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외가댁에서 자랐는데 외할머니께서는 하루에 한번 천수경과 반야심경 테이프를 트시고 염불을 따라하셨다! 그것도 아주 열심히, 그리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그 간절한 기도의 끝은 언제나 자식들, 손자들에 대한 지복을 비는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나는 염불이 무슨 주문 같은것인줄 알았다. 마하반야바라일다심경~~~~, 또는 정구업진언수리수리마하수리술수리~~~이렇게 시작하는 반야심경과 천수경이 정겹다!

도올 선생님의 이 책은 단순히 반야심경의 해석이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불교 또는 불교철학의 대략을 엄청나게 체계적이지는 않지만 노스님이 이야기를 주시듯(도올 선생님의 특유의 목소리로) 어떨때는 조근조근함으로, 또 어떤 경우는 엄청난 열정과 재미진 에피소드로 책을 계속 붙들게 해주었다. 무엇보다 불교의 역사를 깊이있게 파헤치고 주요 단어를 뿌리부터 캐내서 시대속에서 해설해 주어서 반야심경은 물론이고 불교철학에 관심을 끌도록 충실하게 유도해 주었다!ㅎ

개인적으로는 읽는 내내 외할머니의 염불외시는 소리가 울려와 잊혔던 그리움을 꺼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할머니! 할머니가 기도 마니해 주셔서 저도, 어머니도 다 잘 지네요! 할머니는 극락세상에서 나폴나폴, 그리고 훨훨 신나게 날아다니시고 계신거죠?ㅎ 오늘 너무 보고 싶네요! 할머니가 해주시던 도시락도 그립구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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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아트 트립 - 일생에 한 번은 중세 미술 여행
김현성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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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이탈리아! 어서 빨리 건강하게 코로나사태를 극복하시길! 그래서 다시 한번 전세계인들에게 아름다운 피렌체, 아시시, 파도바의 거리를 걷게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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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수입니다 - 도올의 예수전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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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과 인간의 아들인 예수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원의 의미를 명확하게 밝히고 역사의 맥락속에서 사실적 의미와 문학적 의미를 해석해 내는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에 대하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인간인 내가 이런 예수님이었으면 하고 바라던 예수님의 모습이 이책에 많이 서술되어 있어 마음이 훈훈하다!

엘그레코의 그림에서 묘사된 예수님의 이미지를 조금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게 된것 같은 느낌은 보너스인가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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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0-03-19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한국일보에서 이 책 관련 도올 선생 인터뷰 읽고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읽으셨군요. 그 기사 읽고 많은 부분이 동감이 가더라구요. 원래 예수님은 민중운동가, 휴머니스트인데 지금의 기독교가 신격화의 대상으로만 변질시켰다는 비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막시무스 2020-03-19 21:56   좋아요 2 | URL
신의 아들이 아닌 사람의 아들이라는 측면에서 막연하게 제가 생각했던것들에 대해 도올 선생님이 단어나 역사의 기원부터 시작해서 소설처럼 쉽게 설명해 주셨어요!ㅎ 건강하고 즐거운 독서되십시요!
 
나의 서양사 편력 2 - 근대에서 현대까지
박상익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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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읽어왔던 1편을 끝내고, 나의 서양사 편력 2편은 주말을 이용해서 한 호흡으로 읽었다.

 

2편은 1편에 비하여 느낌이 덜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일부 이야기들은 역사에 교훈을 맞춘다는 느낌이 드는 이야기도 있었고, 교훈에 역사를 끌어들인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책 내용중에 기록하고 생각해 보고 싶은 강렬한 이야기가 두편이 있어서 오늘은 그중 한편을 소개하려고 한다.

 

2차대전 이후 프랑스에서는 나치정권에 부역한 언론인과 문인들에 대한 숙청작업이 있었다고 한다.

 

관용론자들은 "청산론이 프랑스 국민을 '저항운동가'와 '부역자'로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에 토대를 두고 있음을 지적하고, 정치적 차원을 벗어난 기독교적 사랑과 자비에 호소했다고 한다.

 

반면, 카뮈,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 등으로 대표되는 청산론자는 "청산 작업에 실패한 나라는 결국 스스로의 쇄신에 실패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결국, 파리의 부역자재판소에서 재판 받은 작가와 언론인 32명중 무려 12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그중 7명이 처형되었다고한다.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왜 돈으로 부역한 기업가들보다 말과 글로 부역한 자들이 더 큰 벌을 받아야 하는가?"

 

이 질문에 작가 베르코르는 단호하게 답하였다고 한다.

 

"기업가를 작가와 비교하는 것은 카인을 악마와 비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카인의 죄악은 아벨로 그치지만 악마의 위험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읽으면서 작가에 관해서 보다는 오늘날의 언론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문득 생각이 미쳤다.

 

그 생각이 오랫동안 머리에 남아서 책의 내용을 옮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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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seuk 2020-03-11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반민특위를 생각합니다.

막시무스 2020-03-12 13:11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책 내용도 우리나라의 반민특위를 결론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ㅎ
코로나 없는 건강한 독서하시기 바랄께요!ㅎ
 
서양미술사 (반양장)
E.H.곰브리치 지음, 백승길 외 옮김 / 예경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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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전인가 여름휴가때 도서관 에어콘 바람에서 피서를 즐기며 이 책을 보았었다.

 

올초에 이집트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읽어 볼까하는 마음에 책을 펼쳤다가 엄청난 무게감께 참깨를 흩어 놓은 듯한 깨알만한 글씨에 덮었었는데, TVn의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 이 책에 대한 방송을 접하고 용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완독했다.

 

누군가 고전이나 벽돌책은 책이 주는 교훈보다, 책상에 오래 앉아서 끝까지 읽어내는 인내심을 얻는 것이 더 큰 소득이라고 말했던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유명한 서론의 시작인 <미술(ART)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라는 첫 줄은 참 멋진 문장이다. 결국, 미술이란 그 시대를 만들었던 사람들의 시대정신, 느낌과 감정 등을 그 시대의 미술가들이 표현하고,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의 좋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초입에서부터 현대미술의 작품까지 둘러 보면서,

 

"미술의 역사는 시대가 제시하는 지배적인 사상에 맞서서 동 시대가 지배하는 사상이나 개인이 물들어 있는 습관과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며 탄생시킨 변화하는 생각과 요구들의 역사"라는 작가의 말을 상기해 본다면,

 

전시 작품들이 보여주는 표면적인 아름다움, 역사적 교훈, 표현하고자 하는 정신이나 감정 등의 건너편에 숨어 있는 지독한 편견과 지배적인 사상에 투쟁하는 작가들의 처절한 고뇌를 보다 더 잘 이해하고 느낄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값비싼 유럽 미술관 여행이 아니더라도 서양미술 관련 책이 주는 묘미가 이런 것이 아닐까? 색과 형태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화가들과 작품들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 말이다.

 

서양미술이나 미술사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 곰브리치의 미술사가 필수도 아니고, 어쩌면 새로운 발견이나 이론의 등장으로 노쇠하고 가독성 또한 그렇게 훌륭한 것도 아니겠지만, 지금 현재 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미술서적이 이 노작에 빚지고 있음을 생각해 본다면 동 분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노교수의 역작을 한번쯤 읽어 보는 것도 서양미술을 바라보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나는 곰프리치 서양미술사 읽은 사람이다!라는 건전한 허영심!과 많은 서양미술 서적의 탄생에 언덕이 되어준 존경심!으로... 

 

5년쯤 뒤에 다시 만나요! 곰브리치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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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a 2020-03-08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곰브리치 서양이술사 읽은 사람입니다. 1983년도에.^^

막시무스 2020-03-08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등학교에서 크레파스로 그림그리던 시절에 보셨군요!ㅎ
이 책의 역사가 피부로 느껴집니다!ㅎ
왠지 시간의 끈같은걸로 연결되는 기분 좋은 묘한 느낌이 드네요!ㅎ
코로나 조심하시고 즐거운 휴일되십시요!ㅎ

북프리쿠키 2020-03-08 12: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막시무스님 책에 붙여놓은 포스트잇이 저와 똑같은 모양으로 많이 붙어있네요..마치 제 책을 보는듯 했습니다..^^; 저도 여러책 더 읽어보는 것보다 이 책 한번 더 찬찬히 읽어보고 싶네요^^

막시무스 2020-03-08 18:04   좋아요 0 | URL
평소에는 잘 붙이지 않는데 두번째 읽는 책은 뭔가 해야할것 같아서 붙여 봅니다!ㅎ 여유가 있으실때 느리게 한번 다시 보십시요!ㅎ 코로나 없는 즐건 휴일되십시요!ㅎ

비로그인 2020-03-14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저리도 열심히 읽으셨음요. 책이 마구 탐나네요 ㅎㅎㅎ 아직 안읽어본거라 발동동한다죠. 저거 새거로 사고픈데 가격대가 조큼 있더라고요 문고판은 쪼마내서 그림보기 안타까울까봐 적립금 모으고 있는데 한 10년 모이면 득템할수도 ㅎㅎㅎ

막시무스 2020-03-14 21:04   좋아요 0 | URL
뭔가 기념으로 남기고 싶어서 그냥 붙여 본건데 칭찬해주시니 쑥스럽네요!ㅎ 꼭 득템하셔서 곰브리치 문하로 입문하시길 기원합니다! 코로나 없는 건강한 휴일 되십시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