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세 소설, 향
오한기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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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다 못해 너무 앞서간 듯한 소설인 <인간만세>를 읽다가 소설가를 검색해보았다. '아니, 이런 허무맹랑함이 어떤 목적을 가진 것인지' 궁금해서였다. 저자의 소개글을 읽으니 '비논리를 논리적으로 끌어내는 집요함'이라 소개한 부분에서 이것이 작가의 특징임을 깨닫게 된다. 리얼리티라곤 답십리도서관 상주작가 정도이고 그를 둘러싼 사건과 사고들은 시대착오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의 요지경 파티다. 소위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그 와중에 재미가 있다. 상황은 썩소를 자아내지만 작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답십리 상주작가의 고단한 모습이 그려지고 분실된 마이크를 찾아가는 피곤한 여정에 더해 상주작가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주변 인물들의 모습들이 사건을 잇고 또 연결해준다.

실험적인 소설쓰기가 주특기인 작가는 자신의 작품 이야기를 소설 속 그대로 인용해 더 위트있고 코믹하지만 또 어디까지 픽션이고 어디까지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것인지 독자로 하여금 추측하고 상상하게 해준다.

오랜만에 괴짜스런 소설을 읽으며 상주작가의 일상을 따라다녀봤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왜 소설의 제목이 인간만세인지 추론이 안되니 난 오한기식 리얼리즘에 발을 반만 담갔나 보다. 내가 이 소설의 제목을 친절하게 붙여 본다면, '상주작가 만세'라 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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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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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2학년 때였다. 인생 최초로 가수 콘서트에 남자친구랑 갔었다. 근사한 공연장이 아닌 대학로 소극장이었던 기억이 난다. 뭐든 처음은 참 설레고 좋았다. 소극장 객석을 꽉 채운 사람들 속에서 나와 남자친구는 너무 눈에 띄였다. 우리 둘을 빼곤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중년들이었기 때문이다. 무대의 주인공인 가수조차도 웃으며 우리 둘에게 "제대로 온 거 맞냐" 물었던, 그래서 모두가 함께 웃었던 추억이 있다. 

눈치 챈 이도 있겠지만 그 가수는 양희은이었고 난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그녀의 팬이었다. 백구가 죽은 이야기를 노래로 들으며 울고 또 울었다. 카세트 테이프를 사서 늘어지게 듣고 가끔은 따라 부르다 어느새 그녀의 곡 중 부르기 쉬운 노래를 18번으로 정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불렀다. 젊었던 나도 중년이었던 가수 양희은도 세월과 함께 차곡차곡 나이를 먹었다. 지금까지도 현역에서 멋지게 일하고 있는 가수 양희은을 나역시 변함없이 좋아하며 매일의 일상 속 구슬픈 노랫가락에 마음을 위로받고 있다.



어느새 그녀는 70대가 되었다. 내가 어느새 중년의 아줌마가 되어 흰머리를 걱정하듯, 그녀도 예전과 다른 몸놀림에, 시큰거리는 무릎에 속이 상할 때가 많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삶 속 여러 편린들을 모아 책 <그러라 그래>가 코로나로 만날 수 없었던 팬들의 품 속으로 다가왔다. 읽으며 마치 옆에서 조곤조곤 그러나 힘있게 이야기하는 그녀가 느껴졌다.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를 보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가 공감이란 수분으로 발산된 것이다. 여전히 그녀는 나의 첫 콘서트의 멋진 가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그녀가 더 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나의가수


#양희은이야기


#양희은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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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나의 일을 찾을 것인가 - 야마구치 슈의 직업 선택의 철학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김영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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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현대인들은 그 이전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보다 고민 하나가 추가되었다. 한 번 정한 직업은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가져 갔었던 예전과 달리 지금 이 시대는 직업의 전환도 능력이요, 여러 직업을 가지는 것도 스펙이 되었다. 이.전직을 통해 자신의 연봉을 키우고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며 직업은 어느새 트레이드의 대상이 되었고 개인을 평가하는 잣대로 자리매김 되어진다.

그래서일까, 직업에 대해 고민하고 나의 일을 찾고자 하는 고민의 깊이는 더욱 깊고 아득해지기만 한다. 거기에 코로나가 한 수저 더 얹었고 자의보단 타의에 의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사이에서 타협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어떻게 나의 일을 찾을 것인가]는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의 저자 야마구치 슈가 새롭게 선보인 책으로,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을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우리들에게 알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딱 부러지는 그의 필력답게 책 속엔 타이틀 아래 군더더기없이 하고 싶은 말, 하고자 하는 말을 담았다. 때론 어떤 부분은 일본 출신 작가이기에 일본적 특수 상황에 맞는 내용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론 대동소이하게 적용할 수 있는 철학적, 현실적 조언들과 팩트들로 이직이라는 시행착오를 받아들이고 더 크게 모험하되, 다음의 당부는 잊지 않았다.

'아무리 더럽고 보기 흉하다고 해도 당신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인생 또한 사랑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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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색다른 여행 - 재밌고 힐링이 가득한 여행지
이종원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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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모든 게 바뀌었다. 그중 가장 크게 바뀐 건 여행이다. 누군가가 또는 국가정책이 그렇게 바꾸었다면 아마 바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던 전염병은 우리의 여행 패러다임을 완전하게 바꾸게 만들었다. 가장 큰 변화는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단체여행 역시 금지되어 이제 여행이 추구하는 목적은 가장 안전하면서도 프라이빗한 것이 우선순위가 되어야만 했다.

어디가 안전한지, 어디가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지, 차박이 가능한 색다른 여행지는 어디인지, 멋진 호텔에서 즐길 수 있는 패키지는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이전에는 그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여행이 아니었기에 원하는 때에 원하는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우리에게 안전하고 색다른 여행, 즉 안색여행을 알려주는 책 <안전하고 색다른 여행>은 코로나 시대 여행법과 차박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유명하고 잘 알려진 여행지의 소개가 아닌 안전하고 한적하며 자연친화적인 여행지 100선, 색다른 여행지 50선, 인생샷 & 포토존 100선, 한국에서 즐기는 해외여행지 22선을 보며 가고 싶은 곳 체크해보는 즐거움도 준다. 책 속 시원시원한 사진들만 봐도 여행을 떠난듯 설레이며 기분 좋아지니 여행을 꽤 오래 잘 참아오고 있단 생각에 코끝 찡하게 코로나가 어서 끝나길 간절하게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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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노트 - 식물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
신혜우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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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식물과 관련된 책들을 자주 읽었다. 반려식물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엄마가 집에서 기르는 화초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엄마에겐 식물이 반려의 대상이었고, 그런 이유였는지 우리집은 늘 온실처럼 다양한 식물들이 군락을 이뤄 잘 자라곤 했다. 정말 식물도 사람이 말을 걸고 예뻐해주는 걸 알까? 실험을 해보았다. 오글거리긴 하지만 나 역시 식물에게 물을 주면서 "예쁘다"는 칭찬을 자주 했고 결과치는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정말 잘 자라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식물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란 부제의 책 [식물학자의 노트]는 식물이 건네는 위로와 응원을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신혜우의 글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씨앗부터 기공, 뿌리, 줄기, 꽃, 열매 각각의 역할과 의미를 학창시절 생물 시간에 배웠던 얄팍한 지식 위에 한 겹 한 겹 쌓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연약한 줄기의 애기장대, 물 위에서 사는 개구리밥부터 곰팡이와 공생하는 난초, 5천 년 이상 살고 있다고 추청되는 므두셀라 나무 이야기는 처음 알게 된 이야기들이기도 하고 놀라운 사실이기도 해서 꽤나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더 몰입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보태니컬 아트가 이 책의 가치를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내가 지향하는 그림 역시 이런 풍이기에 더 마음에 들었다는 표현도 맞다. 보기엔 연약해보이고 아무 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식물은 자신의 생존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담대한 척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식물이 참 위대하고 대단하고 멋지게 느껴져 식물같은 삶을 살고픈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떠올랐다. 나중에 식물이 된 여인의 모습이 말이다. 푸른 이파리, 하얀 꽃, 여리여리한 꽃망울이 전하는 위로와 응원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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