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통찰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우주의 기원과 미래, 그리고 남겨진 난제들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4
앨런 구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명현 감수, 김성훈 옮김 / 와이즈베리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저자인 존 브록만은 지식의 전도사라 불린다. 엣지 재단 설립자이며 자신의 이름을 딴 출판사의 편집자이고 대표이기도 한 그는 현대과학의 선구자들을 대중과 소통시키게 해준 장본인이다. 석학들의 가장 취약한 점이 바로 대중들과 친하게 지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들의 우수한 이론들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소통하게 해줬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그가 설립한 엣지재단은 대단하다. 비공식 모임이었던 엣지는 1996년 존 브록만에 의해 출범했고, 그는 세상을 움직이는 석학들을 모이게 하여 학문적 성과와 견해를 나누게 하고, 지적 탐색을 벌이게 하는 장을 마련해주었다. 엣지의 회원으로는 리처드 도킨스, 재레드 다이아몬드, 스티븐 핑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리처드 니스벳 등 대단한 석학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제 엣지재단은 절대지식의 산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었다. 




이 책는 그가 설립한 엣지재단 온라인 페이지에서 선별한 21편의 우주에 대한 개념들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엣지에 대해 자세히 알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엣지란 '과학자, 예술가,철학자, 최신 기술 전문가, 사업가들 중 최고의 석학들로 이뤄진 단체'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8년간 그들이 나눈 대화들이 온라인 웹사이트에 기록으로 존재하며 대중에게 무료공개로  되어 있다고 하니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배경을 살펴보았으니 책이야기로 넘어가자.






앞서 언급했듯이 책 속엔 21편의 우주이야기가 들어 있다. 순서대로 볼 필요없이 관심가는 챕터별로 읽어보자. 각 챕터는 글쓴이에 대한 소개가 먼저 보여지고, 그의 이론이 실려진다.
챕터별 글은 강연을 담고 있기도 하고, 논문 내용을 고찰하거나 동료과학자와 주고 받은 대화나 편지를 통해 설명을 더해주고 있다.
과학자가 지난 수십년동안 해왔던 연구에 대한 거듭된 고찰과 수정 등이 담겨 있다.



 



그중 안드레이 린데의 '풍선을 만드는 풍선을 만드는 풍선'을 읽어보면 아인슈타인 우주원리가 균질하고 균일한 우주임을 알 수 있다. 이 원리에서는 다중우주를 생각할 수 없다. 이때 앨런 구스와 같은 사람이 급팽창이론을 제시한다. 표준빅뱅이론에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최첨단 폭탄을 지름 1cm보다 작은 공안에 압축해 폭탄의 모든 부분을 1만 분의 1 이하의 정확도로 동시에 점화시켜야만 표준 빅뱅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진다. 그런데 이 이론으로는 왜 우주가 팽창을 했는지, 팽창을 밀어붙인 존재가 무엇인지 설명이 명쾌하지 않았다. 그런데 새롭게 제기된 급팽창이론에서는 이 의문들이 상당 수 풀릴 수 있는 논리적 근거들이 제시가 된다. 이 이론은 우주에는 서로 다른 영역들이 다른 속성으로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즉 거대한 우주의 서로 다른 영역들은 서로 아주 큰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며, 우리가 아는 생명체가 존재 가능한 영역에서만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한다.그러나 이 이론 역시 무에서 세상만물이 창조되었다는 가능성을 말하므로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되기도 했다. 지난 해 개봉되었던 '인터스텔라'를 보더라도 우리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차원의 세계에 대한 내용은 그 자체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임에는 틀림없다.

안드레이 린데가 스티븐 호킹과 토론하며 자신의 이론의 타당성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던 장면, 과학적 이론의 설명, 그 당시 그 이론을 적용하기 위해 학계에 기울였던 노력들이 재미나게 설명이 되어있다. 하나의 이론은 세상에 선보여 수많은 보완과 수정, 때로는 완전히 다른 또 다른 이론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본다.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이 뒷받침되어 우주에 대한 정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 이시기에 우주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가 되고 기다려진다.


'우주가 마치 풍선을 만들어내는 풍선을 만들어내는 풍선과 비슷하다' (p92)


무슨 말인지 한참을 읽고 또 읽어도 그 뜻이 어렴풋하지만 우주는 이미 우리에게 그런 존재이다. 이 책에서는 우주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읽어볼 수 있고, 우주과학자들이 어떤 노력을 하며 이론을 만들어내고, 학계에 발표하고 다른 과학자와 협업, 또는 대립을 통해 이론을 정립해가는지에 대해 어렵지 않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단 우주에 대한 고민과 관심을 가진 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은 우주에 대한 연구는 이미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햇던 것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우리에겐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우주, 그 우주에 대한 인간의 심오한 고찰은 아마 인류의 종말이 올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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