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의학에 관심이 많은 나는 지난 2월 만성적 질병을 고쳐보고자 기능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병원의 문을 두드렸다. 치유기는 치료가 다 되면 쓸까 말까를 그때 가서 고민하겠지만, 아직은 끝이 보이지 않고 치유가 될지도 미지수라 각설하고, 이것 때문에 일어난 식습관의 변화를 좀 써보려고 한다.

핵심은 ‘당‘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다 썼었던 거 같은데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읽고 나는 아침부터 12시까지는 과일만 먹었고, 저녁 8시 이후에는 먹지 않았다. 인간의 몸은 3주기로 되어 있다는 책의 주장을 한 번 적용해보자 싶어서였다.
약 10개월 그렇게 살았더니 나타난 변화는, 과일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전까지 나에게 과일은, 후식으로 한 두 조각 먹는 그 정도였을 뿐이었는데, 다양한 풍미와 질감, 색깔, 향 과일이 가진 그런 모든 것들을 너무나 좋아하게 되었다. 제철 과일을 챙겨 먹었고, 가끔은 큰 맘 먹고 애플망고 같은 비싼 과일을 사기도 했다. 40년 인생 처음으로 단감이 참 맛있는 과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건 나이가 들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게다가 나는 쌀 사랑꾼이다. 고기는 반찬일 뿐 공깃밥을 꼭 같이 먹고, 떡국은 국일 뿐이므로 꼭 밥이 있어야 한다. 샌드위치는 간식이지만, 김밥은 훌륭한 한끼다.

이런 나에게 당을 줄이라는 건 청천벽력이었다.
그래야 한다니, 그래보자 마음 먹고 일단 당이 적다는 과일을 찾아보았다.(당뇨환우의 마음이 되어버림.) 그나마 내사랑 아보카도는 맘대로 먹을 수 있어 조금 안도감이 들었지만, 상식적으로 과일은 당도가 높을 수록 맛있는 거 아닌가?
아보카도, 자몽 정도만 괜찮고 이외의 과일은 당도가 낮아도 낮은게 아니라 정말 소량만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매끼니 먹는 쌀은 양을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저당밥솥이라는 게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지만, 그걸 사는 것도 번거롭고, 그냥 밥 양을 줄이기로 했다. 또 그 전에는 칠분도미를 가장 즐겨 먹었는데, 현미와 잡곡를 더 많이 넣어 밥을 하고 있다. 현미와 백미의 당은 거의 비슷하지만 당지수는 현미가 현저히 낮으니까....
(두번째로 병원에 간 날,
˝제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이 저탄고지인가요?˝ 여쭤봤더니 ˝저탄만 하면 돼요. 탄수화물은 당이니까. 고단을 하든 고지를 하든 상관 없어요. 당만 줄이세요.˝하셨다.)

이렇게 식습관을 바꾼지 약 한달. 다행히 살이 많이 빠지지는 않았고(잘못 읽으신게 아니다. 나는 살이 잘 빠지는 체질이라 잘 먹어야 겨우 현상유지를 할 수 있다), 몸도 가뿐하다는 생각이 좀 드는 거 같지만, 사실 변화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오늘 한 가지 신기한걸 발견했다. 냉장고를 정리하던 중 예전 여행길에서 사왔던 카카오 85%, 90% 초콜릿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좋다고 읽어 샀지만 85%는 한 조각 먹은 후, 90%는 뜯지도 않은 채 유통기한이 몇개월 지나 있었다.
먹어보니 완전 신세계!!! 달지도 않고 왜이렇게 맛있는 거지? 당 함량도 낮으니 간식으로 딱이다 싶었다. 심지어 85%보다 90%가 더 맛있는 거다!!! 분명 예전엔 85%가 너무 맛없어서 처박아뒀던 걸텐데, 90% 먹기 힘들단 얘기도 많던데, 내 혀가 당에 민감해진걸까? 완전 새 세상이 열렸다.

내친김에 카카오 함량 99%와 92% 초콜릿을 검색하여 주문했다. 내가 먹을 간식거리를 인터넷에서 사는 건 처음 있는 일이기에 너무 웃겼다. 당을 덜 먹기 위해 당 함량이 적은 주전부리를 사는 거니까. 90%보다 92%가, 92%보다 99%가 더 맛있으려나?ㅎㅎ 내 입맛의 변화가 궁금하다.

(오늘의 마음챙김 문구와는 아무런 관련없는 신변잡기.. 내가 파트너가 없어가지고..;;;;
이런 말씀 왠지 법륜 스님도 하실 거 같은 느낌적 느낌~ㅎㅎ)

우리는 항상 우리의 파트너가 가진 단점들에 대해 감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그런 단점이 없었다면 파트너는 우리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과 결혼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We should always be grateful for the faults in our partner because if they didn‘t have those faults from the start,
they would have married someone much better than us.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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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07 00: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소파에 널부러져 있는 파트너에게 감사해야 한다구요? 지금 이 문장 읽어주니까 좋아 죽네요. ㅎㅎ 제가 항상 남편이한테 하는 말 ˝자기는 정말 전생에 독립군이었을거야. 그러니 나같은 마누라를 얻었지. 근데 나는 왜 그 때 나라를 팔아먹었을까? 정말 후회된다˝인데요.ㅎㅎ

그나저나 툐툐님 원래 식성 저랑 똑같아요. 저도 저탄을 해야 할까요? 그럼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까요?

붕붕툐툐 2021-03-07 01:37   좋아요 1 | URL
ㅋㅋㅋ저야 고질병 때문이지, 굳이 저탄을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즐겁게 사는게 최고죠!!👍
람돌님 남편분이 즐거워 하셨다니 오늘 페이퍼 할 몫은 다했네요!!ㅎㅎ

scott 2021-03-07 00: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툐툐님 카카오는 피곤하실때 한두조각 아무리 퍼센트 함유가 높아도 안됨
단백질 량을 늘려야 합니다 단백질 7;탄수화물3

식사전에 당근,파프리카 양배추 같은 야채를 먼저 섭취하신후에 밥은(전날에 미리 해서 식혀서 냉장고에 넣으면 탄수화물 함량이 반으로 떨어짐)

국물 종류 가급적 섭취하지 마시고 두부+계란+살코기+등푸른 생선 이런류 를 드셔야 해요.
식후 걷기 운동 그리고 음료는 여주차(티백으로도 나옴)

붕붕툐툐 2021-03-07 01:38   좋아요 2 | URL
오~ 이 식단은 무얼 위한 거예요? 일반적인 건강을 위해? ‘저탄고지‘ 같은 이름이 있나요? 궁금증 폭발~ 좋은 말씀 감사해요^^

청아 2021-03-07 08:27   좋아요 2 | URL
툐툐님 스콧님이 얘기한거 당줄이는 식습관,건강 식습관이예요. 최근 의사들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렇게 함 당도 줄이고 고혈압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좋아 건강에 좋다고 읽었어요. 야채,과일등 먼저 먹고 단백질, 마지막이탄수화물. 보통은 거꾸로해서 몸을 망치고 당수치도 높인데요. 식후 바로 걷기도 당수치를 낮춤!(헥헥)😉

붕붕툐툐 2021-03-07 10:51   좋아요 2 | URL
오오오~ 그렇군요~ 두 분 다 넘나 감사합니당!!!😍😍

mini74 2021-03-07 00: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이 말 절대 우리 남푠에게 안 해줄겁니다. 그 기고만장한 꼴을 참을 수 앖기에. ㅎㅎ 저도 예전에 남편에게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보다 했더니 우리 남편 왈. 전생에 자기는 타노스였나보다고. ㅠㅠ

붕붕툐툐 2021-03-07 01:3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타노스라니~ 티키타가가 되는 커플이시군요~👍👍

페넬로페 2021-03-07 01: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뭐라구요?
처음부터 그런 단점이 없었다면 파트너는 우리보다 훨씬 더 나은....?
에이 오늘은 좀 아니당~~
저도 붕붕님과 식성이 비슷한데 탄수화물을 안먹으면 다리가 후덜거려요 ㅠㅠ

붕붕툐툐 2021-03-07 01:42   좋아요 2 | URL
ㅋㅋㅋ뭐 좀 아닌 날도 있고 그런 거죠?ㅎㅎ
저도 아침을 밥으로 안 먹으면 기운 달렸었는데, 과일만 먹는게 좋다는 믿음으로 실천했더니 그것도 괜찮더라구요? 믿는 대로 된다는 게 약간 신기했어요. 뭐 딱한 이유가 없다면 탄수화물을 먹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ㅎㅎ

2021-03-07 0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7 1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8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1-03-07 08: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댓글 먼저 읽고 네모안의 글 읽었는데 타노스가 왜 나오는지 알겠네요ㅋㅋ툐툐님 꽈배기 사진에서 날씬하던데 살이 잘 빠지는군요. 신볍잡기 너무 좋죠!
건강잘 챙겨서 좋아진 소식도 고대할께요~♡🙆‍♀️🙆‍♀️🙆‍♀️

붕붕툐툐 2021-03-07 10:55   좋아요 2 | URL
헤헷~ 감사합니다~ 미미님~~ 일반적으로 사는덴 큰 문제가 없어서 걍 방치했더니, 이게 나을까 싶기도 하지만, 언젠간 낫겠지 싶기도 해서 걱정은 안 하려구요~! 좋아지만 꼭 알려드릴게욤!!🙆🙆🙆

2021-03-07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07 17: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21-03-07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일은 기본으로 당도가 높은데 요즘 과일은 지나칠 정도로 달지요. 자주 갔던 한의원 한의사는 굳이 과일을 먹을 필요가 있을까요? 라고 하더라구요. 채소로 충분히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지 않냐면서. 정말,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일이 따지고 들면 무슨무슨 과일 영양소는 채소에 없을 수도 있고... 하겠지만 굳이 먹지 않아도 될 듯하고)과일을 워낙 좋아해 그게 잘 안되지만. 과일 적정섭취량이라면 사과 반 조각 무슨무슨 과일 코딱지 만큼... 이렇게 먹느니 그냥 과일을 끊는게 답같기도 하고.

참 변화를 느낀 것, 그것을 알아차린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붕붕툐툐 2021-03-07 17:14   좋아요 1 | URL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근데 과일 진짜 너무 좋아서 큰일!ㅎㅎ
박수 받았으니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해용~♡

- 2021-03-07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ㅠㅠ 백수되니까 뭐 먹을지가 제일 고민이예요... 오늘은 고추참치에 열심히 밥비벼 먹었는 데...그런데 저당, 저탄 이야기 하니까... 뭔가 또 도전하고 싶다.... (그만 도전해!!) 백수되니까 도전하고 싶은거 천지..

붕붕툐툐 2021-03-08 22:57   좋아요 1 | URL
더 도전하세요, 공쟝쟝님~ 모든 경험은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그대의 열정에 저까지 기분이 업 되는걸요~ 완전 완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