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상반기에 많은 책을 읽었다. 과학관련책보다는 일반소설이나 미스터리소설들이 대상이다보니 책 읽는 속도가 빨랐고 관심 있는 책들은 구입하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가장 재밌게 읽은 소설은 퍼핏쇼와 출입통제구역이었는데 퍼핏쇼는 작가의 이력(범죄 관련 논문을 쓴 사회복지사)이 흥미로워, 사회복지사가 직업이니 얼마나 다채롭고 특이한 사람들을 만났을까, 읽었는데, 살인의 동기와 결말이 기존의 다른미스터리와 비슷해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은퇴한 후 첫 작품이 이 정도의 완성도 높은 장편의 글을 썼다는 건 놀랍다.

잭리처 시리즈는 처음 읽었는데, 너무 시원하다. 기존 문학 이론에서 말하는 이야기나 캐릭터간의 갈등 구조는 개나 줘버려!!! 라는 액션을 취하며 작가 자신만의 서사를 만들어내 독자에게 읽은 시원함을 선사했다. 이북 600페이지 정도였는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액션 영화처럼 소설에도 때려부수고 제거하고 갈등은 커녕 사건 진행 과정이 고속도로 타는 것처럼 시원 통쾌하게 달리고 주인공과 그의 협력자들은 적을 대하는데 있어 거침없이 하이킥! 기존의 문학 문법 없어도 재밌게 쓸 수도 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

맡겨진 소녀는 6월30일 마지막 날 읽었는데, 쪽수가 이렇게 적은지 몰랐다. 이북으로 100페이지 안 되서 두 시간 정도 읽을 분량의 중편이었다. 장소 배경은 아일랜드고 시대 배경은 아마 80년대 같은데.. 시대 배경 정보가 딱 하나 있었는데, 찾기 귀찮아 그만두었다. 맡겨진 소녀가 처한 상황은 어느 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경제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형제는 많아 부모나 자매간의 끈끈한 결속감이 끊어진… 기댈 데 없는 그런 가정의 모습 말이다.

작은 작품이라 크게 기대하고 읽지 않었지만 예전에 초원의집이 연상된 푸른 서정적인 느낌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딱히 작가가 거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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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7-03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잭 리처 재미나죠?
저도 한 두 권 읽었었는데 진도 팍팍 나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올 상반기에 일 다니시면서도 책 많이 읽으셨네요?^^

기억의집 2023-07-03 19:03   좋아요 1 | URL
나무님 종종 페이퍼에 올리셨죠!! 전 잭 리처의 명성에 비해 처음 읽었는데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ㅎ 일은 이틀 일해서 시간도 남아돌고 무엇보다 정치 유튜브 안 들으니 시간이 널널해서 책밖에 읽을 게 없더라고요. 진짜 너무 서글픈 현실이예요. 현실이 개떡 같아서 그나마 위안이 된는 게 책읽기라니… ㅠㅠ
 

https://youtu.be/d4AoMU8aEP8

소설가 빼고 다른 분야의 여성이 쓴 책이라면 당장 읽던, 나중에 읽던 상관 없이 무조건 구매한다. 특히 과학책의 경우는 여성과학자에 관한 것이나 여성과학자가 쓴 책이면 두 말 할 것도 없는데, 이번에 과학자는 아니지만 형사계에 여형사라니 그것도 수십년 근무한 후 은퇴한 여형사 이야기라니, 이건 무조건 구매각이야!!! 싶어 방금 구매했다.

박미옥 형사를 처음 알게 된 건 한달 전에 팟빵 크라임을 통해서였다. 그 날도 팟빵 크라임에 뭐 올라온 게 있나 싶어 찾아보다가 홍은동여중생 사건(ft. 박미옥형사)라고 떠 있길래,초대 손님 나오는 거 별론데… 들을까 말까 조금 망설이다가 딱히 들을 만한게 없어 영혼 없는 맘으로 틀었다.

그러다 오홋, 이게 왠일!!!박미옥형사님의, 김피디 그리고 배상훈 프파의 대화에서 전혀 밀리지 않은 수사 전개 진행담 그리고 범죄 수사의 원칙과 철학등. 김피디가 박미옥형사님 소개할 때 때 수십년 형사로 근무한 후 은퇴한 분이라길래, 저 분야에서 수 십년 몸 담을 정도면 보통 여자는 아니구나 싶었는데 진짜 보통분이 아니였다.

시체 썩은 냄새와 피비린내나는 현장에서 범인을 찾기 위한 헌신, 단순히 직업인으로서의 형사가 아닌 사명과 헌신의 마음 가짐을 갖지 않었다면 범죄 수사에 절대 수 십년간 고군분투하지 못했을 것이다. 죽은 자의 한을 위해 죽인 자를 쫓는 수십년간의 사회적 책무를 다한 형사 박미옥의 삶의 궤적을 같이 걸어가 보련다.

박미옥형사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방송 강연 글등 여러 매체에서 자주 뵙기를!!!

덧 : 박미옥 형사님께서 출연하신 유투브 크라임을 링크 걸었지만 팟빵 크라임에서 들으면 더 긴 분량의 박미옥 형사님의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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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6-18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인 줄 알았는데, 실존인물의 이야기라니.....

기억의집 2023-06-18 14:50   좋아요 0 | URL
형사과장으로 은퇴하시고 쓴 에세이더라구요. 오늘 주문해서 낼이나 낼모레 받는데 기대하고 있어요. 밑줄에 인용된 글 읽어보면 형사생활에서 얻는 통찰력이 대단하신분 같아요!!

서니데이 2023-06-29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베스트셀러 검색하는데, 이 책이 있었어요.
재미있었으면 좋겠네요.
기억의집님, 장마가 시작되고 비가 자주 오면서 덥습니다.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2023-06-30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30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6-30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쓰이치의 작품을 즐겨 읽었는데 근 몇년동안 그의신간이나와도시큰둥했다. 뭔가 미스터리쪽의 구성이 흐물흐물해져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없어졌다고 보는 게 정확한데, 그러다 우연히 기치조지의 아사히나군의 나카타 에이이치가 오쓰이치의 다른 필명의 작가라 해서, 깜짝 놀라 다시 그의 몇권의 작품을 읽었다.

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은 개인적으로 가장 비선호하는 연애소설이라, 아마 알라디너들의 호평의 호평이 이어져 구입하긴 했지만 몇 년을 책장 한 켠에 쳐 박아 두었다가 우연히 읽은 후, 정말 재밌고 신선해서 일본의 기치조지를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이 되었다.

연애소설 읽고 기치조지까지 가고 싶게 만들었던 작가가 돌아돌아 오쓰이치였다니, 역시 필력 하나는 대단한 작가구나!! 다시 흥미가 동해 그의 작품을 검색해 보니 메리수를 죽이고와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가 읽을 만한 것 같아 근처 도서관에 가 빌려 와 읽었다

메리수를 죽이고,는 오쓰이츠와 다른 필명으로 쓴 단편인데, 가장 오쓰이츠다웠던 염소나리친구가 개인적으로 가장 베스트였고(여기도 기치조지가 나오네), 베스트답게 결말 부분에서 눈물이 나왔다. 피해자가 죽었어야하는 안타까움과 이러한 결말이 맞나하는 어이없는 상실의 슬픔…

메리수를 죽이고,는 엉뚱발랄 기분 좋게 만드는 단편이었는게, 메리수란 용어가 작품에서 작가의 대리만족 캐릭터라는 건 처음 알았다. 아마도 일반 소설에도 미스터리 소설에도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인데, 메리수라는 용어를 잘 활용해 등장 인물의 삶을 워너비캐릭터로 만든 매력적인 단편이다.

그 외 단편들도 오쓰이치의 다른 느낌의 작품들이어서 수작까지는 아니지만 괜찮다.

오쓰이치의 다른 부캐릭터 나카타 에이이치의 장편 오늘 너를 다시 만난다,는 결론부터 말하면 끝까지 못 읽었다. 뭔가 나와 맞지 않아 중간도 못 읽고 내려 놓았다가 몇 번 시도끝에 포기했다. 타임슬립 형태의 소설임에도 주인공이 어색해 읽는데 실패한 것이다.

오쓰이치의 일곱번째 방의 범죄적 상상력이 무서움으로 각인된 작가라 그 후 꾸준히 읽게 되었는데, 나이가 드니 오쓰이치의 상상력도 선해 진다. 아마 다시는 zoo(일곱번째 방)나 goth 같은 공포스러운 범죄적 상상력은 다시 읽을 수 없겠지만 오쓰이치가 부캐릭터들을 만들어 여러 쟝르의 작품을 만들어 독자에게 색다른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건 언제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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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3-06-18 0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로맨스 소설 싫어하는데 기억의 집님이 좋다고 하시는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기억의집 2023-06-18 11:56   좋아요 0 | URL
프님, 저도 로맨스 쟝르는 거의 안 읽는데 기치조지는 진짜 진짜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 심지어 기치조지라는 지역에 가 보고 싶을 정도인데, 저 최근에 기치조지 갔다 왔어요!!! ㅎㅎㅎ 아들애 잘 사는지 겸사겸사 가서 기치조지 한바퀴 돌고 왔어요. 정치적으로 일본이 밉지만.. 가보니 참 아기자기 하고 이쁜 동네였어요!!! ㅎㅎ
 

두 작품 다 재밌게 읽었고, 우연히도 두 작품 모두 작가가 남녀 주인공을 내세워 시리즈물로 생각하고 있다. 벌써 퍼핏쇼의 크레이븐은 포와 틸리 시리즈가 몇 권 더 나온 것으로 아는데, 다음 권에서 두 콤비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다만, 두 작가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남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건 좋은데, 두 주인공이 사건으로 만나 사건 해결로 끝내는 사이이기를, 늙은 남자 주인공 앞세워 꼭 젊은 여주인공이랑연애 이야기를 풀어내지 말고 사건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몇 년 전에 스티븐 킹의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60대의 은퇴 형사 빌 호지스가 40중반의 여주인공이랑 사귀는 설정에서 뭐야!! 사십대 여자가 할아버지를 좋아한다고! 킹이 오버 설정하네, 아무리 소설이어도 육십대 초반의 남자와 엮이게 하는 건 너무하네 싶었는데,

저 두 작품도 어린 여자와 늙은 남자 구도이다. 다음 시리즈는 적당히 각자 연애하는 구도였으면 좋겠다. 두 콤비 연애썰도 세네살 차이면 그런가부다 하지, 이건 뭐 열 몇살 차이나게 설정해 놓고 뭐 하자는 건지.

제발 부탁인데, 사건에만 집중하기를. 나이 차 나는 연애썰은 아무리 둘 사이가 험악한 사건으로 끈끈해졌다 하더라도 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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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뢰성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리드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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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인가 도서관에 갔다가 요네자와 호네부의 흑뢰성이 신착 도서 서가에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16세기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라 애시당초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막상 서가에 꽂혀 있는 표지를 보니 한번 읽어볼까! 호네부의 작품 중 부러진 용골 빼고 다 읽었는데, 이왕 도서관에 온 김에 호네부의 최신작에 도전해 볼까, 읽다가 힘들면 중간에 포기하면 되지하는 가벼운 맘으로 빌렸다

미스터리 작가 유형중에 호네부는 특이한 인물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작품의 뿌리는 미스터리이지만 여러 형식의 기법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빙과 같은 고전부 시리즈나 소시민 시리즈, 이보다는 약간 더 진지한 미스터리인 야경이나 리커시블, 책과 열쇠의 계절, 안녕 요정같은 일반 미스터리, 여기서 좀 더 세게 말고 나가는 본격 미스터리인 인사이트밀, 왕과 서비스 그리고 부러진 용골(부러진 용골은 읽지 않었지만 대충 책소개 읽어보면 진지함이 뿜어져 나와 이 부류가 아닐까)등

가벼움과 진득함이라는 작품의 무게 사이를 맘대로 들락거리는 몇 안 되는 작가라는 것이 이 작가 작품의 특징이다. 도서관에서 빌린 흑뢰성은 진지한 무게추가 움직이는 작품답게 처음에는 읽는데 애를 먹었다. 시대 배경이 너무 낯설고 익숙하지않아 초장부터 읽기를 포기할까 했는데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술술 읽힌다.

읽다가 왜 작가는 아리오카성에서 벌어지는 반란의 과정에서제목을 흑뢰성이라고 지었는지 궁금해 찾아보니 흑뢰성의 뢰가 감옥할 때의 옥자와 같은 의미라는 것이다. 그러니깐 풀어보자면 검은 감옥 성, 아리오카성의 지하 감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이건 성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반란중 감옥에 갇혀 있는 상황임을 빗대어 지은 제목인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이 성이 점차 고립되어 가는 모습과 성주 무라시게가 힘을 잃어가면서 보이는 비겁함이 묘하게 크로스 되면서 묘사된다.

작가가 16세기 배경으로 쓴 것은 아마 이 작품이 처음일테고 일본에서는 나름 화제 되고 인기를 끌었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일본 역사에 대해 1도 모르는 나로서는 재미를 떠나 16세기의 일본을 읽어내기는 만만치 않아서 적극 추천할만한 책은 아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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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5-11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어제 들어와 보니 비채에서 나온 책들이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다더군요. 책은 안 사면 좋겠는데 그거 알고나니까 심장이 마구 뛰더군요. 아직 희망이 있구나 아직 책을 싸게 사 볼 수 있는 희망 말예요.ㅋㅋ
암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기억의집 2023-05-11 10:00   좋아요 0 | URL
비채가요?? 출판사 상황이 안 좋은가요? 저도 비채 가 봐야겠네요!!

기억의집 2023-05-11 10:02   좋아요 0 | URL
비채 둘러보니 가격 할인 안 하는데요!!

stella.K 2023-05-11 10:16   좋아요 1 | URL
이벤트 페이지에 보면 나와 있어요.
국내도서에서 이무 책이나 클릭해도
중간쯤에 나와 있구요.
6월 7일까지 한다는군요.
아마 스맛폰으로는 잘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요.

책읽는나무 2023-05-12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이 책 제목을 많이 접했어서 읽어 볼까? 호기심은 일었는데...일본 역사 관련 미스터리 물인가 보군요? 이것 참..ㅜㅜ

기억의집 2023-06-16 21:04   좋아요 1 | URL
나무님 댓글 지금 봤어요. 미안함요. 한동안 북플 안 들어와서.. 댓글 다셨는지 몰랐어요!! 어느 정도 넘기면 재미는 있는데 적극추천은 아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