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저항력이다 - 무기력보다 더 강력한 인생 장벽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기력보다 더 강력한 인생 장벽


문제는 저항력이다.

"왜 나는 가장 중요한 일에서 도망치고 싶을까?"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분야인 인지과학자 대한민국 1호인 박경숙은 

학습된 무기력을 극복한 과정을 담은 [문제는 무기력이다]라는

책을 썼고 그 이후 저항이라는 또 다른 장벽을 다룬 [문제는 저항력이다]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무기력이란 말은 종종 실생활에서 쓰기에 이해가 되는데 저항력이란 무엇인가? 

과학에서 다루는 용어인데 왜 그것이 우리의 삶을 강력하게 장벽으로 막아서는 건지 

먼저 저항력에 대해 알고 책을 읽어야겠다.





 

'저항력이란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을 미루고, 회피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곧잘 하는데 

그 이유가 마음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리적 반작용인 저항력이 존재해서라는 이유를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저항력을 살펴보니 우리가 늘 매순간 고민하고 갈등하는

 그 번민과 같은 감정이 바로 저항력이라는 것이다.

특히 자유로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더 저항력을 경험하는데, 

저항력은 '해야 한다'는 대응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상태로 

전쟁터에서 싸우는 병사의 모습에 비유된다. 저항력은 회피하고 변명하며 

할 일을 시작하지 않게 하거나 미루는 행동 패턴을 

유발한다. 즉 미루기와 게으름으로 정의할 수 있다.

작가, 학자, 예술가들이 성공을 거둔 후 그 다음 작업을 쉽게 하지 못하는 경향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 하퍼 리 역시 그 후속작을 몇 십년이 지난 지금까지 쓰지 못하고 있으니 

그 정도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 알 수 있다. 

그만큼 가장 중요한 일에 저항도 큰 법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 저항을 뛰어넘을 마음의 힘인 통합적 마음 엔진인 뮤카(동기,정서,의지,인지,행동)을 

만들어 내라고 강조한다.

저항력은 의지가 아니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고통을 견디고 저항을 넘으며 진화하라고 한다.

책에는 여러 핵심 '따라하기' 비법을 전해주고 있다. 욕망을 절제하고 용기를 키우며, 

정서의 중립점을 찾고, 직시 훈련으로 이성을 개발하며, 자발성이 생길때까지 행동하라 하며, 

마음을 통제하고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언젠가 번개에 불을 켤 사람은 오랫동안 구름으로 살아야 한다'고 말한 니체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잘 견디어 내자. 

저자가 알려준 뮤카 앤진을 매일 돌리며 창조적 진화를 경험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미술관 - 서양미술, 숨은 이야기 찾기
최연욱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책에서는 여러 화가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제목만 읽어봐도 흥미진진한 내용이 가득이다.

부록으로 수록된 화가의 명언과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재미있는 미술사이트까지 꼼꼼히 챙겨서 보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개고생을 했다며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는 기가 막힐 정도로 믿어지지 않는 실화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에 어울릴만한 명성을 얻을 수 있게 만든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죽기전 12제자와 함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을 담긴 종교화로 그 의미가 엄숙하고 처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그림은  8.8미터의 거대한 벽화였다. 이렇게 거대한 그림을 완성하기가 얼마나 어려웠을까? 그러나 [최후의 만찬]은 색이 떨어져 나가 그림이 많이 훼손되어 알아보기 쉽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그 그림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예수의 발 부분에 문을 만드는 만행이 저질러졌고(그림이 희미해서 그랬다지만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예수의 발이 그려진 부분은 문이 되어 결국 발이 없어지고 만다. 그 후 몇 백년이 지나 복원작업을 했지만 실력부족으로 더 망쳐지게 되고, 나폴레옹의 병사들 또한 이 그림을 알아보지 못해 마굿간으로 이용하며 말똥 던지기 놀이를 했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12제자의 눈알 파기를 하는 등 이 작품의 수난은 계속 되었다. 그리고 나서 20세기가 되어서야 어마어마한 돈과 인력으로 복원에 성공하지만 이미 레오나르도의 원작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진 [최후의 만찬]이 우리에게 남아있게 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림 속의 열 두 제자의 손과 식탁 위의 빵이 한장의 악보가 되어 미사곡으로 연주가 되는데, 그것이 유명한 the last supper composition 이다. 아마 유투브로 이 곡을 검색해보면 다시한번 놀랄 것이다. 너무 유명한 곡이고 귀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야기에서 놀랐다면 이미 더 놀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인기리에 전시중인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전]에서 볼 수 있는 페테르 브뤼헐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화가이다. 그 화가의 그림 이야기는 웃지 않고는 베기지 못한다. 그는 작고 세밀하게 많은 사람들을 담아내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림을 보며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그의 그림 속 곳곳에 숨은 그림찾기를 하듯 응가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딱히 그림의 주제에 부합되어 꼭 그려넣어야 할 소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러 그림에서 응가하는 사람을 나름대로 리얼하게 그려넣었으니 그 이유가 참 궁금하다. 


피카소도 젊은 시절 생활고에 시달렸던 화가이다. 우리에게 알려지기론 엄청난 부자이며 수많은 그림을 남겼던 화가였지만 초창기 그를 알아주지 않았던 미술시장은 그를 가난에 허덕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육지책으로 꼼수를 부린다. 피카소가 아닌척하고 화랑에 가서 피카소의 그림이 있냐며 묻곤 했다는 것이다. 수요자가 있는 척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썼던 피카소, 그의 이런 꼼수가 노력과 결합하여 엄청난 부와 명예, 위대한 그림을 안겨준 것이 아닐까?


[비밀의 미술관] 안에는 정말 비밀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때론 놀라고 때론 어이없어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 화가들 역시 나약한 인간이고, 의식주의 지배를 받는 환경적 존재이기에 이런 기이하면서도 웃픈 뒷이야기들이 존재할 것이다. 향긋한 커피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비밀을 알아내는 작업이 되었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진짜 미술의 뒷이야기에 빠져 이제 만나는 사람마다 그 비밀을 들려주고 싶어 입이 간질거린다.

나만 알기엔 너무 재밌고 기이한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나는 그림을 꿈꾸고 꿈을 그린다'는 말처럼 꿈을 그리는 삶이 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 인문독서의 기적 - 인성, 통찰력, 학습력을 모두 잡는 인문독서 실천 로드맵
임성미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어도 독서의 중요성은 점점 더 많아지는데요.

생활기록부에 독서파트가 따로 있을 정도로 독서는 학교에서도, 입시에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누구나 독서가 중요하고 책읽기가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깨닫지만 

사실 집에서 아이와 함께 실천하며 독서에 필요한 일정한 시간을 분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학원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초등인문독서의 기적]의  4장부터는 실제적으로 현장에서 즉, 집에서 엄마가 아이를 가르치기 쉬운 여러가지 방법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처음 시작하는 4가지 인문독서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인문독서법이라고 해서 거창해보이지만 우리가 아는 독서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첫번째로는 읽어주기입니다. 책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책을 들이밀기 보다는 엄마가 직접 안고 읽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죠.
책에서 제시하는 4원칙은 '좋아하는 책을 읽어준다', '일대일로 읽어준다', '책 읽기 전후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해본다', '자신감을 심어준다'입니다. 4원칙도 역시 크게 어렵지 않죠. 


 



두번째 인문독서법은 '소리내어 읽기'입니다.  하루 20분 소리내어 읽기를 실천하면  변화가 있게 된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아실 거에요. 거기에 추가로 한다면 '소리내어 생각하기 think aloud'입니다. 이 방법은 책 읽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매우 효과적이랍니다.
세번째 인문독서법은 '부모가 먼저 읽기'입니다.  부모가 책을 좋아하면 자녀도 책을 좋아하게 되고 독서습관을 들이는데 도움이 된답니다. 즉 부모자신이 먼저 책을 즐겨야 하죠. 여기서 잠깐 책읽기를 멈추고, 우리집 독서환경을 진단해 봅니다. 책을 읽을만한 환경이 조성이 되었는지 살펴본다는 것이죠. 구체적인 활동 예로는 아이와 함께 독서계획을 짜고, 주말에 함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서점에 들려 책을 사주는 것.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 등이 있습니다. 동기란 어떤 노력을 하면서 성공하려는 욕구를 갖게 하는 힘인데요. 이 동기부여가 되면 마치 차에 휘발유를 넣고 주행을 하는 것처럼 우리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의지와 신념이 생기는 것이죠. 집안에 책 읽을 공간을 마련하고, 도서관을 정기적으로 다니며, 서점에 가서 직접 아이가 책을 고르게 하고, 소리내어 책을 읽어보게 하는 것, 잊지 말고 실천해야 한답니다. 






5장에서는 엄마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보인 학년별, 수준별 독서코칭 요령에 대해 자세히 알려줍니다. 
학년별로 정리를 해보면,

초등1.2학년때는  읽기와 말하기를 다져야 하는 시기입니다.
이때는 소리내어 읽히고 어휘력을 체크해야 하지요. 읽은 내용을 간추리는 연습이 필요하므로 엄마의 구체적인 질문으로 답을 하며 내용을 간추리는 연습을 해봅니다.





초등3.4학년때는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가를 점검해봐야 합니다. 독서과도기이므로 아이의 독서수준을 점검해야 하는데요.  안읽는 건지 못읽는 건지 파악하여 아이에게 맞는 진단을 해줘야해요. 책읽기를 싫어한다면 재미도 있고 읽기에 자신감을 키워주는 책을 권해주면 좋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에 심취하는 것은 당연하니 읽어야 할 책이 있다면 부모님이 함께 읽어주어 균형잡힌 독서가 되게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죠. 또 이야기의 흐름과 의미를 생각하면서 읽게 합니다.



 



초등 5.6학년 독서의 시야를 넓히는 시간입니다.
교과 연계 비문학을 읽어야 하는 시기이지요. 비문학책들은 교과학습과 관련이 많아서 든든한 배경지식이 되고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바탕이 되므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스터디스킬과 독해력을 잡고 낱말장 만들기도 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따져보기를 해봐야 합니다.







 

6장에서는 효과적인 인문독서를 위한 독후 활동을 보여주는데요.
꼼꼼히 읽고 깊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독서의 기본기를 다진다는 것이죠.
책을 읽기 전에 할 수 있는 독후 활동에 대해 알아보면,

이 책은 어떤 책일까? 라는 장르 인식을 해봐야 합니다.
무엇에 관해 쓴 책일까라는 글의 화제 찾기도 중요하죠.
이 책을 왜 읽으려 하지? 라는 질문은 책을 읽는 목적을 인식하게 합니다.
이런 책을 읽는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은  장르에 따른 독서 전략 알아가는 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알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배경지식을 끌어냅니다.
나는 무엇이 알고 싶을까라고 스스로 질문해보고 어떤 내용일까?라는 예측도 해봅니다.

 

 

 




독서의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인 책을 읽는 동안에 할 수 있는 활동으로는,
앗! 내생각과 다르네라고 생각하는 부분인 나와 다른 생각을 찾아 밑줄긋기를 합니다.
몰랐던 내용이네라고 인식된 것은 새로운 정보를 찾아보기를 합니다.
읽다보니 번개처럼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아이디어를 메모지에 메모합니다.
이 다음엔 이런 내용이 이어질거야라고 생각하는 내용으로 예측하기도 해봅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하며 저자에게 질문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게 핵심이야라고 생각되는  중심내용을 찾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처음 보는 단어인 낯선 어휘를 찾아 이해하는 것도 빼먹지 말아야 하죠.



독서의 기본기를 다지는 책을 다 읽은 후에 할 수 있는 활동은,

줄거리를 요약해보며 간추리기를 해봅니다.
무엇을 새롭게 알게 되었는지 생각지도인  마인드맵을 그려봅니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내용을 이해합니다.




독후활동의 중요한 것은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질문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아이의 흥미에 따라 질문을 조절해야 하는데요.
주제는 무엇인지, 제목에 대해 생각해보고, 작가가 살았던 시대와 사상과 책을 연결해봅니다.
인물에 대해 탐구해보고 결말의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주제찾기는 책의 깊은 맛을 음미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21세기는 어떤 직업을 가지든 자기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자기 생각을 설득력있게 표현할줄 아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역사책과 과학책 읽기에 대한 구체적인 팁을 제시해주고 있는데요.
역사책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읽는 것으로 역사와 오늘날의 문제를 연관시키며 읽기를 해야합니다.


[역사책을 읽는 10가지 노하우]


1)역사책과 친해지기:이야기로 풀어쓴 책을 읽힌다.
2)궁금한 점 찾아보기: 흥미가 당기는 것부터 골라 읽힌다.
3)이유 찾기: 저자가 내세우는 이유를 찾아본다.
4) 상상으로 체험하기: 그 시대로 돌아가 체험하는 상상을 해본다.
5) 기본 정보 정리하기: 문화재에 대해 알게죈 내용을 잘 정리한다.
6) 다른 관점에서 읽기 : 다른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7) 아이디어 생산하기: 다른 것과 연결지어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8) 숨겨진 의미 찾기: 풍습에 담긴 의미를 찾아본다 
9) 역사만화 읽기: 재미있게 읽으면서 내용도 정리할 수 있다.
10) 연결지어 읽기: 역사적 사실을 현재와 연결지어 생각한다.

비판하고 상상하는 과학책 읽기에 대해서 알아보면,


[과학책을 읽는 10가지 노하우]


1) 과학책과 친해지기 : 과학 그림책. 과학만화주터 읽기
2)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궁금한 것부터 읽게 한다.
3) 배경지식 활용하기: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을 끌어낸다.
4) 궁금한 점 찾아보기: 미리 질문을 해본다. 
5)새로운 지식 찾기: 몰랐던 내용을 체크한다.
6) 읽으면서 질문하기 :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질문을 떠올려본다.
7) 문제의 원인 찾기: 왜 그런 문제가 생기는지 찾아보게 한다.
8) 개념 정리하기: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파악한다.
9) 장점과 단점 찾기: 과학의 편리함 속에 감춰진 뮨제점을 찾아본다.
10) 상상하며 읽기: 책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책의 마지막에는 초등저학년고 고학년으로 나뉘어 꼭 읽어보면 좋은 책 리스트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거에요. 제시된 여러 방법과 질문들을 활용하여 멋진 독서활동으로 기적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미너리스는 세계 최고 권위가 있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엘리너 캐턴의 장편 소설이다. 볼륨감이 엄청난 이 소설을 1권과 2권을 다 읽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가 된다. 47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맨부커상은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한 문학상으로 매해 영국 연방국가 내에서 영어로 씌여진 소설 중에서 수상작을 선정하는 상으로 영국 최고의 권위를 가진 상이라 말할 수 있다. 수상자에게는 영예도 주어지지만 상금이 5만 파운드나 지급이 된다. 이런 어마어마한 상을 받은 작가 엘리너 캐턴은 맨부커상의 역사도 다시 썼다. 최연소 수상 작가라는 것이 그것이다. 설명만 들어도 이 소설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무슨 이야기이길래 이 젊은 작가에게 이렇게 어마어마한 상이 수여가 된 것일까?




이 작품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두 권의 영어 원서 페이지가 800 페이지가 넘는다. 최연소 작가의 맨부커상에 이어 부커상 수상작 중 가장 긴 작품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그렇다면 이 책의 줄거리는 무엇인가? 무슨 이야기를 다루고 있길래 작가는 이렇게도 할 말이 많았을까?

책은 황금을 둘러싼 암투와 시기,엇갈린 운명이 여러 주인공들을 통해 그려지고 있다. 다소 생소한 배경과 사건 아래 여러 주인공들이 얽히고 섥혀 초반부는 도대체 사건의 구성과 실마리가 잡혀지지 않아 진도가 나가기 쉽지 않았다.





우리에겐 낯선 뉴질랜드의 골드러시 당시 상황을 눈으로 보듯 섬세하고 자세하게 그려낸 작가는 미스터리같은 사건을 다각도로 조명하여 독자로 하여금 다인칭을 경험하게 하고 사건의 요모조모를 분석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그런데 책 속에 등장하는 사건에 연류된 십수명의 등장인물들은 천체의 역학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작가는 치밀하게 책을 쓰기 전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배역을 정하고 성격을 형성해나갔던 것이다. 주요 인물은 12명인데 각각이 상징하는 황도 12궁이 존재하며, 나머지 인물들 역시 행성 속에서 이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몇 해전 지인이 별자리를 공부한다고 했을때 나의 질문은 "별자리도 공부를 해야 하는건가요?"였다. 돌아오는 대답 역시 내 질문의 예상되는 답변이 아니었다. "너무나 공부할게 많아요. 각 별자리의 특성과 연결된 심리적, 행동적 성향까지 무궁무진하답니다."

이 소설에서는 바로 그것을 다루고 있었다. 우리가 심심풀이로 보았던 별자리 운세가 사실은 기묘하게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것임을 우리는 미쳐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책을 펼치면 월터 무디가 무시무시한 경험을 하고 배에서 하선하여 호텔에 도착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우연히 머무르게 된 호텔에서 어쩌다 마주한 12명의 인물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디는 그들이 얽혀 있는 사건의 미스테리한 부분들을 풀어 나간다. 사건의 맥은 이렇다. 창녀였던 안나 웨더렐이 죽을 뻔 했고, 크로스비 웰스가 죽었고, 에머이 스테인스가 사라졌고, 프랜시스 카버가 출항했으며, 알리스테어 로도백이 마을에 도착한 1월 14일 밤의 사건과 관련된  이유로 모인 사람들은 저마다 공통된 사건에 여러 모양으로 연결되어 혐의 아닌 혐의를 받게 된다. 창가에는 마오리족 조각가 테 라우 타우웨어가, 웰스의 집과 땅을 매매에 부친 은행원 찰리 프로스트, 사망소식을 겨우 몇시간만에 전해들은 신문사 운영자 벤자민 뢰벤탈, 웰스의 자산을 구매한 에드거 클린치, 포주이자 극장주인 에머리 스테인스와 친밀한 사업동료였던 딕 메너링, 아 퀴, 크로스비 웰스의 오두막에서 금더미와 아편 팅크병을 발견한 중개상 하랄 닐슨, 아편 팅크병을 판 약가게의 주인 조지프 프리처드, 사라진 화뮬상자의 주인인 정치인 로더백의 심복 토마스 발퍼, 안나 웨더렐에게 보석금을 내주고 그녀의 오렌지색 매춘 드레스 안에서 또 다른 약간의 금을 발견한 오베르 개스코인, 아편 판매인이자 카니에레 아편굴의 주인이자 프렌시스 카버의 옛 동료였던 아 숙, 시뷰 해안단구에서 은둔자의 시체가 영면에 드는 의식을 진행했던 목사 코웰 데블린까지 이 주인공들의 이름을 외우며 책의 이야기에 몰입하기란 쉽지 않았다. 책의 앞 페이지에 나와있는 등장인물의 이름이 설명된 페이지를 수차례 반복해서 보면서 사건의 맥을 짚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전과자인 프랜시스 카버는 알리스테어 로더백을 속여서 그의 배 갓스피드 호를 얻어내고, 그가 정치인에게 억지로 보여주었던 화물상자가 사라진다. 그 안에는 4천 파운드의 금덩어리들이 안쪽에 꼼꼼하게 꿰매놓은 다섯 벌의 드레스가 들어 있었다. 재봉사는 리디아 웰스라는 여자이다. 

금광채취의 고단함을 비교적 상세하게 묘사한 글과 준비은행의 풍경은 우리에겐 낯설은 환경이었다.
"계속되는 우연은 우연이 아니다." 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듯이 이야기는 모든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돌아가는 원처럼 이어졌다. 빙글빙글도는 사건처럼 이야기는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12명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1권이 끝나갈때까지 사건은 미궁이었다. 누가 범인인지, 왜 이 사건이 벌어졌는지 작가는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독자에게 인내하며 읽으라고 한다. 


 2권에서는 그 사이에 행성들은 움직이는 별들이 위치를 바꿔 태양은 기울어진 황도의 원을 따라 12분의 1만큼 전진했고, 이 움직임에 따라 전체적으로 새로운 세상의 규칙이, 새로운 시각이 나타나게 된다.

2권은 1권의 느릿한 구조보다는 빠르게 사건이 전개가 된다. 대화 위주의 사건 전개이다 보니 1권의 묘사 위주의 글보다 몰입력이 강했다.

열두명의 등장인물들은 공통된 믿음으로 뭉친게 아니라 공통된 불안으로 단합하여 이 사건을 마주한다.

너무나 기대하고 봐서 그런지 수많은 찬사를 글로 느끼기엔 문화적인 차이가 컸고, 별자리의 성격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다면 아마도 12명의 시각에서 한 사건을 바라보는 재밌는 구조가 지닌 복잡성이라 할 수 있겠다. 단순하지 않아서 더 궁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뻔하지 않아서 더 읽고 싶게 만든 것이기도 하다. 결말이 궁금하다면 바로 지금 책장을 펼쳐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의 통찰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우주의 기원과 미래, 그리고 남겨진 난제들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4
앨런 구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명현 감수,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인 존 브록만은 지식의 전도사라 불린다. 엣지 재단 설립자이며 자신의 이름을 딴 출판사의 편집자이고 대표이기도 한 그는 현대과학의 선구자들을 대중과 소통시키게 해준 장본인이다. 석학들의 가장 취약한 점이 바로 대중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들의 우수한 이론들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소통하게 해줬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그가 설립한 엣지재단은 대단하다. 비공식 모임이었던 엣지는 1996년 존 브록만에 의해 출범했고, 그는 세상을 움직이는 석학들을 모이게 하여 학문적 성과와 견해를 나누게 하고, 지적 탐색을 벌이게 하는 장을 마련해주었다. 엣지의 회원으로는 리처드 도킨스, 재레드 다이아몬드, 스티븐 핑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리처드 니스벳 등 대단한 석학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제 엣지재단은 절대지식의 산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이 책는 그가 설립한 엣지재단 온라인 페이지에서 선별한 21편의 우주에 대한 개념들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엣지에 대해 자세히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엣지란 '과학자, 예술가,철학자, 최신 기술 전문가, 사업가들 중 최고의 석학들로 이뤄진 단체'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8년간 그들이 나눈 대화들이 온라인 웹사이트에 기록으로 존재하며 대중에게 무료공개로  되어 있다고 하니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배경을 살펴보았으니 책이야기로 넘어가자.






앞서 언급했듯이 책 속엔 21편의 우주이야기가 들어 있다. 순서대로 볼 필요없이 관심가는 챕터별로 읽어보자. 각 챕터는 글쓴이에 대한 소개가 먼저 보여지고, 그의 이론이 실려진다.
챕터별 글은 강연을 담고 있기도 하고, 논문 내용을 고찰하거나 동료과학자와 주고 받은 대화나 편지를 통해 설명을 더해주고 있다.
과학자가 지난 수십년동안 해왔던 연구에 대한 거듭된 고찰과 수정 등이 담겨 있다.



 



그중 안드레이 린데의 '풍선을 만드는 풍선을 만드는 풍선'을 읽어보면 아인슈타인 우주원리가 균질하고 균일한 우주임을 알 수 있다. 이 원리에서는 다중우주를 생각할 수 없다. 이때 앨런 구스와 같은 사람이 급팽창이론을 제시한다. 표준빅뱅이론에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최첨단 폭탄을 지름 1cm보다 작은 공안에 압축해 폭탄의 모든 부분을 1만 분의 1 이하의 정확도로 동시에 점화시켜야만 표준 빅뱅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진다. 그런데 이 이론으로는 왜 우주가 팽창을 했는지, 팽창을 밀어붙인 존재가 무엇인지 설명이 명쾌하지 않았다. 그런데 새롭게 제기된 급팽창이론에서는 이 의문들이 상당 수 풀릴 수 있는 논리적 근거들이 제시가 된다. 이 이론은 우주에는 서로 다른 영역들이 다른 속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즉 거대한 우주의 서로 다른 영역들은 서로 아주 큰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며, 우리가 아는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영역에서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그러나 이 이론 역시 무에서 세상만물이 창조되었다는 가능성을 말하므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했다. 지난 해 개봉되었던 '인터스텔라'를 보더라도 우리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차원의 세계에 대한 내용은 그 자체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임에는 틀림없다.

안드레이 린데가 스티븐 호킹과 토론하며 자신의 이론의 타당성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던 장면, 과학적 이론의 설명, 그 당시 그 이론을 적용하기 위해 학계에 기울였던 노력들이 재미나게 설명이 되어있다. 하나의 이론은 세상에 선보여 수많은 보완과 수정, 때로는 완전히 다른 또 다른 이론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본다.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이 뒷받침되어 우주에 대한 정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 이시기에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가 되고 기다려진다.


'우주가 마치 풍선을 만들어내는 풍선을 만들어내는 풍선과 비슷하다' (p92)


무슨 말인지 한참을 읽고 또 읽어도 그 뜻이 어렴풋하지만 우주는 이미 우리에게 그런 존재이다. 이 책에서는 우주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읽어볼 수 있고, 우주과학자들이 어떤 노력을 하며 이론을 만들어내고, 학계에 발표하고 다른 과학자와 협업, 또는 대립을 통해 이론을 정립해가는지에 대해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단 우주에 대한 고민과 관심을 가진 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은 우주에 대한 연구는 이미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햇던 것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우리에겐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우주, 그 우주에 대한 인간의 심오한 고찰은 아마 인류의 종말이 올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