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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디를 살까요 - 알면 돈 되는 신나는 부동산 잡학사전
김학렬.배용환.정지영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3월
평점 :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 6억, 강남 지역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 14억'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쳤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을까.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보다는 지금이 꼭지라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올랐다고 생각하는 그런 시기에 이제나저제나 떨어질 때만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그들의 예상을 보란 듯이 뒤집으며 폭등하곤 했다.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무작정 시기만 조율하던 사람들을 그야말로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격으로 만들었다. 그런 경험을 반복하다 보니 '역시 부동산 투자는 어렵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뇌리에 강하게 꽂혔다.
"부동산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실전 투자가 더욱 중요합니다. 내 돈으로 투자하여 노심초사해봐야 합니다. 그런 경험이 쌓여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식처럼 매일 시시각각 시세가 변하는 건 아니므로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이 살고 생활하는 공간이란 생각을 하면 더 재미있게 투자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p.69~p.70)
<그래서 어디를 살까요>는 소위 부동산 투자의 고수라고 불리는 세 명의 전문가가 쓴 책이다. 입지의 고수 빠숑(김학렬), 상가의 고수 서울휘(배용환), 부동산 임장(현장조사)의 고수 아임해피(정지영)가 각각의 시선으로 지역을 분석하고, 부동산 투자의 트렌드를 짚어내며, 부동산 정책이나 전업 투자에 접근하는 현명한 태도에 대해서도 진심을 담아 조언한다. 뿐만 아니라 과학적 투자의 대가 아기곰, 학군 투자의 대가 월천대사 등 다양한 전문가의 조언을 덧붙였다. 말하자면 이 책은 한 자리에 다 모을 수 없는 내로라하는 부동산 전문가들로부터 개인교습을 받는 것과 진배없다.
"투자에서 가장 지켜봐야 할 게 종목과 타이밍입니다. 투자에서 많은 수익을 내려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가 싼 시기인지 모른다는 겁니다. 백화점에서 옷을 살 때는 바겐세일 할 때를 노리면 됩니다. 그러나 부동산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바겐세일 합니다'라고 광고하지 않습니다. 또 개인과 개인의 거래이기 때문에 싸게 파는 사람이 있어야만 싸게 살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타이밍을 잘 봐야 하는데 언론이나 일부 전문가들이 경기가 오르내릴 때마다 떠들어대니 많은 이가 공포감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에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p.306)
서울의 강남구, 강동구, 강서구, 관악구, 구로구 등 13개 구와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의 5개 신도시를 세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지역이 어디인지 판단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된다. 각 지역의 역사부터 교통, 상권, 일자리, 자연, 교육, 생활 인프라 등과 앞으로 있을 중요한 개발 호재까지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셰어하우스, 경매, 분양권, 재개발 등 다양한 투자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는다.
"사회 경기가 침체기-회복기-호황기-침체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부동산 경기도 똑같습니다. IMF 때가 대표적인 침체기였는데, 거품이 다 빠지고 바닥을 찍은 상태였으니 투자만 하면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다시 살아나고 호황이 끝으로 달려갈 때는 같은 방법으로 투자하면 실패합니다. 그런 과정을 몇 번 겪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투자가 시기마다 다르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게 됐고, 사이클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p.324)
부동산 투자든 주식 투자든 학습과 정보 획득도 중요하지만 경험만큼 큰 자산도 없겠다 싶다. 각각의 시장에는 고유한 패턴과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시장에 직접적으로 몸을 담그지 않으면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전문가의 조언과 미디어를 통한 정보 획득도 제삼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것을 버리고 어느 것을 취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게 된다. 자신의 돈이 투자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관심의 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큰돈을 투자하여 가슴을 졸일 필요까지야 없겠지만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투자하여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높여가는 게 부동산 투자의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생각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