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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계절에 잘 어울리는 책 [푸른하늘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의 대단한 썸머 아웃도어 어드벤처라는 부제로 등장한 이 책은
모리사와 아키오의 여행 에세이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낄낄 웃어본다.
전철안에서 이동중에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실로 너무나 유쾌한 책.
일본 작가가 쓴 글임을 대번에 알 수 있는 여러 에피소드들,
그리고 진정 이것이 실화란 말인가? 하며 의구심이 생길법한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여름, 맥주, 캠핑이란 소재들과 잘 융합되어 읽기에 가속도도 실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전문용어들, 아이들에게 알려주면 한바탕 웃음짓게 할 용어들이다.
노상방뇨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용어다. 그런데 작가는 한술 더 떠서 노상방분!!
게다가 전문용어로는 '다눈똥'이라고 능청맞게 이야기해주니 그 분야에서는 이 분이 최고의 전문가가 아닐까..
작가는 20대 캠핑을 떠나서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과 인연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듯 글을 써내려 간다.
작가의 기괴한 친구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은 풍경과 함께 감칠맛나는 조미료로 글의 재미와 흥미를 더해준다.
책을 펴자마자 작가는 그의 인생의 모토같은 말을 적어 놓았다.
"최고의 인생은 '말'을 타고 '사슴'을 찾는 여행이다." - 히스이 고타로
그의 아웃도어 캠핑이 늘 성공적이고 멋진 결과를 가져온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꿈꿔왔던 일들이 잘 진행될때 그는 여행을 이렇게 멋지게 묘사한다.
"시간과 맑은 강물이 치유의 리듬으로 천천히 녹아 하나로 섞이며 우리 주위를 다정하게 흐르는 듯했다." (p65)
[나의 길벗은 괴물]에서 작가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동료들로부터 당신에게 딱맞는 선물이라며 받는 물건에 대해
한탄한다. 딱이라고 말하며 준 선물은 우스꽝스럽게 생긴 괴물 고무인형
대체 어떤 점이 나한테 딱이란 말인가? 이 멍청한 얼굴, 혹시 회사에서 내 이미지가 이런 괴물같은 이미지?
선물을 받고도 기분나쁜 이 순간, 그래도 작가는 선물 준 사람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여행 내내 그 괴물인형과 동행했고
좋은 일도, 기분 나쁜 일도 함께 한 시간이었다.
이 부분을 읽으니 나도 예전에 선물을 받으며 '너에게 딱인 거야!"란 말을 듣고 기대하며 선물을 풀어보고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한 일들이겠지..
그 누구보다 노상방분을 많이 한 작가라고 자부심을 가지는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 재밌고 기발하다.
1년간 100번의 노상방분이라면 그만큼 여행도 많이 다녔다는 이야기일것이고 일본이라는 나라가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는
나라인가? 라는 의구심도 들었을 만큼 그의 횟수는 놀랍기 그지 없다.
'푸른 하늘밑에 마킹하러...'
요렇게 고상하게 말하면서 일을 저지르는 그의 모습이 참 귀엽다.
사실 읽으면 읽을수록 기괴한 이야기들이 많아 이 작가 좀 별난가? 하고 선입견을 가졌는데 작가는 독자가 그럴까봐 친절하게 한국 독자에게 쓰는 편지를 마지막 부분에 담았다. 이런 류의 글도 쓰지만 정상적인 소설도 쓰니 이상하게 여기지 말라는
말이다.
캠핑 많이 못간 나로서는 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 간접경험의 시간이었으니 다음에 캠핑을 떠날때마다 이 책의 여러 이야기들이 떠오를 것
같다.
아 ,
어서 바다로 산으로 계곡으로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