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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카 씨
큐라이스 지음, 손나영 옮김 / 재미주의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몇 주 전에 읽었던 일본 작가 큐라이스의 [시무룩 고양이 네코노히]에 이어 [친절한 티벳여우 스나오카씨]를 읽어 본다. 큐라이스의 매력에 빠지는 두번째 시간이었던 이 책은 독특한 캐릭터인 티벳여우가 등장한다. 티벳여우? 다소 생소한 동물이다. 귀는 작고 회색빛의 부드러운 털로 덮인 몸에 아주 작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여우보다 귀엽게 생겼지만 여우는 여우이기에 다른 여우보다 더 날카로운 이빨을 소유했다고 한다. 이러한 독특한 캐릭터를 그린 큐라이스는 별다른 대사없이 상황과 표정만으로 큰 공감을 일으켰다.
주인공 스나오카는 아주 친절하다. 그의 소원은 평화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보다 남을 더 위할줄 안다. 딸 스나코가 좋아하는 만화 속 캐릭터를 본떠 멋진 도시락도 만들어 준다. 세상에 이런 아빠가 어디 있을까? 무표정하고 시크한듯 착하고 섬세하게 행동하는 스나코카씨를 보고 있자니 자꾸 이런 사람이 내 주변엔 왜 없는 거지? 란 물음이 머리속을 뱅뱅 돈다. 참 멋지고 근사한데 현실에는 왜 없냐고 불평하고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알고 행동하는 스나오카씨는 공원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을 때도 새에게 먹이를 던져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화재로 불붙은 집으로 물 한바가지 머리에 붓고 들어가 아이와 물고기를 구해주는 멋진 스나오카씨, 항상 무표정한 얼굴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선행을 하고선 생색내지 않는다. 영화를 보며 눈물짓는 감수성도 가진다.
고민이 많은 동료의 지친 어깨를 다독이며 어려운 이야기도 기꺼이 들어준다. 책 속에는 스나오카씨가 베푼 다양한 선행과 배려, 양보가 여러 에피소드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누구나 할 수 없는 일들이 그의 일상을 차곡차곡 채우고 있다. 그래서 만화를 읽다 그에게 빠져드는 나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