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님 페이퍼에 올라 온 크리스마스 트리 보고 3개 만들어줍사고 부탁했고 12월 중순 크리스마스 분위기 최절정일 때 받은 것 같다.  

받고 나서 크리스마스 트리가 앙증맞아 도착 인증샷하고 몇 장 찍어, 크리스마스쯤해서 이 노래 북유럽의 금발미녀가 재즈풍으로 부른 If I could wrap up a kiss와 함께 페이퍼로 올려야지 했다가 개인적으로 바뻐 여기 들어 올 시간도 없고 작성할 시간도 없어 차일피일 미뤘던 크리스마스 트리 인증샷.  

    

 

하이드님표 크리스마스 트리가 도착했어요.
실제 받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작더라구요. 저 뒤의 외장하장보이시죠.
그 외장하드 키와 거의 비슷했는데, 첫 인상은 앙징맞다,였어요.
트리가 작고앙증맞고 귀엽다 보니 저의 집 두 아이들은 냅다 달려와 서로 차지.
각자 방에 자기가 좋아하는 위치에 갖다 놓은 것을  

  

저의 집 골목길에다 다시 배치.  

집에 있던 전구도 트리에 걸치고, 밤에 저 전구 켜면 집이 반짝반짝 

  

반짝반짝 빛나는 화려함에 울 딸이 가만 있을리가 있나요. 

계속 만지막 만지막 

 

울 둘째가 꾸민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엉망진창으론 꾸며 놓고는 이래야 더 반짝반짝거린다고 박박 우겨서. 

크리스마스 내내 이렇게 반짝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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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11-01-03 22:12   좋아요 0 | URL
트리를 불빛으로 덮었네요.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가 가장 아름답죠.
커다란것보다 작고 앙증맞아서 크리스마스가 아니여도 장식용으로도 예쁘네요.


기억의집 2011-01-04 08:21   좋아요 0 | URL
저는 저 반짝이를 트리에 맞에 조금 올려 장식했는데 그러면 덜 반짝인다고 둘째가 저렇게 했어요. 워낙 트리가 튼튼해서 애들한테 시달림을 많이 받았는데도 끄덕없더라구요^^

네~~ 그래서 크리스마스 지나서 치울려고 하다가 그냥 장식해놓고 있어요^^

희망으로 2011-01-03 23:07   좋아요 0 | URL
트리보다 뒤의 그림책에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저도 작년에 울 딸이 만든 미니 트리 신발장 위에 올려놓고 아직까지 치우지 않고 있답니다.
이젠 크리스마스도 정말 분위기 안 납니다.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계속 이렇겠지요.

기억의집 2011-01-04 08:2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런데 이명박이가 지지율50를 넘는다는 것이 이해가 안가요. 다들 거짓말 하나봐요.

너도 보이니는 사실 장식용이 아니여요. 딸애가 저 책을 너무 좋아해서 자기가 눈에 잘 띄는 곳에다 둔다고 한 곳이 바로 저기라서 두었는데 장식효과가 꽤 되더라구요.
물가나 좀 잡았으면 좋겠는데... 아주 장보고 나면 죽겠어요.

2011-01-11 22:29   좋아요 0 | URL
트리 정말 예뻐요!

트리를 포획한 색전등..ㅎㅎ

기억의집 2011-01-13 19:42   좋아요 0 | URL
ㅎㅎ 트리는 정말 귀엽고 앙증 맞더라구요.
계속 장식용으로 책장에 장식해두려고요. 딸아이가 하도 저렇게 해서 트리가 주가 아니고 반짝이가 주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알란파슨즈 프로젝트의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때가 중학교 다닐 때였다. 인트로 부분의 피아노가 어찌나 인상적인지 그 때 처음으로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때의 우리집 살림으론 피아노 학원은 당치도 않았을 때여서 피아노 배우고 싶다는 말을 입 벙긋하지 못했지만, 뭔가를 배우고 싶다는 욕망의 기폭제가 된 것은 이 노래였다. 친정엄마는 툭하면 하는 소리가 본인이 직접 나를 피아노 학원까지 데려가 피아노 배우게 하려고 했다는데...내가 완강히 거부했다는 것이다. 난 정말 그런 기억 없다. 억울하다. 도대체 누구의 기억이 맞는 건지. 

수 십년이 지나 며칠 전에 다시 생각나 엠넷에서 다운 받아 다시 듣기 시작했다. 역시 이 노래의 압권은 인트로의 피아노 플레이 파트이다. 알란 파슨즈는 원맨밴드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자기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모든 악기 연주를 다 한다. 보컬 빼고.

 

6시반에 자명종이 울린다. 일어나 먼저 텔레비젼을 켜고 이를 닦고 아침밥을 만들고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7시 반에 아파트를 나온다. 이것이 나의 일상이며 매일 도장 찍듯 반복된다. 지겹다고 생각 될 때도 있지만 도장 찍는 듯한 일상이 사실 나는 좋다.    
 

커피를 내리는 것도 나의 '도장'같은 일이나, 오늘은 어째 어제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커피를 내린 뒤 머그잔에 따라 마셨다. 무척이나 흐렸다.  

내일은 미사키상이 주선한 미팅날이다. 2개월이나 3개월에 한번씩 반드시 호출을 받는다. 미팅으로 애인을 사귈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것도 즐겁지 않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대체로 참석한다. 2,3개월만에 한번인 미팅, 이것 또한 나의'도장'에 포함 되어 있다.    

                                        - 우리의 도망 중에서   

집에서 쓸고 닦고 애들 키우고 삼시세끼 밥차리는, 특히나 5시 무렵에는 저녁밥은 뭘 해서 먹을까로 고민이라고 할 것도 없는 갓잖은 실존적 고민이 전부인 나 같은 아줌마에게도 몇년동안 열심히 찍은 도장이 있다. 풉. 알라딘과 예스.  

지난 몇 년동안 그 두 곳만은 출근도장과 퇴근도장을 열심히 찍고 돌아다니며 수다 떨고 좋은 글과 리뷰어를을 찾아 지적 자극을 받아 부지런히 책을 사 들이고 읽었으며, 그래서 어느 샌가 내가 정신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큰 폭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곳들이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질린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나의 도장 사이트에 무한한 매력을 느꼈고 해마다 식지 않는 애정을 보탰다. 정말 영원히 애정의 도장을 찍을 것만 같았다. 인간 관계 폭이 좁아서 그런 것일지 모르겠지만,난 살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렇게 많이 만나지 못했다. 절로 흥이 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더더군다나 온라인의 이런 공간에 더 매력을 느꼈던 것은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 분모이긴 하지만 관계는 직접적이지 않는다는 것. 직접 만나 서로의 감정을 탐색하고 눈치보고 서로의 흉허물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마침내 좋지 않은 감정으로 끝을 내는 직접적인 인간 관계대신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간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알라딘과 예스에 열심히 도장을 찍었던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무한한 애정을 보냈던 나의 도장 사이트들과 나 사이에 금이 간 것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인가보다. 일단 건강에 이상이 와 기운이 딸리다보니 오래 컴을 들여다볼 수 없었고 감정적 기복이 심해 앉아서 책을 읽기 힘들었다. 읽은 책이 없으니 이야기 밑천이 떨어지고 저절로 책 이야기로 가득 찬 이 곳에 들어오고 싶지도 않더라는. 아주 많은 날들을 도장 없이 보냈다.

수년동안 두 사이틀에 열심히 도장 찍었을 때는 알라딘과 예스가 전부였고 알라딘과 예스 없으면 소소한 일상이 재미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도장 사이트에 더 이상 관심과 집착이 가지 않으니 다른 것들도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젬병이었던 음식도 서서히 내 맛을 알아가고 재미없을 줄 알았던 가정 살림에 서서히 눈이 떠 가기 시작한다. 좀 더 일찍 책이 아닌 내 주변의 다른 것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사람이 평생 한 곳에 집착하기 보다는 늦더라도 서서히 다른 것 무엇인가를 알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책만이 아닌 다른 무엇가의 다른 도장도 내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도장 없으니깐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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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3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4 0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으로 2011-01-03 23:11   좋아요 0 | URL
여기에 안 들어온 이유가 살림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해서랍니까~~ㅎㅎ
방학이 한결 여유롭겠네요. 저야말로 이것저것 재미를 못 붙이고 있고 넘넘 무기력합니다.
친정엄니는 작년 말에 팔 부러지셨구요.
올핸 모두모두 건강하자구요. 날 따뜻해지면 운동이나 열심히 해볼까 생각하는데 될지 모르겠어요.

기억의집 2011-01-04 08:32   좋아요 0 | URL
희망님 그 먼 곳까지 갈려면 힘들겠다. 멀다고 안 가면 감정적 후푹풍이 장난 아닐텐데.... 나중에 친정엄마한테 두고두고 한 소리 듣지 않으려면 부지런 떨어야겠네요. 나이 드신 분이라 꽤 오래 걸리실텐데.

흐흐 예전에 애아빠 보내놓고 젤 먼저 알라딘과 예스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청소부터 하니깐요. 많이 변하긴했지요. 방학이라 귀찮긴해요. 참 낼 물만두님 리뷰발간집 모임에 가실 거에요?

다락방 2011-01-04 09:18   좋아요 0 | URL
저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암모니아 에비뉴 진짜 좋아해요, 기억의집님! (실예 네가드의 보이스도 좋아한다는 말씀을 잠시 드리고!) 근데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가 원맨밴드라는건 기억의집님 페이퍼 보고 처음 알았어요. 오와- 그랬군요! 제 엠피삼에도 암모니아 에비뉴가 있답니다. 음악이 뭐라고 해야 하나, 클래식한듯 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웅장하기도 하고, 저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에요. 어쩐지 감동 ㅠㅠ

저는 집에서는 알라딘에 들어오지 말자, 라는 생각을 갖고 지내고 있어요. 아니 그보다는 집에서는 컴퓨터 켜지 말자, 고 말이죠.

기억의집님, 기운이 딸리는 건 지금 어때요? 이제 좀 많이 회복되신 건가요?


기억의집 2011-01-04 10:27   좋아요 0 | URL
알란 파슨즈 음악 정말 좋죠. 알란 파슨즈는 오케스트라 같아요. 음이 웅장해서. 이 양반의 타임은 한때 라디오에서 시시때때로 틀어주던 시절이 있었는데..하도 들어서 저는 타임은 다시 들어도 감흥이 별로 없더라구요. 실예 네가드의 저 노래는 라이브보다는 스튜디오 음이 휠 좋아요.

요 며칠 하도 안 들어와서 저녁에 글 쓰긴 했지만 저 또한 저녁에는 가급적 안 들어와요. 밥 하는 시간에만 여유가 있어 들어오고.

휠 좋아지긴 했지만 오래 걷거나 힘든 일은 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일년 지나면 거뜬해 진다는데 헤헤 .. 고마워요^^

감은빛 2011-01-04 19:07   좋아요 0 | URL
직접적이지 않은 관계에 대한 말씀 공감이 갑니다.
이렇게 좋은 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알라딘이 좋습니다.

기억의집 2011-01-05 09:26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렇죠. 저는 초창기땐 예스에서 만난 분들 아직도 이어지고 있어요. 직접 만나는 것은 일년에 한두번이긴 하지만 간접적으로 덧글 쓰면서 자신의 생각, 의견등을 이야기하다보니 상대방에 대해 어느정도 감지하게 되고 그 선을 넘지 않다보니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알라딘에 거의 안 들어오지만 그래도 손에서 책은 떠나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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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페이지가량 읽고 있는데 상당히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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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11-01-0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시 번역이 어떤가요?
마크스의 산 읽고 헉!했거든요.

ㅎㅎ 저도 기억의 집님 따라서 오펜하이머 평전 읽을래요.
요즘 평전이 무지 땡겨요.^.~

기억의집 2011-01-04 08:35   좋아요 0 | URL
저는 마크스의 산은 90년대 간으로 읽어서 이번에 나온 번역은 잘 모르겠지만 조시는 그런대로 좋은데요. 오펜하이머는 들고 다니며 읽기가 힘들어 조시 읽고 있는데 가오루는 문장에 힘이 있어요. 상황 묘사를 보면 참 별 거 아닌데 분위기상 옹골찬 느낌이 나거든요.

오펜하이머 오늘 갔다주어야하는데... 낼 모레 또 빌려 읽을려고요. 재밌어요.

 

어제 아이들하고 MBC 가요대전을 보는데, 미스에이하고 조권이 리하나의 Umbrella를 자기네 스탈로 번안해서 부르는 대목에서, 애아빠가 무슨 노래가 저 따위냐,라며 툴툴거리길래, 

원래 쟤네들이 원곡이 아니고 리하나라는 가수가 부르는 곡이야, 리하나가 얼마나 저 Umbrella를 잘 부르는데....쟤네들은 노래보다 아무래도 비쥬얼(애들하고 보기가 어찌나 민망하던지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더라는)에 맞추다보니 그런가봐, 라고 응수해 주었다. 

울 애들은 미스에이하고 조권이 나와 부르니깐 좋아하던데, 미스에이하고 조권이 못 불렀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기엔 애들이 엄마 이상하네라고 생각할까봐 그리고 다른 누군가는 리하나보다 미스에이와 조권이 더 잘 불렀다고 할 수도 있으니깐 여기서 왈가왈부하지 않겠지만, 

사실 그들이 얼기설기 부른 Umbrella를 첨 들었을 때를 나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미드 Coldcase 5x19 에피소드의 오프닝 곡이었는데, 그 때만해도 리하나도, 08년도 최고 히트곡중 한곡인 Umbrella도 몰랐다.  

그런데 콜드케이스의 그 오프닝 곡을 들으면서 누가 부르는지 모르는 가수의 풍성한 음량때문에 머리가 쭈빗하게 설 정도의 설레는 감동을 받아서 그 곡을 누가 불렀는지 열심히 검색했던 기억이 난다. 열심히 찾은 덕분에 그 곡이 리하나라는 가수가 부른 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리하나라는 가수에 대해 알게 된 것.      

아시다시피 이 노래의 피처링은 비욘세의 남편 Jay-Z가 했는데 예전에 무슨 연예기사 보니, 제이지가 비욘세한테 생일선물로 섬을 그것도 통째로 섬을 사서 생일선물로 주었다는 기사을 읽었다. 풋, 1,2억하는 다이아몬드도 아니고 몇백억하는 섬을 사 주다니.  

솔직히 그 기사 읽었을 때 돈도 지랄이구나 생각했다.  

이 책 어디선가 이런 말을 한다.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고 사는 이 책의 주인공 변호사 양반은 미국 흑인 사회에 꽤나 동정어린 시선을 던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가 말하길, 자기도 미국에서 흑인으로 가난하게 태어나 자라면서 약물과 폭력에 쪄들고 그 세계에서 갇혀 그들의 좁은 골목이 외에는 모르는 그들이 불쌍하다고. 주저리 주저리 쓰고 있는데 나는 그 대목만으로 이 작가를 다시 봤다. 그 문구는 몇 문장 되지 않지만 그의 미국 사회를, 흑인 사회를, 빈곤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제이지가 비욘세에게 몇 백억하는 섬을 선물하는 대신에 흑인 사회의 커뮤니티에 그 돈으로 뭔가, 특히나 교육에 기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미국에서 흑인이 대성할 수 있는 길은 운동 아니면 엔터테이먼트인데, 교육의 확산이야말로 몇 명의 성공이 아닌 대부분의 흑인들이 제대로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생각을 하곤 하기 때문이다. 미드 혹은 책을 통해 알게 되는 미국 흑인 사회의 삶은 외부인이 보기에도 절망 이외의 삶밖에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 절망에서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도 보이지 않고.      

이 곡은 리하나의 Umbrella를 바닐라 스카이가 락 스탈로 부른, 뮤비는 느끼하긴 하지만 리하나의 뮤비를 흉내내 유머스러워서 꽤나 즐겨 듣는다. 어제 미스에이하고 조권이 리듬앤부르스 스탈도 아닌 그렇다고 클럽음악도 아닌 요상하게 믹스한 곡과 비교하면 원곡보다 더 뛰어나기 위해서는 어때야하는지 보여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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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1-03 15:5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기억의집님. 새해 즐겁고 건강하셔요.

음악을 틀었는데, 익숙한 곡... 너무 즐거워요. 비욘세는 섬을 선물받았군요.
저는 항상 음악이랑 가수랑 작곡자가 따로 놀아서, 비욘세라는 가수를 이름만 듣고 누군지도 몰랐는데....... 드림걸즈를 보다가 중간 즈음 노래도 못 할거 같은 여주인공이 listen을 부르더군요, 그래서 비욘세 라는 가수를 첨으로 봤어요. 놀랄 정도로 매력적이고, 노래도 잘 하고....... 거기에 섬도 선물도 받고. 부러운데여. ㅎㅎ

기억의집 2011-01-03 22:59   좋아요 0 | URL
앗, 안녕하세요. 마고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렇죠. 비욘세는 돈도 많이 버는데 남편에게 섬도 통째로 받다니. 완전 대박이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이혼할 때 그 섬은 어찌할 건지 궁금해요.^^
전 비욘세의 보컬은 좀 부담스러워하는 편인데 싱글레이디는 파워풀해서 좋더라구요. 그 두꺼운 허벅지가 그렇게 섹시하다니요. 그래서 통.째.로 섬을 선물 받았나봐요^^

scott 2011-01-03 22:22   좋아요 0 | URL
ㅎㅎ 흑인 가수들은 어쩜 이리 섹시 할까요
섬을 통째로 줄정도로 돈방석에 앉았나봐요.
콜드케이스 오프닝곡 사랑합니다.

가끔 엠채널 볼때면 비슷한 멜로디가 들려와요.
표절아닌 표절들~


기억의집 2011-01-04 08:39   좋아요 0 | URL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가수들 수입보면 제이지가 젤 많이 벌어들였다고 하는 것 같던데요. 마돈나가 보통 한해 600억원 넘게 번다는데 그것보다 더 많이 버나봐요. 진짜 10,20억 단위도 아니고 돈을 끌어모으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가요가 거진 다 그러는데 다들 몰라요. 저는 애들이 좀 크니깐 같이 가요 듣는데 표절 진짜 심해요. 요즘 애들은 팝송에 관심 없어서 그게 표절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
 

 

앙님방에서 읽은 음악리뷰, 빌 에반스의 <일요일에는 방가드 빌리지에서>중 Alice in wonderland 

두말할 것도 없다. 완벽한 연주다. 재즈 뮤지션 마일즈 데이빗은 1959년 악보없이 멤버들의 즉흥연주만으로 연주한 <Kind of blue>라는 재즈 음반을 내는데, 그 앨범은 마일즈 데이빗  최고 앨범일뿐만 아니라 재즈 역사상 최고의 음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즈 역사상 최고의 앨범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그 때까지만해도 화성중심이었던 재즈에서 음계를 사용하여 음을 확장한 결정적인 역활을 했다는 것과 연주의 실험적인 즉흥성, 그 말은 무대위에서 즉흥적으로 연주자들의 완벽한 음 플레이가 뒷받침되어 우리가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은 음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대한 명반이라고 불리우는 그 앨범에서 빌 에반스의 피아노음은 마일즈 데이빗의 음의 즉흥성이라는 기획과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했다.

그 이후 인종적인 문제등 여러 문제가 얽혀 빌 에반스 마일즈 데이빗과 헤어져 베이스트 Scot LaFaro와 드러머 Paul Motian과 트리오을 결성해 1961년 <일요일에는 방가드빌리지>에서라는 실황앨범을 낸다. 이 앨범은 라이브 그대로 녹음되어 있어, 사람들의 수군거림, 찻잔 부딪히는 소리가 은근 음악과 어울려 매력적으로 정겹게 들린다. 더군다나 베이시스트 스컷의 베이스는 단조로운 베이스 음(사실 베이스가 낼 수 있는 음이라는 게 끽해야 둥둥둥 밖에 없지 않는가!)으로 베이스음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한정된 음이외의 플레이를 한다. 

많은 재즈뮤지션들이 그렇듯이 빌 에반스도 헤로인과 코카인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모든 약물중독자들이 그렇듯이 약물중독으로 그는 51세에 생을 마감했다. 평생동안 그는 약물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이런 연주가 나올 수 있다니. 일요일에는 방가드 빌리지에 가 그들의 연주를 듣고 싶을 정도.

1년 365일 오후 시간 대부분은 엄마와 함께 보낸다.  

그 말은 엄마에게 특별히 외출할 일이 있는 날이란 나에게 내집에서 오후를 느긋하게 보낼 수 있다는 말. 언젠가 젊은 시절에 누군가로부터 나이들면 시댁뿐만 아니라 친정도 귀찮아진다는 말을 우스개 소리로 들었는데, 요즘 그 말이 우스개로 와 닿지 않는다. 정말, 후유! 

딸인 내가 엄마에게 어떤 책임을 지거나 부양할 의무는 없지만, 자.식.으로서 늙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다 보니 어떨 땐 가고 싶지 않아도 억지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친정에 가 한참동안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면서 엄마의 말벗이 되어 준다. 내가 안 가면 하루종일 심심하게 TV나 보고 집안을 이리저리 서성거리며 입안이 말라버릴 엄마를 생각하면 맘이 편치 않아 붕뜬 오후를 보내더라도 오후엔 언제나 친정살이. 

모녀간의 대화란게 그렇게 넓지도 깊지도 않아 TV 드라마 보면서 그 날 인터넷에서 뜬 기사의 이슈(정치이야기는 절대 네버에버 하지 않는다)나 요즘에는 한창 뜨고 있는 드라마속의 이야기정도. 며칠 전에는 친정모가 열을 올리며 시크릿 가든의 현빈의 비싼 추리닝에 대해 이야기하더만. 

첨엔 현빈의 추리닝 이야기할 때는 뭔이야긴가 싶었는데 지난 토요일 오후에 엄마랑 둘이 앉아서 현빈의 자체제작 비싼 추리닝이 나온다는 <시크릿 가든>을 보았다. 그 때 난 엄마가 이야기한 추리닝보다는 그가 자신의 방에서 읽고 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에 관심이 갔고 그 책보다 더 관심이 갔던 것은 그가 그 책을 읽고 있던 유리방.   

그의 방은 한 면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사면이 유리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책 읽은 뒤 편의 벽면은 완전 통유리) 겨울 풍경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는데, 이건 완전히 내가 꿈꾸는, 로망의 방이잖아, 저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사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안에서 밖을 볼 수 있는 곳,  아, 비록 현빈은 촬영이라서 일시적이긴 해도 저런 곳에서 단 몇 시간만이라도 있어서 좋겠다,라는 말만 속으로 되까렸다.   

엄마한테 엄마, 나 저런 유리로 된 방에서 살고 싶어,라고 말할까하다가 엄마의 현실적인 성격상 얼어죽는다,라는 말을 들을까봐, 속으로 삼켰다.

사면이 유리로 한두면이 유리든간에 나는 밖을 내다 볼 수 있는 장소를 좋아한다. 아, 물론 그런 집 아니 그런 방에 드는 난방 비용이며 타인의 기웃거림을 방지하기 위해선 정원이 넓어야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많아야한다는 것도. 그래서 그런 집을 꿈꾸는 것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저 로망의, 로망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꿈꾸던 로망을 드라마 장면에서 본 기분이란.  

그래도 좋았다. 

저런 곳이, 나랑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만든 집이 있다는 것에 말이다.  

그 곳에서 빌 에반스 트리오의 Alice in wonderland를 들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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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란 2011-01-02 14:06   좋아요 0 | URL
그래서 엄마는 딸래미가 더 좋다는 소리를 하는가 봄니다. 아들만 있는 엄마의 한숨소리는 정말 애처롭습니다. 그리고 제집도 요즘 시크릿가든을 주말저녁을 보내는데 재밌기는 재미있는데... 한참을 넋놓고 보고 있다가 영혼이 바뀌는 장면이 나오길래 갑자기 왜이래 하며 짜증을 냈쬬! 하지만 이 모든게 어쩌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깊은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욕망을 대리충족시키고 있기에....어쩔수 있습니까. 하지원이라는 배우도 예쁘고....하여 어제 저녁늦게까지 티비앞에서 자리를 지키고 딸래미들하고 집사람하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기억의집 2011-01-02 20:32   좋아요 0 | URL
앗, 군자란님 잘 지내고 계신지요. 군자란님도 올해는 알라딘에서 활동이 별로 없으시네요^^

사실 저의 집은 막내가 아들인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좀 그래요. 지난 번에 엄마가 손목이 부러졌을때 한 열흘입원했었는데 한시간 들여다보고 가더라구요. 서운했을텐데도 내색하지 않으셨는데 그게 더 딸의 입장에서는 안스러워서 더 가 있는 것 같아요.
딸들한테 잘 해주세요. 저는 사춘기딸들하고 아버지하고 다정하게 걷거나 쇼핑 나온 모습 보면 부럽더라구요. 전 그러지 못했어요. 아버지하고의 사이가 소원해서 평생 다정한 모녀는 아니었거요. 아버지가 무서워 거의 말도 안 하고 살았어요. 나중에 제가 20살 넘어 아버지가 정 주려고 할 때는 받아들이기가 무척이나 힘들었어요. 아버지 돌아가실 때쯤해서 겨우 친해질려고 했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1-01-03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4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3 2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04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