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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 바다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스티븐 캘러핸 지음, 남문희 옮김 / 황금부엉이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망망대해에 혼자 남겨진다고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제일 먼저 바다가 나를 삼킬 것만 같은 무서움, 두려움. 어쩌면 나도 인생의 바다에 한번쯤은 표류의 순간을 가지고 살지 않을까하는 내 목소리.
다리를 쭉 뻗고 누울수 없어 몸을 웅크리고 누워야했기에 요가를 하고, 매일 보트 주변으로 몰려드는 만새기를 잡아서 먹고 말려서 살아남을 날을 연장하는 스티븐.
표류 2일째 되던 날은 자신의 생일날이었고, 자신의 묘비명에 쓸 문구를 생각해낸다. 스티븐 캘러핸 1952년 2월6일~1982년 2월 6일 꿈꾸고 그림을 그리며 배를 만들다 죽었다. p72
표류기간 중에 제일 부족했던게 물이었다. 처음 9일 동안 딱 한 컵으로 버티고 남아있는 물을 며칠 버틸수 있을지 계산을 하는 스티븐은 나중에는 직접 증류기를 만들어 물을 만들어 먹게 된다. 혼자 남는다는 건 삶과 치열한 전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지식은 그가 선박설계사이며, 해양모험가이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삶의 의지가 있었고, 그 나름대로의 긍정적 생각들이 물고기와 바다를 친구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싶다.
쥐치복을 잡아먹고 만새기를 잡아먹으면서 자신을 되돌아 본다. "너는 최선을 다했어. 너는 최선을 다할 수 있어." ...한가지는 분명하다. 나를 구조하기 위해 타인들에게 의지할 수는 없다. 나 스스로 나를 구조해야만 한다. 바다의 자유는 사람들을 유혹하지만, 그 자유란 절대 공짜로 얻는 게 아니다. 육지의 삶이 보장하는 안전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p136
궁핍한 생활은 참으로 기묘하고도 소중한 풍요를 내게 선무했다. 고통, 좌절, 굶주림, 갈증 또는 외로움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 순간이 찾아올 때면 참으로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알게 된 것이다 p171
76일간의 표류기간, 엄청난 시간이다. 그것도 구명보트에 의지해서 상어를 피해다니고 만새기들을 쫓다가 만새기를 잡아서 훌륭한 식사를 하는 스티븐 캘러핸. 밤마다 음식의 환상을 꿈꾼다. 혼자인 자신과 친구가 되는 바다, 처음엔 바다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다가 자식같은 물고기를 내어준 사실에 고마워하는 자연을 사랑하는 그다.
표류기간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지식을 짜내어 삶의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발휘한다. 자신이 직접 만든 배, 솔로호를 바닷속으로 가라앉히고 구명 보트로 76일간을 버티면서 자연을 더 사랑하게 된 사람.
집어 삼킬듯한 파도와 맞선다는 건 큰 두려움이다. 상어를 피해서 가슴졸이는 무서움, 배고픔과 온 몸에 생긴 부스름과 상처들과의 투쟁, 그런 것들과 함께하면서 새로운 딱지가 생겨나는게 우리네 인생일까? 한 사람의 생존일기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살면서 감사할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
새로운 도전을 항상 준비하는 그의 생존기..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전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도전이란 늘 위기를 통해 우리를 혹독하게 시험한다. 동시에 위기는 우리에게 가장 큰 기회를 선사한다. 난관을 헤쳐 나가는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고독과 막막한 불안에 시달리기 마련이다...에필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