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닐 게이먼과 데이브 맥키의 그림책을 뒤적거리다가 나귀님이 그들의 초기작 <흑란>에 대한 썼던 글이 생각나 다시 한번 참고하려고 갔더니 지난 글들이 다 지워진 것을 발견했다. 사실 그 순간 쇼크! 먹었다. 가슴이 철렁거리고 두근거리더라. 개인적으로 나귀님의 자료와 글이 나의 독서 지침서나 다름없었는데, 본인이 따로 글을 저장하고 다 지운 것인지..아니면 무슨 심경의 변화로 저장 없이 싸그리 몽땅 다 삭제한 것인지..... 초창기 때부터 작년 6월까지의 리뷰나 페이퍼는 따로 프린터해 보관해 놓고 있지만, 그 이후의 글들은 귀차니즘의 발동으로 따로 저장하거나 프린터 해 놓은 것도 없건만. 이런 날이 올 줄이야.....나귀님, 다시 자료들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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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랑 어깨 들썩이며 듣고 있는 브아걸의 my stlye - 여러분한테는 딱 내 스탈의 남자 없으신가요? 솔직히 고백하면 저......있어요. 애아빠냐구요! No. (웃자고 올리는 포스트예요! 바람난 거 아니니까 읽고 웃어주세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괴소소설의 단편 모음중에 이런 내용의 단편소설있습니다.지독한 구두쇠 할머니가  갑자기 엔카 가수에 빠져 그의 공연이라면 무조건 쫒아 다니는, 나이 들어 늦바람 난 이야기가 실려있는데, 그 땐 그 단편 읽으면서, 일본아줌마들의 욘사마 사랑을 떠올리며 픽, 웃으며 그러려니 했습니다.  게다가  그 때 언니가 일본 배우 기무라 타쿠야가 너무 좋다며 그의 사진을 핸폰에 저장하질 않나, 팬카페에 가입하질 않나, 안하는 짓에 야, 니 미쳤냐 ! 형부보면 어떻하려고! 하며  나한테는 절대 그런 일이 날리가 없다는 듯히 웃어 제쪘습니다. 푸하하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어머, 이거 왠일입니까!  저한테도 가슴 콩닥거리는 남자가 생겼습니다. 남편, 아니라니깐요!

 

 

바로 이 남자! 브아걸의 my style 노래말처럼 딱 내스타일의, 웃는 모습이 너무 매력적인 리로이 제스로 깁스!!!!!!!!!!!! 마크 하몬입니다.






 카야악~~~~~~~ 옵파~

아후, 나  어느날 이 미드보다가 이 남자의 이 웃는 모습에 반했잖아요. 제가 미드 중에서 콜케하고 이 ncis 좋아하는데, 마크 하몬 보는 재미에 더 꼬박꼬박 챙겨본다는 거 아닙니까. 한때 일본아줌마들의 욘사마 사랑을, 언니의 키무라 타쿠야 사랑을 , 중년아줌마의 발악이구나, 주책 좀 그만 떨어라 하며 이해하지 못하며 비웃음을 보냈는데,  지금은 다시 불어오는 그들의 설레이는 연애 감정을, 꺾여진 나이의 먼 발치의 사랑을 이해합니다. 이젠 설레이는 연애감정보다는 신뢰와 편안함으로 대하는 남편, 이젠 예전의 감정은 다시 맛보지 못하겠구나 싶었는데,  중년 아줌마의 핑크빛 바람이 꽃바람처럼 타고 오더란 말입니다. 핑크빛으로 세상이 보이냐구요? 그럼요, 이런 기분, 애아빠 만난 이후로 처음인걸요. 바람난 것도 아니고 우울하고 암울한 세상에 이 정도 기분 안 내면 어떻하겠어요. 대리만족! 근데 제가 마크 하몬 좋아하면서 안 사실인대요. 저는 나이 든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마크 하몬의 젊은 시절의 모습인데, 무척이나 잘생겼죠! 잘생기는 했는데, 저를 유혹하는 모습은 바로 나이 든 지금의 모습이네요. 52년생이니깐 거의 환갑 다 되간다는..... ncis에서 무척이나 까탈스럽게 나오는데...그 모습마저도 사랑스럽다는.(그냥 웃어넘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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サンタのおばさん

    
 우리나라초판 산타아줌마의 겉표지

 현재 산타아줌마의 겉표지

성정체성을 다룬 히가시노 게이고의 <짝사랑>에서 연극대본으로 줄거리만 대강 나오는 것으로 기억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가 나중에 따로 이 <산타아줌마>를 동화로 일러스트 삽입하여 한 권의 책으로 낸 것이 바로 위의 책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성격하고는 전혀 다른 동화라 좀 뜨악했지만(사실 아니,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런 책도 쓸 줄 안다말이야, 하고 놀랬다고 하는 게 더 맞겠죠!), 아주 좋았어라고 하는 것 좀 허풍이지만 전 무난하게 읽었습니다. 이 책 읽으면서 히가시노 게이고는 결혼을 했을까? 했으면 애는 있나? 작품 성격상 아기자기한 맛은 없던데... 아내한테는, 아이들한테는 어떤 아빠일까? 무뚝뚝한 아빠 아니면 닭살 아빠 ? 하고 궁금했더랍니다. 나이가 들수록 나 살기 바뻐 타인의 사생활은 덜 궁금한 법인데 말이죠. 히가시노 게이고가 다루는 주제가 좀 독특하잖아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사물을 보는 눈이 건조하다기보다는 차가워요. 전 히가시노 게이고 한국에서 나온 작품 거의 다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없었어요. 어떤 작가의 작품을 계속 줄기차게 읽으면, 캐릭터에 동해 읽은 경우가 많은데, 이 작가는 그런 매력덩어리의 캐릭터는 없다는 거죠. 그냥 이야기가 재밌어서 계속 찾는 정도.

<산타아줌마>는 기존의 산타할아버지 대신 산타엄마를 내세웁니다. 글쎄, 천하의 히가시노 게이고가 페미니스트란 소릴 다 듣겠네! 라고 할 정도로 그의 작품 속의 여주인공들하곤 일치하지 않죠! 근데, 전 이 작품 읽으면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말하는 엄마가 아니 여자도 산타가 될 수 있다라는 주장보다도 일러스트에 관심이 가더라구요. 여성적인 라인과 깔끔한 색채가 한 눈에 들어와, 이 스기타 히로미라는 일러스트 작가에 관심이 저절로 생기더라는. 그래서 이 아마존 들어가 히기시노 게이고 한자를 여기 인터넷서점에서 복사해 아마존 들어가 검색했더니,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볼 수 있었더랍니다. 다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작품이 많습니다. 제 생각엔 여성 일러스트 작가 같은데... 우리나라 책날개에는 59년생이란 것밖에 작가 소개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나이에 비해 일러스트가 상당히 젊고 여성적이예요. 그 나이에(40대 초반에 이 작품의 삽화를 그렸습니다.)  이런 젊은 화풍을 갖는 다는 게 쉽지 않는데...  좀 더 있으면 일러스트 풍이 바뀔려나..저도 아주 많은 일러스트를 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나이가 들면 일러스트도 나이가 듭니다. 아주 미묘하든 아니면 급격히 라인이든 색채든 무엇인가가 변합니다. 아무리 일러스트 작가가 자신의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해도 세월을 못 비켜나간다는 거죠. 하지만, 이 스기타 히로미가  그린 겉표지를 보면 이 작가는 기존의 자신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검색 결과에 나온 겉표지만 봐서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그 나이에 이런 영(young)적인 분위기의 라인과 색채를 구사하기 힘든데 말입니다. 그래 이 작가의 일러스트에 혹해 한 번 구입하기로 했는데 바로 구입한 책이 밑의 30층 어쩌구저쩌구 하는 책입니다.  사실 몇 권 더 구입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서....그림 많아 보이는 밑의 책을 주문했었어요. (그 때 몇 권 주문했어야 했는데..... ) 아래  그림책은 30층 건물 속 사람들을 그렸는데, 여기에 산타 아줌마 연극이 나옵니다.  그녀의 이전 작품 산타아줌마란 작품을 생각하면 이 그림책 속의 산타 아줌마 모습 보고 웃음이 풋, 나오다는.

30かいだての30ぴき (おはなしえほんシリーズ)














여기 15,16층에서 산타아줌마란 연극이 상영되고 있네요^^








아이들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일본어를 몰라서~~) 디테일이 뛰어난 작가는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데 그림이 참 편안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일러스트 작가라는 것을 이 한 작품을 보면 알 수 있죠! 일러스트가 풍부해지는 사회가 되려면요, 튀는 작품보다 바로 이런 평범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많아야 해요. 이런 그림들 틈에서 보고 자란 아이들이 언젠가 정말 뛰어난 삽화가가 탄생하거든요. 물론 저의 생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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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cite mill 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일본 추리 소설을 읽으면서 유추해낼 수 있는 일본추리소설계는 일단 일년에 쏟아져 나오는 추리물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엄청난 물량  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시시각각  벌이며, 추리 작가들은 듣보잡한 아이디어와 사건 해결 위해 반전과 역반전으로 무장하며 매 순간 다른 작품보다 더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다 경쟁 속에서, 실로 놀라운 작품들이 나오는 한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경쟁은 간혹 유명 미스터리 작가들의 악소리나는 형편없는 허섭한 작품들을 양산하긴 하지만, 뛰어난 작품이 상호작용으로 추리 작가들의 미스터리 기질을 자극하면서 매년 신기에 가까운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숨 막힐 듯한 과다경쟁 속에서 2008년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0위에 오른 <인사이트 밀>은 추리광(이 책에 언급된 미스터리 작품을 들여다보면 작가가 고전 추리소설에 대한 오덕후가 아닐까!)인 작가의 축적된 미스터리 지식이 밀도있고 짜임새 있는 상상력과 결합하여 탄생한 놀라운 작품이다.(도대체 이런 작품이 10위면 1위는 어떤 작품일까 궁금하다는!)  

고전 추리 작가(품)들, 특히나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들에 대한 오마쥬라고 할 수 있는 이 <인사이트 밀>은 갈수록 트릭이라는 기묘한 장치로 진화하는 요즘 일본 추리소설의 대세와 달리, 얄팍한 트릭과 혀를 내두를만한 반전은 없다. 작품은 햇빛 하나 안 들어오는, 폐쇄된 암귀관이란 공간 12명의 사람을 가둬 놓고 다음엔 누가 죽을 것인가하는 호기심과 공포를 그리고 범인은 누구일까라는 전통적인, 사건 해결에 대한 갈망으로 독자를 유인하는 책이다. ( 아가사 크리스티의 <아무도 없었다>의 형식과 유사하다는) 누가 죽였을까?의 추리의 기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하여 아가사 크리스트의 추리소설처럼 등장인물 전원이 다 죽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다음 차례는 누구인가? 하는 호기심과 의문이 끊임없이 지배한다.  

고전 추리 작가(품)들, 특히나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들에 대한 오마쥬라고 할 수 있는 이 <인사이트 밀>은 갈수록 트릭이라는 기묘한 장치로 진화하는 요즘 일본 추리소설의 대세와 달리, 얄팍한 트릭과 혀를 내두를만한 반전은 없다. 작품은 햇빛 하나 안 들어오는, 폐쇄된 암귀관이란 공간 12명의 사람을 가둬 놓고 다음엔 누가 죽을 것인가하는 호기심과 공포를 그리고 범인은 누구일까라는 전통적인, 사건 해결에 대한 갈망으로 독자를 유인하는 책이다. ( 아가사 크리스티의 <아무도 없었다>의 형식과 유사하다는)

돈이 궁한 12명의 사람들이 시급이 112,000원이나 되는 구인광고의 정보를 읽고 그 곳에 응모한다. 응모에 뽑힌 12명의 사람들, 그들이 안내된 곳은 암흑관이란 고립된 지하공간이다. 7일간의 실험을 위해 주최측에서는 여러가지의 규칙을 정하지만 살인조차 선동되는(incite) 곳으로 바뀐다. 자, 이제  매일 매알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일상의 도덕성은 무시하자. 살인, 욕망, 이기심같은 우리 안에 언제나 웅크리고 있는 모난 마음을 풀어헤칠 수 있는 공간 안에서, 나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는 공포와 살아남아야 한다는 투쟁 속에서 11명의 괴물들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장난이나 눈가림은 절대 없다. 죽음은 이제 가까이 있고 서로에 대한 믿음은 불신으로, 살의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단숨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사건은 빠르게 진행된다.  작가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잘 모르겠지만 12명의 심리적인, 내면적인 고뇌의 모습은 드러나지 않으며 심지어 작가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정보도 선뜻 다 내놓지 않는다. 그래서 독자가 살인에 대한 동기는 분명하지만 범인을 유추하기가 꽤 힘들다. 오로지 사건에만 치달을 뿐. 엔터테이먼트로 충분한 살인에 즐거움만 있을 뿐이다.  작가가 곳곳에 뿌려대는 고전 미스터리와 연관된 죽음의 실마리는 사건의 흥미를 더하고 특히나 D-6,7일의 종반부는 책에서 손을 내려 놓지 못하게 한다. 작가가 비윤리적인 부조리한 상상력을 인정하는 독자만 계속해서 읽으라고 경고한 것처럼, 로맨스 소설보다  사람 한명이라도 죽어 나가는 작품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읽는 내내 즐거움을 선사받으리라. 작가의 경고처럼 이 책은 도덕적인 잣대로 읽기보다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상상력의 산물로 읽어야 즐거울 수 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데 웬, 즐거움! 이라고 들이대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고전 문학을 읽기를.

그리고 유키 리코후코를 무시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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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cite mill 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살인을 즐기는 당신, 당신을 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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