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들하고 MBC 가요대전을 보는데, 미스에이하고 조권이 리하나의 Umbrella를 자기네 스탈로 번안해서 부르는 대목에서, 애아빠가 무슨 노래가 저 따위냐,라며 툴툴거리길래,
원래 쟤네들이 원곡이 아니고 리하나라는 가수가 부르는 곡이야, 리하나가 얼마나 저 Umbrella를 잘 부르는데....쟤네들은 노래보다 아무래도 비쥬얼(애들하고 보기가 어찌나 민망하던지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더라는)에 맞추다보니 그런가봐, 라고 응수해 주었다.
울 애들은 미스에이하고 조권이 나와 부르니깐 좋아하던데, 미스에이하고 조권이 못 불렀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기엔 애들이 엄마 이상하네라고 생각할까봐 그리고 다른 누군가는 리하나보다 미스에이와 조권이 더 잘 불렀다고 할 수도 있으니깐 여기서 왈가왈부하지 않겠지만,
사실 그들이 얼기설기 부른 Umbrella를 첨 들었을 때를 나는 생생하게 기억한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미드 Coldcase 5x19 에피소드의 오프닝 곡이었는데, 그 때만해도 리하나도, 08년도 최고 히트곡중 한곡인 Umbrella도 몰랐다.
그런데 콜드케이스의 그 오프닝 곡을 들으면서 누가 부르는지 모르는 가수의 풍성한 음량때문에 머리가 쭈빗하게 설 정도의 설레는 감동을 받아서 그 곡을 누가 불렀는지 열심히 검색했던 기억이 난다. 열심히 찾은 덕분에 그 곡이 리하나라는 가수가 부른 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리하나라는 가수에 대해 알게 된 것.
아시다시피 이 노래의 피처링은 비욘세의 남편 Jay-Z가 했는데 예전에 무슨 연예기사 보니, 제이지가 비욘세한테 생일선물로 섬을 그것도 통째로 섬을 사서 생일선물로 주었다는 기사을 읽었다. 풋, 1,2억하는 다이아몬드도 아니고 몇백억하는 섬을 사 주다니.
솔직히 그 기사 읽었을 때 돈도 지랄이구나 생각했다.
이 책 어디선가 이런 말을 한다.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고 사는 이 책의 주인공 변호사 양반은 미국 흑인 사회에 꽤나 동정어린 시선을 던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가 말하길, 자기도 미국에서 흑인으로 가난하게 태어나 자라면서 약물과 폭력에 쪄들고 그 세계에서 갇혀 그들의 좁은 골목이 외에는 모르는 그들이 불쌍하다고. 주저리 주저리 쓰고 있는데 나는 그 대목만으로 이 작가를 다시 봤다. 그 문구는 몇 문장 되지 않지만 그의 미국 사회를, 흑인 사회를, 빈곤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제이지가 비욘세에게 몇 백억하는 섬을 선물하는 대신에 흑인 사회의 커뮤니티에 그 돈으로 뭔가, 특히나 교육에 기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미국에서 흑인이 대성할 수 있는 길은 운동 아니면 엔터테이먼트인데, 교육의 확산이야말로 몇 명의 성공이 아닌 대부분의 흑인들이 제대로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생각을 하곤 하기 때문이다. 미드 혹은 책을 통해 알게 되는 미국 흑인 사회의 삶은 외부인이 보기에도 절망 이외의 삶밖에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 절망에서 탈출할 수 있는 탈출구도 보이지 않고.
이 곡은 리하나의 Umbrella를 바닐라 스카이가 락 스탈로 부른, 뮤비는 느끼하긴 하지만 리하나의 뮤비를 흉내내 유머스러워서 꽤나 즐겨 듣는다. 어제 미스에이하고 조권이 리듬앤부르스 스탈도 아닌 그렇다고 클럽음악도 아닌 요상하게 믹스한 곡과 비교하면 원곡보다 더 뛰어나기 위해서는 어때야하는지 보여준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