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면 이 아이들의 불량스런 헤어스타일을 보고 한마디씩 할 수도 있다. 찡그린 얼굴 폭탄머리, 츄리닝에 슬리퍼. 말썽꾸러기 아이들이란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거기에 꼴찌들이라니... 학교에선 일이 터지면 부풀려서 야단맞고 집에선 천덕꾸러기처럼 생활하는 꼴찌들. 책속 아이들이 아니라 내 아이가 이런 아이들이라면 정말 머리에 김이 모락모락 날 것 같지만 이 아이들도 사춘기를 겪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마주할 수 있다. 공고 3학년 재웅이는 따놓은 자격증도 없고 공부도 못하고 거기다 담배까지 피우는 말썽꾸러기다. 엄마에게 타쓰는 용돈은 금방 바닥이 나버리고 엄마의 잔소리를 듣는 것도 지겨운 재웅이는 담임선생님의 추천의뢰를 듣고 친구 기준이와 성민이 호철이와 구십만원을 주는 현장으로 실습을 나간다. 철탑 공사를 하는 고된 일을 하면서 도망칠 연구를 하는 아이들은 양대리의 눈을 피해서 야반도주를 하는데.. 월급날이 가까워오는 걸 안 재웅이와 친구들은 월급을 받고서 그만두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월급은 제때에 나오지 않게된다. 양대리와 같이 머무는 추동리에서 알게된 세연이네 할아버지 밭에서 더덕을 도둑맞게 되고 세연이의 친척 은향이를 만나게 되면서 생기를 띄게 되는 재웅이. 참다운 어른이란 크든 작든, 잘났든 못났든, 자기 자리를 찾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야. 그 말이 입속에서 뱅뱅 맴돌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p339 실습나간 곳에서 성민이의 가정형편을 알게 된 친구들은 성민이를 도울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그러면서 재웅이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간다. 빈둥거리며 놀때는 절대로 느껴보지 못할 참교육을 받은 셈이다. 무조건 집으로만 가겠다던 재웅이가 은향이가 있는 그곳 추동리가 좋아지는 걸 보면 세상구경 잘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인문계 고등학교와 비교해서 주눅이 들던 아이들은 꼴찌클럽을 만들게 되고 그동안 놀기만 하고 자격증 하나 없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고교졸업반의 아이들이 나간 실습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통해서 마음이 자라는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책이다. 공부만 하다가 이십대가 되는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반항기가 지나쳐서 흐지부지 십대를 보내는 아이들도 있다. 재웅이와 친구들은 불량학생으로 눈밖에 난 아이들이지만 아이들의 성숙한 생각만큼은 어른다워지는 걸 배우려고 노력한다는 걸 볼 수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