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왕의 전설
라우라 가예고 가르시아 지음, 권미선 옮김 / 평사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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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문학을 좋아하는 라우라 가예고 가르시아의 작품 떠돌이 왕의 전설은 인간의 질투가 부른 댓가를 치르는 왈리드 왕자의 모험과 사랑이 묻어나는 책이다. "우리 모두 우리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 좋은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말이다. 살다보면 네가 한 짓이 그대로 너에게 되돌아오게 되어 있다. 그걸 절대 잊지 말거라, 왕자. 삶은 우리에게 비싼 값을 치르게 한다는 걸 절대 잊지 말거라." 킨다왕국의 왕의 유언. p83
 

왕이 죽기전에 했던 말은 마치 네가 한 일을 나는 알고 있다는 식으로 들린다. 킨다 왕국의 왕자가 태어나던 날 '드진'의 축복을 받았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고, 커가면서 용모와 재주가 남달리 뛰어나 엘리트 왕자가 되는 왈리드 입븐 우이르. 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왈리드가 시 경연을 준비하고 유카쓰 시 경연대회에 나가고 싶어한다. 첫번째 경연대회에서 함마드의 시에 패하고 두번째의 경연에도 함마드의 시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 왈리드에겐 없는 '마음'이 함마드에겐 있었다...

 

함마드에게 시 경연대회에서 패한 왈리드는 질투심에 이글거렸고 왕실사가의 일을 맡긴다. 양탄자를 짜는 함마드에게 왈리드는 가족과의 생이별을 하게 하고, 글도 모르는 함마드는 왕실 사가를 정리하게 되는데...이것 또한 왈리드의 질투심을 꺾지 못하고 다시 인류의 모든 역사를 수놓은 양탄자를 짜게 한다...사가에만 틀어박혀서 밤낮을 양탄자를 짜는 함마드는 눈이 멀게 되고 이젠 자유를 주겠다고 하는 왈리드에게 도전장을 날린다. 양탄자를 완성하고 사가에서 죽은 함마드 앞에서 질투가 부른 죽음에 후회를 하는 왈리드. 양탄자가 든 창고에 도둑이 들어 양탄자가 분실되고 양탄자를 찾으려는 왈리드 왕자의 모험은 시작 된다...

 

양탄자를 찾아 나선 떠돌이 왕 왈리드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사람들...시 경연대회에 시를 읊었던 함마드의 아들 아미르, 둘째아들 하산, 첫째아들 라스치드...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었고 사랑하는 여자 사하라와 희망의 길을 걷는다. 드진의 축복과 감시를 받으며...

 

한 사람의 질투심이 천재성을 가진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이 이야기 속에는 실제의 인물들도 있었다고 한다. 어리석은 사람들이 양탄자를 보고 눈이멀고 정신이 이상해져서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이야기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갈림길을 얘기하고 있다.

 

 요술램프를 연상케하는 떠돌이왕의 전설은 양탄자를 찾아 나서는 왈리드의 용기와 새로운 희망 찾기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우리의 옛 이야기속 삼신 할미를 연상하게 하는 드진의 역할 또한 귀엽게 다가왔다. 그리고 킨다 왕의 말이 내내 머리 속에서 맴돌고 있다.

 

삶은 우리에게 비싼 값을 치르게 한다는 말...우리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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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이야기 - IQ 76, 인생의 진정한 로또를 찾아낸 행운아
퍼트리샤 우드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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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다보면 어느새 책 한권이 다 읽혀지고 있다. 페리 이야기는 그런 책이다. 아이큐 76의 행운아인 페리는 정신지체아가 아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서른 두살의 남자가 페리다...

 

가끔 티비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진실하다는 것이다. 페리가 말하는 에흐트(진짜)다. 남을 속이기 위해 잔머리를 굴리는 법을 모르고 가르켜주면 가르켜 주는대로 단순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르침이 살아가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리의 할머니가 페리 혼자서 살아갈 법을 가르쳐주고 떠난 뒤 1200만 달러의 복권이 당첨이 되도 걱정할 것 없이 만든 건 페리가 정신지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좀 느릴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사람들은 느리다는 걸 문제가 있는 걸로 이해하지만 페리는 그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페리에게는 대신 잘 들어주는 능력이 있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건 가져야죠.' 페리는 친구와 사랑을 택했고 그의 사촌들은 돈을 원한다. 할머니가 죽고 행운의 복권이 당첨되면서 사촌들의 치열한 돈뺏기는 시작되고 어설프게 행동하지만 침착한 페리는 돈을 유용하게 쓰는 법을 알아가게 한다. 할머니가 그토록 사촌 형들을 '조심해'하던 목소리를 가슴에 새기면서... 게리와 키스, 그리고 짝사랑하던 체리는 그런 페리의 든든한 친구가 된다. 키스의 죽음으로 키스의 아이를 가진 체리와 결혼하게 되는 페리는 더 이상 정신지체자가 아니다. 베인비 키스의 아버지일 뿐이다...

 

책 속 작가의 코믹한 페리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어 더 유쾌하고 재미나다. 할머니의 유골을 안치하고 묘비명에 새긴 글은 할머니가 평소에 잘 쓰던 단어였고, 짤막한 그 단어는 언제나 책 속에서 정적을 깬다. '잘난 척 하긴'.

 

좀 느릴뿐이라는 정신지체자는 작가의 말을 빌어서 언제나 씩씩하다. 할머니가 죽었을때도 담담하고 가끔 슬퍼할 줄도 알고 친구가 죽었을때도 슬퍼하지만 더 큰 슬픔을 가진 체리를 안아주는 멋진 남자로 표현된다. 가끔은 우리 모두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아이큐 76의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머리 복잡한 세상을 배려하고 한번쯤 단순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걸 페리는 말해주고 있다. 정신지체는 장애가 아니다....조금 느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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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사 장기려
손홍규 지음 / 다산책방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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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꿈을 물으면 으례 나오는 직업이 의사다. 아이들은 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할까? 그리고 닮고 싶은 인물을 물어본다. 그러면 다니는 병원의 선생님을 떠올릴 것이다. 훌륭하고 정말 닮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게다. 청년의사 장기려는 아이들의 꿈목록 속에 있는 의사란 직업을 보여주고 참 의사란 어떤 것인지를 모델로 보여주고 있다.
 

평생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의사 장기려...아이들의 닮고 싶은 인물에 이름을 빛내고 있는 사람. 어릴적 할머니에게서 받은 사랑을 가슴에 간직하고 따뜻한 옷같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 사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손길이 닿질않아 의원 한번 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 그 속에 친구 김주필의 어머니가 있었다. 김주필은 훗날 장기려가 의사가 되면 가난한 사람들을 모른 척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장기려의 마음속에는 '의사를 한 번도 못 보고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고 이루어낸다. 그리고 언제나 소외되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손을 들어주는 참 인간으로 살아가는 장기려의 청년 시절이 책 속에는 고스란히 들어있다. 가족과의 헤어짐이 이세상을 뜨는 날까지 한이 되어야 했던 남북 분단의 아픔과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장기려 박사의 고달픈 삶을 버티게 해준 힘에은 그의 깊은 신앙심도 한 몫하고 있다. 

 

"왜 아픈 사람을 일컬어 환자라고 하는지 아나? 환은 꿰멜 관자와 마음 심자로 이루어져 있다네. 상처받은 마음을 꿰매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네.  다시 말해 환자란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야. 눈에 보이는 상처는 치유하기 쉽지만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네. ..." p406 스승 백인제의 이 말을 가슴에 품고 그의 삶의 신조가 되고 철학이 된다. 평생을 환자들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환자 앞에서는 힘이 넘치던 사람, 비록 칼을 든 외과 의사였지만 마음과 몸을 다 어루만져 준 사람이 장기려였다. 마더 테레사가 성녀라면 분명 장기려는 성자의 모습이다.

 

장기려는 부산으로 피난와서 그렇게 원하던 무료 진료소를 열고 복음병원을 짓는다. 가난하고 돈없는 사람들을 치료했던 장기려는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만들어 우리나라 의료보험조합의 모태가 되게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진료받길 바랐던 그의 마음은  지금 국민의료보험으로 발전했고, 그가 보여준 인술은 그가 떠난 뒤에도 우리들 마음속에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장차 꿈이 의사가 될 우리의 꿈나무들에게 이 한권의 책이 따뜻한 옷처럼 전해지길 바래본다. 사람을 위한 일을 하는 멋진 사람으로 태어나길 또한 바래본다. 언제부턴가 존경하는 인물의 목록에서 가슴따뜻한 사람들의 이름이 더해지는 걸 내 스스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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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에 시작한 진짜 공부 - 6주간의 아주 특별한 공부 여행
이지성.주영하 지음, 허구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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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된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를 하면 아직도 '공부는 왜 해?'라는 말을 듣는다. 사회에 나와서 수학 공식이 쓰여지는 것도 아니고 결혼해서 살림을 하면서도 쓰여질 것도 아니면서 나는 왜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하는가 되물어진다. 나역시 공부는 왜 해야하는지 고민에 빠지던 시절을 지나왔던터라 잠시 왜?라는 질문에 적절한 대답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살다보니 공부만큼 살아가는데 필요한게 더 있을까하는 생각에 머무른다. 공부란 꼭 학교 공부가 아니어도 평생 공부라고 하지 않았던가. 어른이 되어서 하는 공부는 필요에 의해서 하는 공부가 되겠지만 학생이 해야 할 공부는 삶의 기본을 다지는 것이기에, 후일에 어떤 사람이 되려면 기초가 튼튼해야 도전할 수 있기에 내 아이를 다독인다.

 

열두살의 승호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에 흥미가 떨어진다. 담임 선생님의 공부 잘하는 아이만 좋아하는 방법에서 선생님이 미워지고 성적은 밑바닥을 친다. 그러던 승호가 공부의 달인이 된 현정이 누나를 찾아가고 현정이 누나에게서 공부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매주 교회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도시락을 싸면서 알게 되는 자신만의 공부법... 승호가 공부 잘하는 여섯 가지 비결을 착실히 해내면서 공부에 취미를 붙이기까지 말로만 듣는게 아니라 현정의 숙제를 통해 실천하면서 스스로 알아가는 모습을 보게된다.

 

공부잘하는 비결 세번째,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점을 찾고 실제로 감사하기. 그리고 그런 마음을 공부에 적용하기. p94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는 이유를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바꿔 생각하라는 현정의 쪽지와 사임 누나의 감사일기장은 부정보다는 긍정의 힘이 즐거움을 끌어내고 할 수 잇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는 좋은 습관을 말한다.

 

공부잘하는 비결 네번째,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 갖기. p108

요즘 학원에 쫒기는 아이들에게서 네번째 비결은 찾아보기 힘들다.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부족해진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구절이다... 운동비디오를 백시간 보는 것보다 실제로 한시간 운동하는게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말한다.

 

자기만의 공부 기술을 가지라는 현정의 마지막 수업을 끝으로 승호는 좋아하는 축구에 공부를 비유하게 되고 과목별 공부 방법을 듣게 된다. 공부는 왜 하는가의 질문에 대한 답도 들어있다. 현정이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공부를 하게 되었듯이 주변을 둘러보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 나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해야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만이 알것이다. 공부하는 방법을...

 

공부는 왜 해? 이 질문에 대한 답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는 것 같다. 스스로 찾으려고 할때 보이는 거니까. 진짜 공부는 그때부터 시작되는 거니까. 작가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많이 들었을 질문에서 아마 이런 책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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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3미터
페데리코 모치아 지음, 이현경 옮김 / 열림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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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향기를 품고 있는 책 한권이 내 손안으로 들어왔다. 누구나 첫사랑의 가슴 설레는 그 마음 한가지씩은 가지고 있을테지만 하늘위 3미터 만큼의 행복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바비와 스텝의 서로 다른 환경과 서로 엇갈리는 만남들...그 속에서 싹트는 사랑이 한사람에게는 현실로 또 한사람에게는 아픔으로 남는 책, 하늘 위 3미터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마음과 성장기의 아이 마음을 두루 들춰 볼수 있는 책이다. 아이도 아닌것이 또 어른도 아닌것이, 하지만 부모의 눈을 피해 벌어지는 일들은 어른 흉내가 아니라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 그 자체다.

 

범생이 바비에 대비되는 불량한 아이들, 그 속에 여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텝이 있다. 엄마의 불륜을 보고 사람을 다치게 하고 재판까지 받지만 엄마의 변호를 받지 못하고 어긋난 길에 들어선 남자, 스텝... 불량배에 건달이지만 어쩐지 끌리는 매력을 가진 스텝에게 바비또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학교밖 세상으로 눈을 돌리게 된 바비가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게되고, 스텝과 같은 독수리 문신을 하고, 레스토랑에서 음식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치고, 차츰 그 속에서 익숙해질 무렵 스텝의 친한 친구 폴로가 죽게된다. 첫 사랑의 그 황홀함은 서서히 빛을 잃어간다. 바비또한 친한 친구 팔리나하고의 관계도 시큰둥해지고...꿈에서 깨어난 듯 다시 현실을 바라보는 바비의 눈에는 폭력에 도벽까지 있는 스텝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전화를 한다. 스텝은 바비와 보냈던 달콤한 시간들을 떠올리고... 젊은이들의 쿨한 사랑이야기쯤 되는 내용이라고 해야하나...

 

이 책은 로마 고등학생들이 복사본으로 돌려 읽으면서 출판하게 되었고, 발행 6일만에 3만부가 팔렸다는 말로 많은 호기심을 부른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이 호기심있게 볼 만한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우리에겐 좀 색다르다. 우리의 풍습이 달라서일까...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지금 읽히고 싶지 않은건 또 왜일까? 순정만화에 빠져있는 딸아이에게 선뜻 권할 수 없는 건 아마도 바비의 무질서한 대범함, 딸아이에 대한 엄마의 마음이 남아있어서일게다.

 

진흙속에 빠졌다고 생각되는 순간 얼른 발을 빼내는 바비의 모습과 바비의 첫 사랑을 가진 스텝의 달라진 듯한 마무리가 조금 어설펏지만 그런대로 재밌게 본 책이다. 처음엔 하늘 위 3미터라는 단어속에 누군가 멀리 떠나는 줄 알았다가 행복의 짜릿한 표현을 그렇게 했다는 것에 풋내기 사랑이 조금 더 진해보였던 건 사실이다.

 

첫 사랑. 글쎄 나에게 첫사랑은 언제였을까? 그때는 가슴이 두근두근했던 혼자만의 짝사랑쯤 아니었을까...첫사랑은 스치는 바람처럼 한 낮의 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나온 것 같은데. 이 소설은 문득 언제였을지도 모르는 그 단어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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