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날도 아닌 날 - 인생에서 술이 필요한 순간
최고운 지음 / 라의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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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을 좋아하지 않는다.

센척 하는 사람은 거리를 두는 편이다.

감성놀이는 이제 졸업했다.

 

이 세가지만 따져봐도 이 책은 개인적으로 얇은 앎이 있는 관계라도 선뜻... 읽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책 읽기에서 거의 모든 책에 적용되는 100 페이지의 법칙.

그것은 바로 100 페이지만 넘어가면 책의 진가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가는 대부분 성공한다는 것.

 

이 책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는 눈물까지 맺혔으니 말이다.

열심히 살아온 마흔을 눈 앞에 둔 여성의 인생담론.

글의 중간중간 나오는 각종 술과 안주들. 나와 취향이 매우매우 비슷하다는 것에 소오름!!ㅎㅎ

종로 육미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공감되고 그래서 나의 지난 날이 생각나 부끄러운 미소를 짓게되는  책이다.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당신은 멋지네요.

 

그녀도 나도 화이팅!!

 

 

왜냐하면 나는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고작 십 몇년을 살다 비명에 갔을 그 아이들에 비해 더 많이 살았고, 그만큼 세상이 이렇게까지 나빠지는 데 기여한 바가 있을 것이다. 교통법규를 지키고 남에게 못할 짓 안하고 나름대로 나쁘지 않게 산다고 살아왔지만, 이만큼 나이를 먹었으니 이 세상이 나빠지는 데 조금이라도 보태거나 방관했을 것이 분명하다.

낡은 구두는 사람을 슬프게 만든다. 위축되게 하고, 초라하게 만든다. 부끄럽게 만들고 숨고 싶게 만든다. 초라한 꼰대같이 자꾸 인생에 빗대어 생각하게 된다. 걸레는 더러울수록, 행주는 깨끗할수록 좋은 것처럼 우리 생도 그런 이면을 동시게 갖는 것 아닐까? 이런식으로 말이다.

우리 같이 계속 살아 봐요. 다음에 다시 만날 때까지, 저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어보겠습니다. 점처럼 보이던 마흔이 가시거리에 들어오기 싲가한 때부터 쓰레기통에 던지고 싶은 일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잘 버텼으므로, 감사했습니다. 살다가 행여 마주치게 되면 뜨겁게 포옹 한번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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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18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필을 잘 읽지 않는 편이에요. 하나나무님과 똑같은 입장입니다.

하나나무 2015-05-19 10:33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yureka01 2015-05-1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새이의 감성 억누르지 않아도 뭐랄 사람 없어요.^^.

하나나무 2015-05-19 10:34   좋아요 1 | URL
ㅎㅎ억눌렀다기보다;;;
정말 와닿은 에세이를 접해보지 않아서예요.
공감이 참 힘든 것이더라구요.

아무개 2015-05-19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필을 거의 읽지 않는 저도 이책은 참 괜찮았어요.

하나나무 2015-05-19 10:34   좋아요 0 | URL
저두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