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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이야기 - IQ 76, 인생의 진정한 로또를 찾아낸 행운아
퍼트리샤 우드 지음, 이영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웃다보면 어느새 책 한권이 다 읽혀지고 있다. 페리 이야기는 그런 책이다. 아이큐 76의 행운아인 페리는 정신지체아가 아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알고 사랑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서른 두살의 남자가 페리다...
가끔 티비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진실하다는 것이다. 페리가 말하는 에흐트(진짜)다. 남을 속이기 위해 잔머리를 굴리는 법을 모르고 가르켜주면 가르켜 주는대로 단순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르침이 살아가는 데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리의 할머니가 페리 혼자서 살아갈 법을 가르쳐주고 떠난 뒤 1200만 달러의 복권이 당첨이 되도 걱정할 것 없이 만든 건 페리가 정신지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좀 느릴뿐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사람들은 느리다는 걸 문제가 있는 걸로 이해하지만 페리는 그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페리에게는 대신 잘 들어주는 능력이 있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건 가져야죠.' 페리는 친구와 사랑을 택했고 그의 사촌들은 돈을 원한다. 할머니가 죽고 행운의 복권이 당첨되면서 사촌들의 치열한 돈뺏기는 시작되고 어설프게 행동하지만 침착한 페리는 돈을 유용하게 쓰는 법을 알아가게 한다. 할머니가 그토록 사촌 형들을 '조심해'하던 목소리를 가슴에 새기면서... 게리와 키스, 그리고 짝사랑하던 체리는 그런 페리의 든든한 친구가 된다. 키스의 죽음으로 키스의 아이를 가진 체리와 결혼하게 되는 페리는 더 이상 정신지체자가 아니다. 베인비 키스의 아버지일 뿐이다...
책 속 작가의 코믹한 페리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어 더 유쾌하고 재미나다. 할머니의 유골을 안치하고 묘비명에 새긴 글은 할머니가 평소에 잘 쓰던 단어였고, 짤막한 그 단어는 언제나 책 속에서 정적을 깬다. '잘난 척 하긴'.
좀 느릴뿐이라는 정신지체자는 작가의 말을 빌어서 언제나 씩씩하다. 할머니가 죽었을때도 담담하고 가끔 슬퍼할 줄도 알고 친구가 죽었을때도 슬퍼하지만 더 큰 슬픔을 가진 체리를 안아주는 멋진 남자로 표현된다. 가끔은 우리 모두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아이큐 76의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머리 복잡한 세상을 배려하고 한번쯤 단순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걸 페리는 말해주고 있다. 정신지체는 장애가 아니다....조금 느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