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문장수업

라틴어 문장 수업 - 하루 한 문장으로 배우는 품격 있는 삶
김동섭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0월

근래 라틴어가 인기다. 예전엔 소수의 매니아가 있었다면 지금은 누구나 부담스럽지 않게 라틴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라틴어를 언어로 배워보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자연스럽게 해석하며 다가가는 책이다. 쉽게 라틴어라는 언어를 배우고 느낌을 느껴보게 해주는 책이라면 적당한 소개라고 생각된다. 너무 깊이 들어가면 지루하고 어렵지만 쉬운 범위 안에서 접근하니 라틴어가 주는 어감과 센스는 느껴질 수 있다.

라틴어 문장을 살펴보며 그 문장의 의미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지혜, 문학과 철학, 예술과 삶, 사랑까지 함께 이야기로 읽으니 교양과목을 수강한 듯 뿌듯함이 밀려온다. 로마제국의 언어였던 라틴어는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공부하고 익히는 언어다. 그만큼 라틴어는 서양 문명의 근간을 이루는 언어이기에 아는 만큼 문명에 다가가는 느낌이 든다.

10년 넘는 세월동안 대학에서 라틴어를 가르쳤던 김동섭 교수가 이 책의 저자다. 우리가 꼭 알아야할 문장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들도 있고 새롭게 그 배경적 지식도 알게 된 경우도 있다.

라틴어 문장이었다고 놀랐던 '취중진담(Veritas in vino)',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Nihil novum sub sole) 역시 재밌다.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영어와 라틴어의 공통점과 다른점을 보니 아하! 이해가 팍팍 된다. 앞으로 라틴어에 대한 사랑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회사 다니며 자격증 따기

나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기로 했다 - 1년 만에 미국회계사, 2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증된 공부법
사토 다카유키 지음, 홍성민 옮김 / 리더스북 / 2018년 9월

 저자 사토 다카유키는 회사에 다니면서 공부해도 합격할 수 있을만큼 효율적이고 완벽한 공부법을 [나는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기로 했다]에서 알려주고 있다. 사실 회사도 다녀보고 공부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둘의 조합이 상당히 어울리지 않으며 모순이라는 것을 잘 안다.

회사 안다니고 재수만 해도 공부하기 어려운 유혹을 겪게 되는데 어떻게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해 자격증을 따고 직업을 바꿀 수 있을까?  누구나 원하고 바라지만 또 쉽게 이뤄지지 않는 일!

책에서는 공부법, 시간사용법, 멘탈관리법, 필요한 자격증 선택법이 나온다. 이 책은 철저하게 자격증을 따는 공부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물론 다른 공부를 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가장 효율적인 자격증 따기 노하우가 제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의 공부법의 특징은 효율성이다. 공부의 근본이나 지식의 탐색 같은 고차원적인 것을 논하지 않는다. 그저 어떻게 하면 일하면서 짜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고 짧은 시간에 많이 외우고 시험에 합격하는지에 대해 포커스가 맞춰진다. 공부 준비도 중요하지 않다.

하루를 계획하고 내일 할 일까지 정리해두는 습관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초를 다지기 위해 입문서는 3권을 철저하게 읽고 과거 기출문제를 풀고 문제집은 한 권을 반복해서 푸는 방법을 썼다.

여러 챕터 중에서 멘탈관리법이 흥미로왔다. 직장인만이 아는 고충들 가운데 어떻게 대응하고 나아갈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둔 부분들이 와닿았다. 솔직히 회사를 다니며 공부를 해 자격증을 따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 일을 해낸 저자를 보니 나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결국 욕심을 내고 적극적으로 행동한 자는 무엇이라도 얻게 된다. 책 속 가득한 열정과 야망에 나도 전염된 듯 하다.

딸 성교육시키기

움츠러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 하는 법 -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의 딸의 인생을 바꾸는 50가지 교육법
손경이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10월

성교육 전문가 손경아가 딸에게 어떻게 하면 성교육을 제대로 시킬 수 있는지 그 노하우를 책으로 전하고 있는 [움츠려들지 않고 용기있게 딸 성교육하는 법]은 50가지 교육법을 통해 자신있게 집에서부터 성교육을 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성교육이 말이 쉽지 참 입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나조차도 제대로된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기에 무엇을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아들과 딸을 키우니 각각의 특성과 성향에 맞춰 성교육을 시켜주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들은 남자가 아니기에 어렵고, 딸은 여자라지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난감하다. 성별 관계없이 성교육은 어렵다. 이쯤되다 보니 책과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해진다. 즐겁고 용기있게 성교육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 책을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딸을 세상의 중심으로 용기있게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젠더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성과 그에 따른 문화들이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다.  대학생들과 만나서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것에 대해 절감하게 되어 내 자녀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교육시켜야 할까 고민 속에 빠져든다.

 

딸을 이세상의 주인공으로 당차고 씩씩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젠더교육을 받아야 함을 강조하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그동안 우리가 고정관념이나 권위주의에 얽매여 지냈던 남녀의 역할적 지위에 국한되지 않아야 하고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책은 성교육에 대한 12가지 핵심원칙을 제시하고 사춘기 이전에 해야할 15가지 성교육을 알려준다. 굉장히 디테일하게 접근하니 궁금증도 덩달아 해소되는 느낌이다. 사춘기 시기의 성교육 14가지에 대해 읽고 나면 그 또래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질문과 답이 나온다. 나도 궁금했었던 내용들이 많아서 덕분에 잘 알 수 있었다. 피할 수없는 사회악인 성폭력에 대한 파트도 따로 되어 있을 정도로 비중높게 다루고 있다.
부록으로 실려있는 성교육 추천 도서와 추천 동영상을 아이와 함께 보기 좋다. 이 책은 부모가 읽고 자녀에게 읽히면 딱이다. 성교육은 많이 시킬수록 좋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다. 여자 아이들도 남자 아이들만큼 잘 알아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

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 - 그저 좋아서 떠났던 여행의 모든 순간
안혜연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10월

여행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이 계절, 눈을 들어 마주하는 곳마다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이 있다. 하늘은 어느샌가 더욱 높아졌고 푸른 색으로 깊게 물들었다. 항상 이 계절이 되면 떠나는 자가 옳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 역시 내일모레면 떠날 예정이다.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인가 여행과 관련된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서도 이국적인 풍경과 감성이 듬뿍 담긴 사진들이 글과 함께 어우러져 있는 여행에세이에 유독 손이 간다.

 

그저 좋아 떠나는 이가 여기 있다. 여행작가 안혜연의 [당신의 일상은 안녕한가요]는 낯선 공기가 맴돌던 시간과 소소한 풍경, 그 날 그 곳에서의 추억이 담겨 있는 책이다. 누구나 여행지에 도착해서 느낄 수 있는 낯설면서도 설레이는 그곳만이 전해주는 일상 속 아름다움이 책 속 가득 들어있다. 여행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럼에도 우리가 떠나는 이유는 많다. 새롭고 신기한 것들이 좋아서이기도 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누리는 감정이 좋아서이기도 하고, 다시 돌아올 곳인 그곳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서이기도 하다.

 

여행하면서 모르는 이들과 종종 말을 섞어야 할 때가 많다.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 안에 써있는 글귀가 마음에 머문다.
"낯선 사람들을 냉대하지 마라, 그들은 변장한 천사일지 모르니"
이번 여행에서 낯선 이들에게 친절하리라 마음먹게 해주는 글귀!

 

여행을 떠나면 하나라도 더 보고 더 알고자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발이 퉁퉁 붓도록 걷고 또 걸었다. 그런데 책 속에서 이렇게 조언해준다.
"여행마저 열심히 하지 마세요. 우리 너무 열심히 살고 있잖아요"

 

책 속엔 참 많은 사진들이 담겨 있다. 아름다운 여행지의 사진들도 있지만 그곳의 일상 속 풍경도 많다. 고양이 사진도 제법 있다. 우리의 안녕을 확인시켜주는 여행, 여행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나의 주변을 정리하게 해주니 이 가을 여행을 갈 여유가 없다면 여행에세이라도 한 권 읽어보면 어떨까?

담백하게 살기

담백하게 산다는 것 -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는 삶의 태도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0월

2016년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저서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양창순 신경과 전문의가 이번에는 담백함을 화두로 대중에게 나섰다. 그의 신작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불필요한 감정에 의연해지고 내려놓아야 할 것을 내려놓을줄 아는 삶의 자세, 미련없이 버려야할 것에 대해 버리는 자세, 단순하면서도 담백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의 연륜쯤 되어야 담백하다는 의미가 마음에 와닿을 수 있을 것이다. 청년들에게는 그것이 모호한 개념일수도 있겠다. 나 역시 담백하다는 의미가 와닿는 중년이기에 이 책은 더욱 더 삶의 자세를 유연하고 가뿐하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 버킷 리스트로 인생의 발걸음이 조금은 담백하고 가벼워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녀가 말하는 담백함은 이렇다.
'복잡한 마음속 계산에서 단순한 이진법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담백함이다'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는 마음이 바로 담백한 삶의 기술이 아닐까 한다'
'담백함은 잔잔하고 한결같은 것'
'가능한 한 담백하게 살아보기-덜 감정적으로, 덜 반응적으로 살아가기'

아등바등하던 날들에게 굿바이를 외치고 누가 뭐래도 내가 내편이 되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뇌세포를 건강하게 마음에너지를 저축하며 사는 것, 그것이 바로 담백한 삶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책을 읽고 나니 독서만으로도 내 삶이 꽤 담백해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역시 인생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