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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 - 세기의 아이콘 ㅣ 현대 예술의 거장
론다 개어릭 지음, 성소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1월
평점 :
패션에 관심이 없더라도 누구나 한번 이상 들어봤을 브랜드인 샤넬은 패션 디자이너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창립자다. 그녀의 이름을 따서 만든 브랜드는 시대를 불문하고 여성들의 로망이 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팔리고 있다. 여름쯤이었을까? 샤넬백의 가격이 오른다는 첫 날, 백화점 오픈 시간 이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은 놀랍게도 샤넬백을 사고자 했던 이들이 만든 것이었다. 문을 열자마자 전력질주해 샤넬매장으로 들어가는 이들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언론의 뉴스보도로 더욱 샤넬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과 가치를 느껴볼 수 있었다.
쉽게 살 수 없는 가격의 가방과 패션이기에 샤넬에 대한 욕망은 더욱 더 커지는 것일까? 이런 브랜드를 만든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궁금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대단한 브랜드를 만들고 유지해올 수 있었을까? 을유문화사의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 10번째는 바로 코코 샤넬이었다. 궁금하던 차에 나온 책이라 더없이 반가웠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보다 더 놀라웠던 사실이 참 많았다.
내가 알았던 샤넬이 얼마나 지엽적이었는지 두꺼운 볼륨감을 자랑하는 이 책에서는 수많은 샤넬의 자세한 이야기를 잘 마주할 수 있다. 특히 여성 최초로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당당하게 안경을 쓰고 햇볕에 그을은 피부를 자랑스럽게 내보인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모두 여성에게 금기시되거나 여성이라면 하지 못했던 것들에 반기를 들고 몸소 경험하고 나타냈던 그녀의 용기가 대단했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녀의 용기가 왜 더 대단했는지, 그것이 용기 너머 대단한 의지를 품어야 함을 이해할 수 있다.
'이제는 샤넬의 작업과 작품 그 자체가 유럽 정치에 어떻게 참여했는지, 아주 흥미로운 샤넬의 수많은 연애가 단순한 일화로서의 가치를 넘어서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 숙고해야 한다'
찬란했지만 위대했던 코코 샤넬의 유년 시절의 성장 과정, 사랑 이야기, 정치적 활동, 인간관계, 사업에 대한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까지 코코 샤넬의 모든 것을 가장 자세하게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무엇보다 그녀의 머리와 손끝에서 창조한 가디건 스웨터, 플랫슈즈, 리틀 블랙 드레스, 슬랙스 덕분에 지금까지 여성들은 편안할 수 있었다는 것은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놀랍게도 그녀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지만 자기 자신을 개조하며 패션은 연극이라는 공식을 성립시켜 그에 맞는 인격,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랬기에 그녀는 가장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욕망을 이뤘다. 나치에 동조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비롯해 잘못을 저지는 여러 일들은 충격적이었다. 책 중간 중간 삽입된 흑백의 그녀 사진은 고혹적이면서도 확고한 모습이 나타났다. 이 책의 저자는 '코코 샤넬이 지닌 불가사의한 역사적 영향력의 범위를 이해하는 것'을 이 책의 목적으로 삼았고, 글이 아닌 패션으로 이 시대의 고전이 된 코코 샤넬에 대해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