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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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2학년 때였다. 인생 최초로 가수 콘서트에 남자친구랑 갔었다. 근사한 공연장이 아닌 대학로 소극장이었던 기억이 난다. 뭐든 처음은 참 설레고 좋았다. 소극장 객석을 꽉 채운 사람들 속에서 나와 남자친구는 너무 눈에 띄였다. 우리 둘을 빼곤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중년들이었기 때문이다. 무대의 주인공인 가수조차도 웃으며 우리 둘에게 "제대로 온 거 맞냐" 물었던, 그래서 모두가 함께 웃었던 추억이 있다. 

눈치 챈 이도 있겠지만 그 가수는 양희은이었고 난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그녀의 팬이었다. 백구가 죽은 이야기를 노래로 들으며 울고 또 울었다. 카세트 테이프를 사서 늘어지게 듣고 가끔은 따라 부르다 어느새 그녀의 곡 중 부르기 쉬운 노래를 18번으로 정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불렀다. 젊었던 나도 중년이었던 가수 양희은도 세월과 함께 차곡차곡 나이를 먹었다. 지금까지도 현역에서 멋지게 일하고 있는 가수 양희은을 나역시 변함없이 좋아하며 매일의 일상 속 구슬픈 노랫가락에 마음을 위로받고 있다.



어느새 그녀는 70대가 되었다. 내가 어느새 중년의 아줌마가 되어 흰머리를 걱정하듯, 그녀도 예전과 다른 몸놀림에, 시큰거리는 무릎에 속이 상할 때가 많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삶 속 여러 편린들을 모아 책 <그러라 그래>가 코로나로 만날 수 없었던 팬들의 품 속으로 다가왔다. 읽으며 마치 옆에서 조곤조곤 그러나 힘있게 이야기하는 그녀가 느껴졌다.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를 보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가 공감이란 수분으로 발산된 것이다. 여전히 그녀는 나의 첫 콘서트의 멋진 가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책을 읽다보니 그녀가 더 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나의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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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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