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 당신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조종하는 사람에게서 벗어나는 방법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 지음,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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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 전문가인 스테파니 몰턴 사키스가 지은 [가스라이팅]은 최근 자주 발생하는 가스라이터 사건 사고를 통해 그 심각성을 알고자 선택한 책이다. 예전에는 이런 말조차 존재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우리의 일상 속 깊숙이 들어온 가스라이팅은 정의되지 않았다면 그 심각성과 위험성을 알지 못한채 당하기만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용어가 등장한 걸 보면 꽤 최근에 나타난 용어이자 개념임을 알 수 있다.

가스라이팅은 심리적 지배와 조종의 의미를 가진다. 2004년에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등재되었으니 어원으로 따져보면 20년이 채 안된 신생어다. '가스라이터는 당신이 한 말로 당신을 공격하고 계략을 짜고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당신의 욕구를 부정하고 과도한 권력을 휘두르고 당신에게 대안적 사실을 주입하고 가족과 친구들이 당신에게 등을 돌리게 만든다'고 정리한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 가스라이터의 극단적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실감할 수 있다.

​성격장애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는 가스라이팅은 연극적 성격 장애, 자기애적 성격 장애, 반사회적 성격 장애, 경계성 성격 장애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들과 확실한 경계를 설정해 얽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책 [가스라이팅]은 여러 유형의 가스라이터의 사례를 통해 가스라이팅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가스라이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며 빠져나오는 방법과 스스로를 보호하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책에서는 내가 가스라이터인지 상대가 가스라이터인지 알 수 있는 여러 단서들을 보여주며 그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극단적이며 고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임을 알게 해준다. 실제로 여러 사례를 통해 나 역시 가스라이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피해자임을 알게 된다. 주변에 가스라이터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한마디로 요약해서 정답을 주는데 그것은 놀랍게도 '최대한 멀리 달아나라'다.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가스라이팅, 직장 내 가스라이팅, 친구의 가스라이팅, 내 안의 가스라이팅, 정치.사회.소셜미디어의 가스라이팅 등 가스라이팅의 종류와 수법은 너무나 많았고 읽는 내내 그 상황과 감정에 이입되어 괴롭기까지 한 여러 대목들이 있었다. 책에서는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 상황별로 이야기해주니 만약 내가 누군가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조언을 주의깊게 읽고 적용해보길 추천한다.

그러나 문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는지 조차 모른 채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 어디에나 아무렇지도 않게 멀쩡하게 존재하고 있는 가스라이터들을 보며 어떻게 벗어나고 상처받은 것을 치유해야 하는지가 꽤 중요하다. 무언가 잘못된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가스라이팅의 징조다. 벗어날 수 있을 때 벗어나는 것이 정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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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터, 당신 안의 훼방꾼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과 거리 두는 기술
이선 크로스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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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고민해야 할 것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가장 고민이 잘되는 것을 고민한다'는 강력하고 딱 맞아 떨어지는 메시지가 뇌리에 강하게 박혔던 책인 [채터, 당신 안의 훼방꾼]은 인간이 내면에서 다루는 대화에 주목해 이 책을 집필했다. 나이가 들면서 늘어나는 습관 중 하나는 혼잣말이라고 말하는 중년층을 종종 본다. 그전까지는 혼잣말을 해보지 않았던 이들조차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자신이 혼자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 머릿속의 목소리, 채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과 감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내면의 비판자다. 채터는 두서없는 독백 형태로 자신과 나누는 대화 형태다.

한 번도 나혼자 나에게 하는 말이 잘못된 것인지 문제 제기를 해보지 않았기에 이 책에서 언급되는 머릿속 채터와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책에서는 내면의 목소리의 실제에 대해서, 그 목소리가 우리에게 어떤 경이로운 도움을 주는지 , 어두운 면은 무엇인지, 우리 몸을 해치는 정도와 사회적 삶의 피해까지 이어지게 되는 경우를 들여다 보며 자신과의 대화를 효율적으로 이끌어가는 방법을 알아내고 있다.

만약 당신이 채터에 시달린다면 책에서 제시해주는 여러 기법과 도구들을 통해 그것을 억제할 수 있다. '거리를 둔 자기 대화를 사용하라', '친구에게 조언한다고 상상하라', '시야를 넓혀라', '현재의 문제를 도전으로 재규정하라', '관점을 바꿔라' 등 여러 방법들은 실제로 채터를 완화하는데 꽤 도움을 주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조언자를 구하라',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 때도 거리두기를 유념하라' 등이 유용하게 다가왔다.

여러 기법 중에서 적용해보고 싶었던 것은 다름아닌 '시간적 거리두기'였다. 이것은 현재의 고난을 이겨내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이 내일보다 10년 후 그 곤경을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해보는 것도 현재의 곤경을 균형감 있게 바라보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이 방법을 잘 사용한다면 현재의 곤경을 일시적인 것이라 생각하며 희망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실천해보게 된다면 큰 효과를 거둘 것만 같았다.

내적 목소리의 잠재력을 극대화시키는 기술은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울 수 있다. 내 안의 잔소리꾼 채터를 이렇게까지 집중적이고 몰입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 책은 신선했다. 결과는 이렇다. 내 안의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내 안의 중얼중얼거리는 목소리와 잘 지내야 된다는 것! 그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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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216
샬롯 졸로토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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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소꿉친구를 생각나게 했던 그림책 [안녕, 내 친구]는 미국 출신의 샬롯 졸로토의 책이다. 샬롯 졸로토는 칼데콧 상 수상작가로 전 세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쓴 작가이기에 익숙한 작가다. 요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벵자맹 쇼의 귀여운 그림이 합쳐져 그림책은 사랑스럽고 예쁘다.

​스토리는 이렇다. 단짝 친구였던 두 아이 중 한 아이가 다른 친구와 친해지며 그 전에 친했던 친구와 자연스레 멀어지는 모습을 통해 아이 스스로 그 상실감을 극복하고 관계를 확장해 나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원히 나하고만 놀줄 알았던 단짝친구가 어느 날 다른 친구와 친하게 노는 모습을 볼 때 우리 모두는 같은 생각, 같은 감정에 빠지게 될 것이다.

[안녕, 내 친구]는 글밥이 길지 않고 간결하다. 그러나 행간이 함축한 의미는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누구나 경험해보암직한 소재로 각자의 마음모서리를 건드려 주니 생각은 폭발하듯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나는 언제 이런 경험을 했었나 추억으로의 여행을 떠나게 되고, 어느새 주인공의 다친 마음이 어떨까 헤아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친구가 떠났다는 그 큰 상실감을 상처로 남기는 이가 있는가 하면, 동화책의 주인공처럼 자연스러운 관계의 일부분으로 여기며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면의 성장을 이루는 이가 있다. 책 속의 우정과 관계는 비단 어린 나이의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서 어른이 되어서까지 우리는 이와 비슷한 경우를 많이 겪게 된다. 누구나 공감가는 동화 한 편으로 마음이 한 뼘 자라난 기분이다. 스스로 해답을 찾고 그 길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참 대견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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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늙어버린 여름 - 늙음에 대한 시적이고 우아한, 타협적이지 않은 자기 성찰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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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은 상대적이다. 나보다 한 살 어린 사람에겐 나는 늙었고 나보다 나이 많은 이들에겐 나는 젊다. 그래서 늙음에 대한 사유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얻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이 많은 사람 앞에서 나이를 운운하면 면박을 당하기 일쑤고, 나이가 어린 이들 앞에서 나이 이야기를 꺼내면 고리타분하고 꼰대로 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늙음은 사적인 사유의 영역이기에 그렇게 일관성의 잣대로 구분지을 수 없다.

이 책 [내가 늙어버린 여름]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늙음에 대해 그 어떤 글보다 시적으로 우아하게 서사하고 있다. 그동안 늙음에 대해 사유했던 포인트들이 이 책에서 많이 겹치는 것을 발견하며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언가 공감하기 어려운 주제를 꺼내 놓았을 때 누군가가 '나는 너에게 100% 공감해'라는 말을 건네는 것만 같았다. 늙음에 대한 명료한 접근으로 인해 서서히 늙어가는 몸과 마음의 변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어떤 존재보다 늙음은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였다. 저자 이자벨 드 쿠르티브롱은 다른 작가와는 달리 늙음을 재앙으로 여기며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달라지고 존재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분노와 서운한 감정으로 느낀다. 이 어찌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 자신이 근래 느꼈던 그 감정을 누구보다 명쾌하게 나도 그렇다고 말해주니 말이다. 그러나 늙음에 대한 한탄만 있다면 이 책은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우아하게 시적이게 이 변화를 다스리고 정의하고 성찰한다. 그러한 모습 속에서 독자는 성찰과 영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냐고? 나이를 먹었을 뿐이다' 이 문장이 압도하는 이미지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가지고 갔다. 늙음에 대한 자세는 개별적인 사유라 모두가 공감하는 한 단어로 정의하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늙음에서 꼭 가져가야 할 키워드 두 개를 건져 올렸다. 바로 우아와 시적인 것! 그것만 잃지 않는다면 늙음이 현명한 나이듦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내가 보여주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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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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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논나는 87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다. 87만에는 나도 포함된다. 이렇게까지 구독자수가 많기 전, 어쩜 조촐해서 더욱 좋았던 그 시절부터 나는 그녀의 구독자였다. 오래 전에 쓴 그녀의 책 덕분에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유튜브를 구독하며 마치 나의 할머니이자 어머니같이 느끼며 소통해왔다. 반갑게 손을 흔들며 "차오 아미치"를 경쾌하게 말하던 그녀는 이제 유명인사가 되었다. '죽을 때까지 변화하고 싶어요" 라고 말하며 젊은이들에게 롤모델이 된 그녀가 책 속에서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10대, 꿈을 꾸고 20대, 도전하고 30대, 전력투구하고 40대, 약자의 삶에 더 다가가고 50대, 자유로워지고 60대, 유튜버가 되고 70대, 매일이 설레인다는 그녀는 자기 인생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서문에 참 멋진 문장이 박혀 있었다. '죽을 때까지 선량한 사랑의 서사를 이어가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이 그 서사의 일부라고 밝히는 그녀는 책 속에서 정말 따뜻한 용기와 품격있는 자존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4시간을 알뜰히 살아가는 모습과 조금씩 비울수록 편안해진다는 메시지는 상당 부분 공감하며 실천하고 싶은 대목이다. 

그녀가 어느 날, 유튜브에서 젊은 구독자가 내놓은 고민에 대답하는 모습이 기억난다. 그 연령의 어른이 내놓는 조언이 아닌 이해하고 안아주는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언어들을 조합해 고민을 들어주었다. 오래도록 우리 곁에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녀가 되길 힘차게 응원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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