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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온 전화 ㅣ 바우솔 작은 어린이 9
홍종의 지음, 심상정 그림 / 바우솔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여름의 숲을 생각한다. 더위를 피해서 숲속으로 들어가고픈 생각을 잠시나마 한다...등산길에 가끔 청설모들이 달리기 시합이라도 하는 것처럼 이나무 저나무를 잽싸게 오르내리는 걸 보면서 자연의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던 기억을 더듬는다. 그리고 숲에서 온 전화를 들춰본다. 청설모와 아기뱀이 다정스럽게 말을 한다. 전화기에서 들리는 꼬마 주인공 신난다의 목소리에 화답해주는 모습이 귀엽고 깜찍하다.
신난다는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해서 아빠하고 살고는 있지만 매일매일 엄마의 체크를 받는다. 휴대폰이라는 징검다리를 이용해서. 신난다는 엄마의 말에 반항도 못하는 착한 아이지만 축쳐진 어깨넘어로 엄마에게 기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어느날 엄마가 숲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학원 문자를 못 받는 엄마에게 거짓을 말하고 학원을 가지 않는다. 그 순간 걸려오는 한 통의 전화...아기뱀과 청설모의 호기심이 숲에서 잃어버린 엄마의 휴대폰으로 신난다에게 전화를 하게 된다. 신난다는 아기뱀의 이름이 꽃분이라서 웃게 되는데...
아기뱀과 신난다의 대화를 통해서 이제껏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신난다는 변화하기 시작한다.
"너 진짜 엄마와 함께 살지 않아?"
"그럼. 난 혼자서도 잘해. 나무와 풀, 하늘과 바람, 그리고 별과 달이 내 엄마야."
아기뱀이 자랑을 하자, 난다도 슬며시 뽐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 공원에 한번도 와 본 적이 없지만 아파트 불빛만 봐도 길을 찾을 수 있어. 찾다가 못 찾으면 경찰 아저씨에게 도와 달라고 하지 뭐. 나는 괜찮아. 정말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
길을 잃어버렸을 때 순간적으로 찾게 되는 엄마, 그 엄마를 매일매일 집에서 볼 수 없다면 어떤 기분일까...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사랑속에서 태어났지만 이혼으로 편부모의 아이가 된다. 신난다처럼...
아이들의 자립심을 언제부턴가 꺾는 행동을 하지 않는가 생각해본다. 부모라는 이유로 자꾸만 품에 든 아기마냥.
아기뱀은 자연에서 엄마를 찾고 신난다는 가정 속에서 보호받고 싶어한다는게 조금 다를 뿐이다.
예쁜 표지의 제목처럼 가볍게 읽으면서 마음이 서서히 따뜻해 지는 책 한권이다. 작가의 동심이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다. 도시의 울타리와 도시 밖의 세상을 휴대폰을 연결해 본다는 것 또한 재미난 상상이다. 그것도 동물에게 말을 걸어 본다는 상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