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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가는 길
밥 그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푸른숲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친구...내게 친구들이란...
결혼전에는 친구도 만나고 같이 밤을 보내고 놀이동산에 가서 놀이기구도 타고 그랬던 친구들은 지금 아줌마가 되고 학부형이 되어 아이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일찍 결혼한 탓에 내 아이들보다 어린 아이들을 둔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제일 기억나는 친구는 어릴적 한동네에서 뛰어 놀았던 친구가 아닌가.
나의 어린 시절은 시골 생활로 거슬러 오른다. 다른 학년보다 머릿수가 많았던 우리 학년엔 남자 아이들도 많았고 여자 아이들도 많았는데 그중에 잘 뭉치던 멤버들이 여섯명이었다. 일요일이나 방학때는 모두들 집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요리를 해서 먹기도 하고 마을 회관에 모여서 노인잔치에 쓸 동백꽃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사진을 보면 정말 동백꽃처럼 잘 만든 꽃이 활짝 웃고 있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여럿이 모이면 두려울게 없었던 그 시절의 친구. 내가 생각하는 친구란 그런것 같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기에 싸우면서도 정이들어 항상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
떠나간 친구를 생각하는 한 남자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 <친구에게 가는 길>은 남자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다. 암이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잭과 그를 지켜보는 친구들 그리고 아내, 딸. 쉰일곱의 나이에 받아들이기엔 좀 빠른감이 있기는 하지만 정해놓고 찾아오는 바람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친구들. ABCDJ 다섯명의 친구들은 이제 J가 빠진 모임을 가질테지. 앨런, 밥,척,댄,그리고 잭이었던 다섯의 원에 잭이 빠지면서.
"밥이 다쳤어요!"하고 일어나 선생님께 말하던 잭과 밥은 그렇게 만났다.
밥과 잭은 그렇게 만나고 같이 붙어다니고 어린날을 그렇게 보냈다. 잭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살때에도 친구들에게 내색하지 않았던 잭은 불치병으로 친구들 곁을 떠난다. 살아가면서 잭같은 친구를 만난 것도 밥에게 행운이었고, 밥같은 좋은 친구를 둔 잭도 행운아였으리라. 친구라고 누구나 평생 우정을 논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두 남자의 평생 우정은 멀리 있으나 가까이 있으나 말하지 않아도 자연 알게 되는 텔레파시가 아니었을까. 이런 책을 보면 한가지는 하게 된다. 머릿속에 기억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게 되는 일... 내 기억속에 저장된 친구의 전화번호는 과연 몇명인지 손가락으로 접어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잭은 떠났지만 우리 우정은 죽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삶이 끝날 때까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건물은 세워졌다 무너지고, 사람의 명성도 사그라들며, 세월도 찾아왔다 흔적없이 사라지지만, 우정만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값을 헤아릴 수 없는 것, 그 누구도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는 것, 그것이 우정이다.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