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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미술관 - 서양미술, 숨은 이야기 찾기
최연욱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책에서는 여러 화가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제목만 읽어봐도 흥미진진한 내용이 가득이다.
부록으로
수록된 화가의 명언과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재미있는 미술사이트까지 꼼꼼히 챙겨서 보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개고생을
했다며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는 기가 막힐 정도로 믿어지지 않는 실화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에 어울릴만한 명성을 얻을 수 있게 만든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죽기전 12제자와 함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을 담긴
종교화로 그 의미가 엄숙하고 처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그림은 8.8미터의 거대한 벽화였다. 이렇게 거대한
그림을 완성하기가 얼마나 어려웠을까? 그러나 [최후의 만찬]은 색이 떨어져 나가 그림이 많이 훼손되어
알아보기 쉽지 않게 되었다. 심지어 그 그림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예수의 발 부분에 문을 만드는 만행이
저질러졌고(그림이 희미해서 그랬다지만 믿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예수의 발이 그려진 부분은 문이 되어 결국 발이 없어지고 만다. 그 후 몇 백년이 지나 복원작업을 했지만 실력부족으로
더 망쳐지게 되고, 나폴레옹의 병사들 또한
이 그림을 알아보지
못해 마굿간으로 이용하며 말똥 던지기 놀이를 했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다. 12제자의 눈알 파기를 하는 등
이 작품의 수난은
계속 되었다. 그리고
나서 20세기가 되어서야 어마어마한 돈과 인력으로 복원에 성공하지만 이미 레오나르도의 원작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진 [최후의 만찬]이 우리에게
남아있게 된 것이다.더 놀라운 것은 그림 속의 열 두 제자의
손과 식탁 위의 빵이 한장의 악보가 되어 미사곡으로 연주가 되는데, 그것이 유명한 the last supper composition 이다. 아마
유투브로 이 곡을 검색해보면 다시한번 놀랄 것이다. 너무 유명한 곡이고 귀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야기에서 놀랐다면 이미
더 놀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인기리에 전시중인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전]에서 볼 수 있는 페테르 브뤼헐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게 된 화가이다. 그 화가의 그림 이야기는 웃지 않고는 베기지 못한다. 그는 작고 세밀하게 많은 사람들을
담아내는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림을 보며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그의 그림 속 곳곳에 숨은 그림찾기를 하듯 응가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딱히 그림의 주제에 부합되어 꼭 그려넣어야 할
소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러 그림에서 응가하는 사람을 나름대로 리얼하게 그려넣었으니 그 이유가 참 궁금하다.
피카소도 젊은
시절 생활고에 시달렸던 화가이다. 우리에게 알려지기론 엄청난 부자이며 수많은 그림을 남겼던 화가였지만 초창기 그를 알아주지 않았던 미술시장은
그를 가난에 허덕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육지책으로 꼼수를 부린다. 피카소가 아닌척하고 화랑에 가서 피카소의 그림이 있냐며 묻곤 했다는
것이다. 수요자가 있는 척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썼던 피카소, 그의 이런 꼼수가 노력과 결합하여 엄청난 부와 명예, 위대한 그림을 안겨준
것이 아닐까?
[비밀의 미술관] 안에는 정말 비밀같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때론 놀라고 때론 어이없어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 화가들 역시 나약한 인간이고, 의식주의 지배를 받는 환경적
존재이기에 이런 기이하면서도 웃픈 뒷이야기들이 존재할 것이다. 향긋한 커피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비밀을 알아내는 작업이
되었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진짜 미술의 뒷이야기에
빠져 이제 만나는 사람마다 그 비밀을 들려주고 싶어 입이 간질거린다.
나만 알기엔
너무 재밌고 기이한 이야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나는 그림을 꿈꾸고 꿈을 그린다'는
말처럼 꿈을 그리는 삶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