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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사 장기려
손홍규 지음 / 다산책방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의 꿈을 물으면 으례 나오는 직업이 의사다. 아이들은 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할까? 그리고 닮고 싶은 인물을 물어본다. 그러면 다니는 병원의 선생님을 떠올릴 것이다. 훌륭하고 정말 닮고 싶은 인물이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게다. 청년의사 장기려는 아이들의 꿈목록 속에 있는 의사란 직업을 보여주고 참 의사란 어떤 것인지를 모델로 보여주고 있다.
평생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의사 장기려...아이들의 닮고 싶은 인물에 이름을 빛내고 있는 사람. 어릴적 할머니에게서 받은 사랑을 가슴에 간직하고 따뜻한 옷같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 사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손길이 닿질않아 의원 한번 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 그 속에 친구 김주필의 어머니가 있었다. 김주필은 훗날 장기려가 의사가 되면 가난한 사람들을 모른 척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장기려의 마음속에는 '의사를 한 번도 못 보고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고 이루어낸다. 그리고 언제나 소외되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손을 들어주는 참 인간으로 살아가는 장기려의 청년 시절이 책 속에는 고스란히 들어있다. 가족과의 헤어짐이 이세상을 뜨는 날까지 한이 되어야 했던 남북 분단의 아픔과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장기려 박사의 고달픈 삶을 버티게 해준 힘에은 그의 깊은 신앙심도 한 몫하고 있다.
"왜 아픈 사람을 일컬어 환자라고 하는지 아나? 환은 꿰멜 관자와 마음 심자로 이루어져 있다네. 상처받은 마음을 꿰매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네. 다시 말해 환자란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줄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야. 눈에 보이는 상처는 치유하기 쉽지만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다네. ..." p406 스승 백인제의 이 말을 가슴에 품고 그의 삶의 신조가 되고 철학이 된다. 평생을 환자들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환자 앞에서는 힘이 넘치던 사람, 비록 칼을 든 외과 의사였지만 마음과 몸을 다 어루만져 준 사람이 장기려였다. 마더 테레사가 성녀라면 분명 장기려는 성자의 모습이다.
장기려는 부산으로 피난와서 그렇게 원하던 무료 진료소를 열고 복음병원을 짓는다. 가난하고 돈없는 사람들을 치료했던 장기려는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만들어 우리나라 의료보험조합의 모태가 되게한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진료받길 바랐던 그의 마음은 지금 국민의료보험으로 발전했고, 그가 보여준 인술은 그가 떠난 뒤에도 우리들 마음속에 큰 울림으로 남아 있다.
장차 꿈이 의사가 될 우리의 꿈나무들에게 이 한권의 책이 따뜻한 옷처럼 전해지길 바래본다. 사람을 위한 일을 하는 멋진 사람으로 태어나길 또한 바래본다. 언제부턴가 존경하는 인물의 목록에서 가슴따뜻한 사람들의 이름이 더해지는 걸 내 스스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