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결정 발표와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성주군민을 보면서 들었던 솔직한 심정은 이런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왜 매번 그와 같은 중요한
결정에 앞서서 국민들의 동의를 먼저 구하지 못하는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정부의 무능함에 화가 솟구쳤다. 다른 나라에서는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공청회다, 주민들 의견 수렴이다, 전문가의 설명회다 해서 주민들을 만나 수차례 설득하고 최종적으로 주민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 정책을
결정하는데 같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왜 그게 안 되는가 말이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후 국민들에게는 우리가 알아서 이러이러하게 정했으니 너희들은 그저 따라오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관료주의적 발상을
언제쯤에나 버릴 수 있을지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어떤 돌대가리가 그런 고릿적 발상을 했으며 그걸 따르는 놈들은 대체 어떤 놈들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왜 그걸 모르는지 답답하다. 도대체 이게 뭔 꼴인가. 사드 문제로 나라 전체를 벌집
쑤시듯 쑤셔 놓고 반대하는 사람은 비애국자로 매도하는 걸 보면 정부 관료라는 작자들의 인식이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나마 경상도 지역이라서 그런지 언론도, 정부도 그렇게 극렬하게 반대하는 주민들을 빨갱이로 매도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늘 국방부 장관과
총리가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상주를 찾았다가 봉변 아닌 봉변을 당한 모양이다.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다. 국방부 장관과 총리가 사드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사드 배치 후 가족들과 함께 1년쯤 상주에서 살아보겠노라 약속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프랑스 니스의 테러로 전세계가 뒤숭숭한데 사드
문제에만 골몰하다가 니스 테러와 같은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면 어쩌려고 저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