적이고 소파까지 움직여가며 찾아냈다.
(책은 두께가 얇아 다른 책 사이에 묻혀 있었다;;;)


모래개펄 지나
아무 말 않고
바다 속
아무 말 않고
아기거북이는 먼 길 가더라


그렇게 순간의 꽃속의 몇편의 시를 읽고 
'세월의 쓸모'를 폈다.


평탄치않은 세월을 지나온 작가의 에세이. 회고록. 정도로 얘기할 수 있으려나.
책 속에는 작가의 추억이 담겨있다. 추억속에서 현실을 통찰하는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작가의 추억속 소재와 물건들이 나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엔 세대차이를 무시할 수 없었지만 
인생을 아우르는 진리를 이야기하는 부분들에서는 '선배님... 새겨듣겠습니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기록'해둬야겠다'라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순간의 꽃 처럼 문득 어떤 감정이 들때 찾아 보는.. 곁에 두고 자주 보는 그런 책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일상적이지 않은 감정의 울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이 순간의 꽃과 참 비슷하다. 그래서 그렇게 찾았나 보다.>



그 기록.
 
n

가슴이 소주를 들이키자 우리는 자주 잊고 웃었다. 소주는 늘 가슴과 가슴 사이에 강물처럼 흘렀다.

신념을 온전히 유지하며 사는 일은 어렵다. 세월에 초연해지면서 한때 열정을 쏟아부었던 꿈을 간직한다는 것. 그 꿈을 기어이 이뤄내기 위해 나이와 무관하게 먼 앞날을 또 내다볼 수 있다는 것. 유혹을 가벼이 물리치기란 더 어렵다.

나를 깨워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선배고, 흔들리는 나를 잡아주는 이가 있다면 그가 형이다. 함께 꿈꾸고 삶의 궤적을 기억해주고 때로 위로가 된다면 그는 친구다.

지금 우리 사이를 갈등하게 하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는 서양적 가치에 경도된 작위적 현상일 수 있다.

귀향. 공동체를 복원하고 정신적 풍요를 찾는 것. 그것은 한국 진보의 오래된 열망이었다. 동시에 한국 보수의 열망이기도 했다.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먼지를 푸석이며 길만 흐리고 있는 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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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6-08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 쓰고 있어요.^^.좋으네요...

하나나무 2015-06-08 00:45   좋아요 1 | URL
오타가 너무 많아 고쳤어요 ㅋㅋㅋ 느낌만큼 쓰기 힘드네요~^^

yureka01 2015-06-08 01:04   좋아요 0 | URL
저도 글쓸때 오타와 띄어 쓰기가 스트레스입니다.어찌나 많은지요.그래서 워드로 적어 놓고 맞춤법 검사기 한번 돌려 보게 되더라구요..ㅎㅎㅎ이해 합니다.

cyrus 2015-06-08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속에 좋은 문장이 많을 것 같습니다. 서평단 신청을 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바보 같이 신청하는 것을 깜빡 잊어버렸습니다. 하나나무님과 유레카님이 제가 쓴 서평단 소식 공지한 글에 댓글을 달았을 때 뒤늦게 알았습니다... ^^;;
 
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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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만큼이나 현실적이다.

그런데... 지루했다.

문장표현이 나와 맞지 않았다.

꾸며주는 말이 많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니 작가의 주관적 생각이 많이 들어간 것 같았다.

작가의 주관적 생각이라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라는 것은 그만큼 공감을 하기 힘들었다는 얘기다.

현실적이지만 공감이 되지 않는 소설.

그렇다.

나는 이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책속의 희진의 육아 방식이 나와 너무 같아서 흐트러진 집중력을 끌어모다 다시 보았는데

글은 그냥 거기서 끝난다.


여러 인물의 입장에서 글을 이어나가는 방식이

신경숙님의 소설과 비슷하나...

구성만 비슷한...거기까지다.

부부의 대화는 그것으로 끝났다. 그는 생활비를 좀 줄이자고 말해볼까 하다가 그냥 입을 다물었다. 말싸움으로 이어질 게 뻔한데, 그러기엔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이놈의 설거지. 어제도 했고,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해야 할 끝나지 않을 노동, 설거지가 끝나면 아침 식사가 기다리고 있으리라. 어제도 차렸고, 오늘도 차려야하고, 내일도 모래도 글피에도 차려야 야 할 아침 식사가, 문득 지금까지 그 많은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면서 살아왔다는 사실이 거대한 농담처럼 느껴졌다. 남은 인생동안 몇 번이나 더 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해야 할까, 꼭 그렇게 살아야 할까. 습관처럼, 아이와 남편을 두고 멀리 도망가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아아, 벗어나고 싶다. 이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이 무거운 인간들, 가족이라는 이름을 단 이 짐 덩어리들에게서.

남의 딱한 처지를 곱씹어 내 행복을 실감하다니. 자신이 촌스럽고 저속하게 여겨졌지만 그런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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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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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쉽게 읽힌다면 그것은 이 책을 잘못 읽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자신의 다른 책에 빗대어 한 말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 책에서 그 말이 제대로 와 닿았다.

 

짧은 메모로 진행되는 글을 쫓다보면

어느새... 막다른 길에 와 있다.

작가의 능력을 과소평가 했거나

그게 아니더라도 책을 읽는 동안 너무 방심했던 탓이다.

 

그래서... 이 소설 속의 현재는

과연 어디인가..

 

[보다]라는 책을 보고 김영하님의 책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그간 강제적으로 읽어야하는 책들에 밀려 이제야 읽게 되었다.

역시.... 좋다.

김영하님의 책을 더 봐야지.

그리고 니체의 책을 더 봐야지.

 

꼬리를 무는 독서. 좋다.

 

 

"내 명예를 걸고 말하건대 친구여" 차라투스트라가 대답했다. "당신이 말한 것 따위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악마도 없고, 지옥도 없다. 당신의 영혼이 당신의 육신보다 더 빨리죽을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마라."

살인자로 오래 살아서 나빴던 것 한 가지: 마음을 터 놓을 진정한 친구가 없다. 그런데 이런 친구, 다른 사람들에게는 정말 있는 건가?

혼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혼돈이 당신을 쳐다본다_니체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우연히`라는 말을 믿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과거 기억을 상실하면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없게 되고 미래 기억을 못하면 나는 영원히 현재에만 머무르게 된다. 과거와 미래가 없다면 현재는 무슨 의미일까. 하지만 어쩌랴, 레일이 끊기면 기차는 멈출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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